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인터뷰] 우정하 JLL 코리아 물류·산업자산서비스 전무

“물류시장 성장률, 팬데믹 이전 회귀”
“외형확장 보다 내실 다지기 중요”
코로나19·이커머스성장 등 원인...상·저온 복합물류센터 확대

URL복사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이커머스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함에 따라 물류센터 공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물류센터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공실이 늘어나 물류시장 성장 둔화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시장 동향과 전망을 분석해 ‘한국물류산업 개요’ 보고서를 작성한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기업 JLL 코리아(대표 장재훈) 우정하 전무를 만나 물류센터시장 동향과 전망에 대해 들었다.


■ 물류센터 공급동향은
2023년 상반기에만 약 330만5,785(100만평)정도 신축 물류센터들이 공급됐다. 심지어 저온센터를 포함하지 않은 상온과 상·저온 복합센터만 봤을 때 그렇다. 준공된 물류센터를 기준으로 상온센터는 약 40.5%, 상·저온 복합센터는 약 59.5% 정도 된다.

여전히 준공 전 선임차나 매도인 책임 임차가 관측되고 있지만 2~3년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시장 급성장으로 준공과 동시에 100% 임차가 완료되는 사례들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2022년 후반기까지는 준공 전에 임차가 완료됐었는데 현재는 준공 완료 후 약 6개월은 기다려야 100% 임차가 완료된다. 

저온시설은 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며 상온시설대비 단열재가 두꺼워 보관 면적이 더 좁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자재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과 저온시설이 복합된 상·저온  복합센터가 선호되고 있다. 

또한 저온시설을 상온시설로 전환하기보다 저온창고 냉장설비를 가동하지 않으며 상온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실질임대료 기준 상·저온 임대료 차이가 점점 줄어들며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신속한 임대안정화를 위해 저온면적을 상온 임차인에게 임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 최근 물류센터 과잉공급 원인은
2~3년 전 물류센터시장 호황으로 우후죽순 물류센터들이 늘어났다. 준공과 동시에 100% 선임차되는 경우도 흔했기에 임대 리스크를 낮게 보았으며 입지와 배후수요에 대한 충분한 숙지 없이 무작위로 인허가를 득하기에 급급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저온창고 임대료가 상온창고 임대료의 2배였기에 저온창고를 공격적으로 짓기도 했다. 

규모의 경제로 물류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나 저온센터는 임차 가능한 기업도 제한적이며 보관 물품도 상온대비 상대적으로 부피가 작은 경우가 많아 대형면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수요대비 폭등하는 공급으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겪게 됐다.

■ 해외기업의 국내 물류센터 임대 동향은

인천이나 평택과 같이 항만 혹은 항공물류가 용이한 지역의 해외기업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물류배송거점을 수도권의 다양한 지역에 임차하는 사례들도 관측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임차사들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약 95%는 한국기업이 물류센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5%정도만 해외기업이 사용하는 상황으로 조사되고 있다.

국내기업은 물류센터 임대, 계약하기까지 약 1년정도가 걸리지만 해외기업은 길게는 10년 이상 계약기간을 잡고 꼼꼼히 검토한다. 하지만 물류센터가 검토기간에 없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국내기업이 먼저 선점하는 경우도 있어 해외기업 비중이 적을 수 밖에 없다.
 
■ 물류센터 공급전망은

이미 착공한 프로젝트의 경우 책임 준공을 해야하므로 상당한 공급이 당분간 예상된다. 다만 PF시장 경색으로 건축인허가만 획득하고 미착공하는 센터 비율이 급등하면서 2~3년 후 신규공급은 현저히 줄어들 예정이다. 

최근 온라인 소매시장 성장세가 둔화돼 이커머스기업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며 매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SG닷컴이 이베이코리아를 합병해 SSG닷컴이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한 사례가 있다. 이로 인해 G마켓, 옥션, 인터파크, 이베이, 티몬 등 1세대 이커머스기업들이 인수합병돼 시장 내 상위기업들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형 이커머스기업들의 상장(IPO) 소식이 이어질 계획이다. 오아시스는 올해 2월 상장으로 국내 첫 이커머스 상장사가 됐으며 11번가는 9월 예정돼 있다. 반면 SSG닷컴이나 컬리는 최근 급속히 위축된 시장 투자 심리로 상장계획을 연기했거나 철회했다. 인수합병이나 상장을 통한 이커머스기업의 사업확장기회 모색은 올해도 치열할 예정이다.

지난 몇년간 이커머스시장은 대형면적과 인력확보를 위해 서울과 근접한 인천에 확장을 지속했지만 2022년 하반기 조사결과 인천의 점유율은 2020년대비 16% 감소한 49%로 나타났다. 올해 수도권 내 물류센터 대규모 공급으로 임차인의 선택폭이 확대돼 효율화를 위해 대형 자산으로 집결했던 이커머스수요의 잠재적 이탈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이커머스업계의 패션이나 뷰티 카테고리 확장에 따라 관련 업계의 물류센터 확보 경쟁이 치열할 예정이며 해외직구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기업이 사업확장을 통해 물류센터 수요 확장에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반면 단기 내 계획된 대규모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은 중단기적 공실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190만㎡의 순흡수면적을 기록했던 수도권 물류센터시장은 올해 수요를 과거 수준으로 가정하면 올해 말 공실이 19%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대규모 공급이 이어지고 있는 인천에서 큰폭의 공실량 증가가 예상된다.

■ 도심형물류센터 공급 동향은

도심형물류센터는 로켓배송이나 새벽배송을 제공하고자 하는 이커머스기업 수요가 크다. 다만 이커머스기업들의 상장철회와 적자심화로 도심형 물류센터 확장을 통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며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본다.

또한 도시의 높은 임대료와 입주민 반대 등 외곽지역에 위치하는 것에 비해 도심형물류센터가 조성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이에 따라 지하에 조성하려는 기업들이 조금 있다. 하지만 현재는 물류센터 과잉공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움직임이 조금 줄어든 상황이다. 

■ 도심 물류 활성화로 함께 활성화될 산업은
도심형 물류센터는 대부분 소형 면적만을 필요로 하므로 도심 내 유휴부지나 낙후시설 등을 활용해 last-mile 배송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물류과정을 최소화하며 비용절감과 빠른배송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