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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헌구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장

“콜드체인표준화, 시장발전·확장가능성 커”
포장소재·ICT융합·환경제어·보안 기술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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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체인산업은 신선식품 배송, 빠른배송과 비대면소비의 확산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물류분야에 콜드체인과 관련된 국가표준은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국내·외 식품 콜드체인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콜드체인물류 표준화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콜드체인시스템의 양적성장과 관련산업 확산을 위해서는 표준과 기준제정이 시급하다. 하헌구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장을 만나 콜드체인시장 현황과 표준화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물류과학기술학회는 어떤 단체인가
오늘날 대한민국은 세계무역 8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세계은행기준 물류산업경쟁력을 나타내는 LPI(Logistics Performance Index)지수는 20위권이다. 세계경제 성장에 따라 국가별, 대륙별 무역불균형도 심화되는 추세다. 
물류기술학회는 물류과학기술 R&D 투자를 확대하고 물류정책을 수립하며 기술진흥에도 힘쓰고 있다. 산업과 산업, 산업과 문화의 융합으로 새로운 물류시장을 창출하고 물류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국내·외 콜드체인규모는
글로벌 콜드체인물류 규모는 1,899억2,000만달러(2017년)에서 2,932억7,000만달러(2023년)로 연평균 7.6%씩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콜드체인시장은 △식음료 7조원 △바이오·파마* 4조원 △반도체·전자 2조원 △기타 2조원 등 총 15조원으로 예측되며 이중 식품콜드체인은 약 20%, 3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콜드체인물류시장은 국민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으며 물류시장에서 콜드체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에서 85%로 증가해 콜드체인선진국 진입이 예상된다.

*생물학적 원료로부터 제조·추출 또는 반합성된 의약품

▎콜드체인물류 표준화의 필요성은
우리나라 ‘의·식·주’ 개념에서 ‘식’이란 제철음식을 제때 먹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제철음식을 1년 내내 먹기를 원하면서 보관이 필요하게 됐으며 콜드체인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콜드체인은 크게 바이오파마와 식품으로 나뉘는데 콜드체인분야는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우리나라도 제도화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선진국일수록 생산·소비패턴과 함께 매대도 전문화되고 있다.

물류 5대기능인 포장-수송-보관-운반·하역-정보화에 따라 각각 표준화를 마련하고 효율적인 관리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콜드체인은 냉동·냉장 등 서플라이체인 전체로 확장될 것이다.

▎콜드체인 표준화연구 진행상황은
비대면시대로 택배배송이 증가함에 따라 콜드체인의 중요성은 더 부각됐으며 백신과 겹쳐 수요가 확실히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은 콜드체인 표준화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섣부르다. 법적 테두리도 갖춰지지 않았으며 콜드체인산업의 큰 그림도 못 그렸다.

현재 콜드체인 국내표준은 물류센터 운영관리지침, 운송관련지침, 데이터형식지침 등 3개이지만 형식상일 뿐이다.

콜드체인물류 표준화작업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시장규모도 작고 전반적으로 발전이 더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체 물류시장에서 콜드체인비중은 5%에도 못 미친다.

콜드체인 표준화를 위해 업계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관련기술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있다. 콜드체인관련 민간 연구개발도 늘어나면서 국가에서도 관심을 둬 앞으로 10년 이상은 고속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드체인물류 활성화 필요 기술은
콜드체인물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크게 △소재(포장) △ICT 융합 △환경제어 △보안 등 4가지기술이 필요하다.

소재분야는 냉매와 인디케이터 등 소재, 포장용기와 컨테이너 등 운송수단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ICT융합은 IoT, 빅데이터 등 최신기술과 융합해야 한다. 환경제어분야에서는 콜드체인 필요환경 제어를 위한 물류프로세스 수단별 기술이 필요하다. 보안기술은 콜드체인 전 과정 온·습도모니터링 데이터에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이 마련돼야 한다.

▎온도관리표준은
콜드체인물류관리는 냉동, 냉장, 상온 등으로 온도조건을 나눌 수 있다. 온도대별 대표적인 제품으로 냉동참치는 초저온, 아이스크림은 –5℃, 조리식품은 –8℃, 생크림류는 –0℃다. 냉장에서 선어류는 파셜*, 절임생선은 빙온, 유제품은 칠드, 식육은 냉장이다.

매장의 매대에서 온도를 3℃로 맞출 때와 10℃로 맞출 때 에너지비용이 다른데 10℃로 유지해도 문제가 없으면 10℃로 유지한다. 하지만 품목마다 온도대별 보관기간의 차이가 있다. 장소별·물품별 온도체계가 굉장히 복잡해 온도관리표준을 쉽게 정의할 수 없다.

*파셜(partial) : 냉장에서 온도구분 중 하나로 –℃ 전후 온도대로 선어류를 보관하는 방법이다.

▎콜드체인 표준화 선진국사례는
일본은 ISO/PC315표준을 만들고 야마토운수 쿨택배표준 TC315를 발표했다. 현재 세계에서 콜드체인표준은 TC315뿐이다. 일본은 이를 국가물류정책에 반영했으며 콜드체인물류 표준화시스템을 동남아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3월 △고부가가치 화물수요 창출 △경쟁우위 확보기반 정비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지원 △신기술 활용 등 4대비전과 전략이 포함된 ‘아세안스마트콜드체인구상의 비전과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아세안 콜드체인물류 수요를 일본물류사업자와 장비회사의 수요로 연결해 경제성장과 함께 고품질·친환경 콜드체인구축으로 아세안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 정책방향과 기업역할은
정부는 △콜드체인물류 정책수립의 법적·제도적기반 구축 △표준화·인증제도 도입으로 콜드체인물류 효율화기반 마련 △콜드체인물류기업 육성정책 수립·실행을 해야 한다. 법적·제도적기반은 △콜드체인물류 개념 정립 △생활물류법 등 법적근거 마련 △정부부처간 협업체계·정책일원화 추진이 필요하다. 콜드체인물류 효율화 기반은 △물류비 산정기준과 표준계약서 마련 △기술·운영·시설·장비·용기 등 표준화·인증제도 정비 △국제표준화 주도 위한 적극적·지속적인 노력 등 필요하다. 물류기업 육성정책 수립·실행으로는 △인증제도입 △인프라 확충 지원 △전문인력 양성지원 △해외진출 적극 지원 등이 요구된다.

기업은 △소재(포장) △ICT융합 △환경제어 △보안 등 적정기술(AT : Appropriate Technology)과 ICT를 활용한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빠르게 적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