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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재용 농업과학원 수확후관리공학과 과장

농산물 유통 전 과정 품질유지 중요
부패 방지·유통기간 연장 등 수확 후 온·습도관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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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농업기술을 선도하는 농업과학원은 지속가능한 농업환경을 보전하며 농업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해 농식품 부가가치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농업과학원의 많은 부서들 중 농산물의 산지 품질유지기술 개발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수확후관리공학과가 있다.


수확후관리공학과는 농산물 유통에 필요한 세척·살균·포장·저장기계기술, 농산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가공기계기술, 농산물 산지처리기계기술 등을 개발해 생산자 소득향상과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설형 CA저온저장고를 완전 국산화한 우수사례가 있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등과 같이 대규모 농산물을 저장하는데 적합한 시설형 저장고에 속해져 있는 질소발생기, 이산화탄소제거기, 에틸렌제거기 등을 국산화했다. 국산 CA저온저장고는 일반 저온저장고보다 농식품 저장기간을 3배 늘려 3개월 저장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했다.


이와 같이 농산물 저온저장에 높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확후관리공학과의 손재용 과장을 만나 저온저장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예냉기술 연구 동향과 전망에 대해 들었다.


■ 농업과학원에서 보유한 예냉기술은   


예냉기술이란 농산물 수확후 저장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온도 상승으로 인한 품질저하를 막기 위해 적용되는 기술이다. 수확 직후 저온저장고에 투입하는 것이아닌 예비 냉장시설이라고 불리는 예냉장치에 투입해 단기간에 농산물 품온을 낮추는 필수 기술이다.


농업과학원에서 보유한 예냉기술은 대표적으로 △터널식 차압 예냉장치 △진공식 예냉장치 △예냉겸용 저온저장고 등이 있다. 


터널식 차압 예냉장치는 강제통풍냉각 방식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장치다. 송풍 팬이 설치된 중앙통로 양측으로 2열의 팔렛트·골판지·상자를 적재하며 중앙통로에 덮개로 공기유통을 차단해 양쪽 측면에서 공기가 흡입되는 기술을 활용했다.


터널식 차압 예냉장치는 필요로하는 농산물은 딸기, 복숭아. 배추 등이 있는데 딸기는 1시간30분, 복숭아·배추는 3시간 소요된다. 대표적인 예로 양상추 수확즉시 차압 예냉장치가 있는데 양상추가 산지와 이동거리·시간지체로 품온이 상승돼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를 막아준다.


특히 고온기에는 수확 엽채류 신선도 유지와 저장성 향상을 위해 수확현장에서 이동식 엽채류 예냉시스템을 활용해야 하며 온도가 급상승하는 오전 8시 이전 신속한 예냉이 필요하다.


진공식 예냉장치는 매우 낮은 기압에서 농산물로부터 수분을 증발시켜 냉각하는 기술을 활용했다. 엽채류 등 표면적 비율이 높고 빠르게 수분을 방출하는 채소 냉각에 이용된다. 대표적인 농산물로는 샐러리, 찰옥수수, 콩, 당근, 착색 단고추 등이 있다. 버섯·양파·배추 등은 1시간 이내로 냉각할 수 있다.


예냉겸용 저온저장고는 기존 저온저장고에 차압발생장치와 차압시트를 추가로 설치했으며 예냉 후에는 일반 저온저장 모드로 전환해 저온저장을 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은 제품이다. 또한 수확후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장치이기도 하다.


이밖에 축냉식 컨테이너 예냉장치도 있다. 물을 얼린 후 냉열을 농산물 냉각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컨테이너에 축냉재와 냉각기를 겸비해 0~15℃로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전기가 없어도 냉각·저온수송이 가능하며 10시간 저온을 유지할 수 있다. 전기가 있는 곳에서 축냉재를 냉동하며 현장에서는 냉열을 활용해 저온유통을 가능하게 했다. 현장 맞춤형으로 1톤, 2.5톤, 10톤, 20톤 용량이 가능해 농산물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 예냉시장 동향 및 전망은

최근 다시 대기조성을 조절한다는 개념의 MA(Modified Atmosphere)저장과 CA(Controlled Atmosphere)저장이 수확후관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MA저장은 작물 호흡으로 대기보다 높은 이산화탄소와 낮은 산소조건이 만들어져 호흡량과 에틸렌 발생량을 낮춤으로써 작물 생리적 부패를 감소시키는 기술이다. CA저장은 적극적으로 대기조성을 조절해 장기간 신선도를 유지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고비용의 항공운송을 대체하기 우한 선박수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장거리 수송을 위한 컨테이너 관리기술이 미흡해 CA기술이 탑재된 컨테이너 활용기술 연구가 진행 중이다. 수확후관리에는 많은 과학기술의 협력이 필요하다. 원리를 알고 활용한다면 다양한 과실을 더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


앞으로 예냉지장에서는 친환경 스마트 유통이 중점이 될 수 있다. 디지털 기반 스마트 유통망이 구축되면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며 신선도 저하로 인한 부패 미생물 발생을 줄여 소비자가 더 안전한 농산물을 섭취할 수 있게 해준다. 좋은 품종과 최적 환경조건도 중요하지만 과학적 품질관리도 중점을 둬야 한다. 신선 농산물 주요 품목별 APC를 진단하며 시설·공정관리 시설강화가 필요하며 주요 거점 APC를 중심으로 스마트 유통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 앞으로 연구계획은 

호흡열이 높은 농산물을 저장·유통하기 위한 예냉은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설치를 위한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만큼 저온저장고를 활용해 예냉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수확후관리기술을 개발하며 보급을 위한 비용저감도 고민할 계획이다.


또한 농산물 가공공장 위생관리를 통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IoT센서 기반 농산물 가공시스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산지에서 고품질로 길러낸 작물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사각지대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로 인해 신뢰가 형성돼야 농산물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된다.


고품질 장기저장을 위해 농산물 생리적 특성을 감지해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차세대 저장기술도 개발 중이다. 농산물 마다 수확 후 관리방법이 많이 다르다. 특히 온·습도에 대한 부분은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빅데이터기술을 바탕으로 미리 상황에 따른 올바른 관리가 이뤄진다면 비용도 줄어들며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농축산물 유통이력정보 추적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연구도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가 먹는 농산물의 출처를 확실하게 알며 유통과정에서 사각지대를 없애는 중요한 연구다.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를 빠르게 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기도 하다. 


산지 소득을 높이며 소비자 만족도는 높일 수 있는 수확후관리시스템 조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