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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연주 한국교통연구원 스마트물류연구센터장

물류기술 국산화 선결과제 통합컨트롤센터 조직해야
‘고부가가치 물류배송·인프라 혁신기술’ 과제PM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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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설립된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 30여년 동안 국내 교통SOC의 성공적 건설과 효율적 운영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뉴딜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민연주 물류연구본부 스마트물류연구센터장은 국가물류기본계획은 물론 물류정책 전반의 마스터플랜 수립에 깊이 관여했다. 특히 지난 1월 국토교통부가 공고한 ‘2021년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배송·인프라 혁신기술개발 사업’의 과제총괄 PM으로서 1,100억원 규모의 정부출연금 투자를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민연주 스마트물류연구센터장을 만나봤다.

▎국내 물류산업은
최근 국내 물류산업의 큰 현안은 생활물류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현 시점에서 매출액만 보자면 기업물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택배, 신선물류, 음식배달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부분의 서비스는 생활물류부문이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다뤄져온 가장 큰 이슈는 유통과 물류의 융복합이다. 이러한 융복합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이다. 생활물류가 급성장하면서 풀필먼트, 창고 건설을 위해 도심 내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던 차에 한국판뉴딜이 등장했다.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고용안전망 등 3가지 축으로 구성된 한국판뉴딜은 곳곳에 물류가 포함돼있다. 그린뉴딜에는 전기차와 수소화물차, 고용안전망에는 택배, 배달사고 등 근로환경 개선부분이 대표적이다.

디지털뉴딜의 스마트물류체계는 K-스마트물류, e-커머스단지 조성, 중소형기업을 위한 공동물류, 도시생활물류 등이 핵심이다.

풀필먼트 이슈는 도심 내에 점점 더 많은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의 대형마트가 있던 공간을 도심 내 물류부지로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 건물을 풀필먼트로 바꾸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건축규제를 해소해야 한다. 

▎해결이 시급한 현안은
물류서비스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신속성과 융통성을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배달대행서비스는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생활물류산업에 참여시키고 있으며 이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생겨난 새로운 서비스형태다.

반면 택배산업은 설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의 일종이다. 기계화와 자동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이러한 기술·설비는 외산기술이 99%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산업육성을 위해 지원정책을 마련하려고 해도 혜택이 국산기업에 돌아가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을 통한 관련설비의 국산화가 선결과제다.

단순 설비구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가 연결돼 있어 유지관리에도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결국 물류기술의 국산화는 관련산업 전체의 수익창출과 비용감소 등 선순환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물류체계 핵심은
정부는 스마트물류체계 구축을 선언했다. 스마트물류체계 단지조성을 통해 자동화·스마트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입지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한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

도시 외곽지역에 위치한 기존의 물류단지 역시 스마트화가 필수다. 물류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디지털화(Digitalizaꠓtion)가 부족한 상황이다. 각각의 시설물 단위로 볼 것이 아니라 거점, 네트워크 등 물류과정 전체를 정보화에 기반한 5PL(솔루션 최적화 서비스 제공자)로 끌어올려야 한다.



국토부가 공고한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 배송·인프라 혁신기술개발사업’에서도 디지털화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기초기술은 지난 과거부터 많은 투자가 이뤄져왔지만 이러한 요소기술들을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일이 요원치 않은 실정이었다. 산업자체가 영세하면 기초기술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IT부문, 블록체인 같은 아이디어가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정부부처간 협업이 필수다.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노동문제가 섞이면서 고용노동부의 연대가 필요한데 각각 따로 움직이다보니 발빠른 대응이 어렵다.

뉴딜정책에서는 부처간 협업사업을 만들고 이를 지휘할 통합컨트롤센터가 조직돼야 할 것이다.

▎콜드체인 전망은
생활물류산업의 급속한 성장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소비자의 요구에 더욱 민감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심 내에서 물류거점역할을 할 수 있는 풀필먼트시스템이 필요하다.

물류는 관리가 필요하고 보관과 적기에 내보내는 것이 중요한 기능인데 풀필먼트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콜드체인으로 넘어가면 더 많은 투자비용과 관리가 요구되지만 현재 가장 자동화가 더딘 분야는 콜드체인이다. 

공산품과 다르게 각 품목별 차별화된 취급과 관리가 필요하고 별도의 포장재가 요구된다. 매우 까다로운 과정이지만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콜드체인의 최종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홈딜리버리는 집 문 앞이 아닌 냉장고까지 콜드체인이 이뤄진다. 아마존과 구글 등이 계속 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국내 적용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가 장을 보러 마트에 방문하는 것이 아닌 무인배달차량이 내집 냉장고까지 신선식품을 안전하게 배송할 것이다.

이렇듯 스마트물류에서 콜드체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콜드체인 관련연구에 회수용 포장용기, 플랫폼 개발이 포함됐다.

이후에도 냉동·냉장 기술개발이 나올 전망이지만 메인은 아닐 것이다. 에너지·인력관리와 포장용기 표준화, 운송과정상의 표준화, 콜드체인 인증체계 등과 관련된 과제가 개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