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신선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저온설비와 관련된 저변산업 역시 활기를 띄고 있다. 정부의 주도하에 농업협동조합, 법인 등을 단위로 저온유통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자체적인 유통라인을 갖춘 거대 유통사들은 더욱 철저한 시스템을 마련,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갓 수확한 상태와 동일한 농식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밭에서 수확하고 소비자 손에 들어가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농작물의 신선도를 유지함으로써 저온설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저온유통체계란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라는 문장으로 압축되는 저온유통체계(cold chain system)란 말 그대로 농산물을 밭에서 수확해 최종 소비자들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전 과정에서 상품이 변질되지 않는 최적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확 후 예냉하고 냉장차를 이용해 저온수송, 도매시장부터 소매시장이나 마트를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신선도 유지에 적합한 온도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에 맞는 저온설비가 필수적이다.
이는 수확직후의 농산물을 신선한 상태 그대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유통체계를 확립하는 것으로 어느 한 부분만의 완벽한 처리로는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종합적인 품질관리가 필수다.
결국 산지예냉, 포장, 저온수송, 저온보관 및 저장, 소비지 판매시설 구축 등은 물론 전처리기술, 표면살균 및 안전성 기술, 선별·규격·표준화기술, 정보, 환경 등 설비와 세부기술이 모두 갖춰져야 신선한 상품을 밭에서 갓 수확한 상태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또한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신선농산물 수요증가 외에도 △저온유통 실시로 인한 농산물 품질성 향상 및 안전성 확보 △시장개방에 따른 국산 농산물 경쟁력 제고 등을 이유로 정부에서 저온유통체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어 저온설비산업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예냉부터 매장진열까지 종합솔루션 필수
저온유통은 크게 △예냉 △포장 △수송 및 배송 △저온보관 및 저장 △소비지 판매시설 등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예냉(Precooling)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수확 후 포장열(field heat)을 빨리 제거함으로써 상품온도를 낮춰 농산물의 호흡작용을 억제시키는 작업으로 산지에 저온저장고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수송 및 배송은 산지에서 도매시장으로, 도매시장에서 소매시장으로 이동 시 농산물이 상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기계식 냉장장치가 탑재되거나 축냉식 및 액체질소식 냉장차가 이용된다. 기계식 냉장차의 경우 냉동설비를 부착하고 있으며 –20~-15℃까지 온도조절이 가능하다. 냉장기계성능은 물론 냉기의 흐름을 고려한 적재가 필요하다.
저온 보관 및 저장은 빙결점 직전의 저온장해를 피할 수 있는 온도가 가장 적정하며 품목에 따라 단순저온저장, 가습, CA저장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유통시설에 대형 저온저장고와 냉장설비를 갖춰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수반된다.
마지막으로 소비지 판매시설은 일반 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쇼케이스, 냉장고 등이 이에 해당된다. 저온매장(15℃ 이하)과 저온저장고를 설치해 예냉, 저온수송된 과실, 채소류의 품온 상승을 막음으로써 결로방지 및 품질유지가 이뤄진다.
농업조합·법인 중심의 시설지원
농식품부는 저온유통체계 구축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농업협동조합, 농업법인, 조합공동사업법인, 김치가공업체 등 산지유통조직 중심의 중규모 시설지원에 나서고 있다.
2017년까지 규모화된 조직을 통해 출하되는 주요 품목을 선정해 예냉 처리 물량 비중을 26.1%까지 확대하고 추가적인 중점 추진품목을 선정할 방침이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농산물 저온유통체계 확립을 위해 오는 2016년까지 △정밀 환경조절 저온저장고 개발△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일명 전자태그) 이용 유통이력 추적기술 연구를, 2017년까지 △CA 저장 기초연구 △물살균 기술 확립 △초고압 살균 기초연구 △완충포장 최적화 연구 등을 마칠 예정이다.
공영도매시장 최초 저온유통 구축 ‘가락몰’
저온유통체계는 이마트나, 롯데마트, 신세계 등 대형마트에서는 자발적으로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지만 일반 도매시장의 현실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농수산물량이 오고가는 서울 가락시장이 변하고 있다.
오랜 시장역사로 도매시장과 소매시장이 공존하고 있는 가락시장은 2025년까지 총 3단계에 걸쳐 시설 현대화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현재는 1단계인 가락몰이 완공을 앞둔 시점으로 오는 12월에 소매점들이 우선 입주할 예정이다.
가락몰은 지열에너지 용량 1,190RT, 천공수 320공으로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단일건물로는 국내 2위에 속한다. 건물에너지효율 1등급을 취득했을 뿐만 아니라 공영도매시장 중에서는 최초로 에너지효율을 고려한 저온유통 시스템을 갖춰 상징성이 크다.
1단계 공사가 완료된 가락몰에는 청과, 수산, 건어 축산 및 식품 종합상가 등 1,786개 점포가 들어설 예정이고 각 점포마다 필요한 저온저장고, 쇼케이스 등이 진열된다. 지하2층에는 대형냉장·냉동창고가 설치돼 상점들의 상품을 신선한 상태로 보관한다.
특히 에너지효율성을 높이고 설비고장 등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냉동기는 12, 12, 7.5마력의 3멀티체계로 운영한다. 공사를 맡고 있는 김주원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공사관리팀 과장은 “3멀티 체계는 초기 비용이 비싸지만 다양한 부하를 감당할 수 있고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또한 설비가 하나 고장나더라도 대체할 수단이 있으니 안전성, 편의성, 효율성, 확장성 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말까지 1단계가 마무리되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2단계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2, 3단계에서는 청과동과 수산동, 축산동 등 도매시장에 대한 시설공사에 돌입한다. 내년부터는 도매시장과 지하를 중심으로 대형 저온창고가 건설된다. 냉동탑차가 상품을 내리는 순간까지 외부기온과의 접촉을 막아 저온유통체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국내·외 냉동설비시장 석권 ‘롯데기공’
美Standex사에 350억원 수출계약 체결
1973년 설립된 롯데기공(대표 김영순)은 생활가전, 자동판매기, 쇼케이스, 주차설비 등 다양한 사업분야를 기반으로 영역을 확장해 현재 연 2,100억원 매출액을 달성하는 거대공룡으로 성장했다.
1991년 자동판매기 사업을 시작으로 Cold Chain 사업에 진출한 롯데기공은 1994년 상업용쇼케이스를 출시하고 1999년 상업용쇼케이스 미국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 No.1 Cold Chain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2010년 미국 Standex사에 약 350억원 규모의 업소용냉장고 수출 계약을 진행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현재 약 25년 동안 국내 대부분의 대형식품·유통사 및 글로벌 식품사와 국내 최대 규모의 거래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슈퍼·마트·백화점·물류센터 등 적합 솔루션 제공
롯데기공은 식품·유통기기 사업을 기기, HORECA, 시스템 총 3개의 부문으로 세분화해 발전시켜왔다. 기기분야는 전통적인 Cold Chain 장비로써 자동판매기, 상업용쇼케이스 등을 국내 식품, 유업, 음료, 유통사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쇼케이스는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다. 롯데기공의 장점은 거래처의 니즈에 빠른 맞춤형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으며 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높은 품질로 거래처에 만족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기기부문은 앞으로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1999년 미주 첫 수출 이후 약 15년간 지속적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해외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14년 싱가포르 전시회 참가 및 2015년 중국 자동판매기 전시회 참가 등 해외 전시회를 통해 롯데기공의 우수한 제품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HORECA사업부문은 2000년 이후 성장하고 있는 호텔, 레스토랑, 카페의 장비사업에 대해 전문화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출범했다. 최근 카페, 레스토랑 시장의 발전에 따라 전문적인 장비 솔루션을 협력사 및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시스템 사업부문은 Cold Chain 서비스를 유통사의 니즈에 맞춰 제공하고 있다. 시스템 사업부문은 상업용쇼케이스, 저장고, 냉동기 등 장비의 납품뿐 아니라 설치, 시공까지 소비자의 요청에 맞춰 완벽하게 진행한다.
국내 슈퍼, 마트, 백화점, 물류센터 등 다양한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적합한 Cold Chain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0년부터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대한민국의 우수한 Cold Chain서비스를 전파했다. 최근 국내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분주하게 움직여 매년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기공은 위의 3가지 사업부문을 더욱 전문화해 소비자에게 알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국내시장 우위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