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기현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

PCM 온도대 정밀제어 열전소자 기술개발
식품별 적정온도 설정·온도이탈사고 차단

2021.03.21 21:42:02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의 형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시장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콜드체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유통업자들이 연료비를 절약하기 위해 운송 중 적재함 냉동기를 가동하지 않는 등 식품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콜드체인시스템에 대한 기술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독감 백신 상온노출 사고와 코로나19 백신 접종개시 등을 통해 단순히 낮은 온도로 유통하는 것이 아닌 상품별 적정온도 유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선도적 식품과학기술 연구를 통해 국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국내 유일 식품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식품연구원에서는 최근 ‘신선식품 유통을 위한 에너지절약형 PCM 적용 시스템 개발 및 상업화’ 연구를 통해 바이오 및 식품 콜드체인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효율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권기현 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을 만나 개발 기술의 특징 및 기대효과에 대해 들었다.

▎PCM개발의 필요성은
현재까지 PCM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식품에 적용하는 물질은 아이스팩, 잠열재 등으로 단순했다. 그러나 장기저장·유통, 냉동·냉장, 상온 등 다양한 유통구조에 대해 보냉·보온 모두 적용하기 어려웠다.

PCM의 콜드체인 적용에는 녹는점과 어는점이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녹는점과 어는점이 저장하거나 유통하는 원물,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 식품 특성에 맞지 않을 경우 신선도 유지가 어려우며 동해나 저온장애를 발생시키도 한다.

가격이 저렴해 가장 많이 사용되던 아이스팩의 경우 녹는점과 어는점이 모두 동일했다. 이로 인해 상품의 품질이 저해되는 경우가 있었으며 큰 폭의 온도이탈로 교차오염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또한 최대 48시간, 보통 24시간 이내 그 기능을 다해 장기운송에는 적합하지 않다.

특히 재활용하지 못하고 환경오염을 발생시켜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PCM의 경우 2,000회 이상 재활용 시에도 열적변화가 크지 않아 장시간 사용할 수 있다.

▎PCM 적용을 통한 기대효과는
생산부터 소비자까지 식품이 유통되는 과정은 생산, 유통, 판매처, 소비자 등으로 복잡하게 구성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통구조 상 발생할 수 있는 장애물이 온도다.

식품의 상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온도를 유통하는 사람이 담당하게 될 경우 관리에 허점이 발생하기 쉽다. 온도관리는 번거롭고 비용이 발생하며 유통 중 발생하는 온도변화에 따른 오염에 대한 인식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유통 중 냉동기의 전원이 차단된 경우 적정온도를 유지할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식품연구원에서는 PCM마다 적정온도대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열전소자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농·수·축산물 등 각각 특성이 다른 상품에 맞는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통과정과 함께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해 가정으로 돌아갈 때까지의 과정도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개발을 진행한 것이 택배형 수·배송 용기다. 연구를 통해 개발된 용기 하부에는 배터리가 탑재돼 있으며 충전이 가능해 적정온도를 최대 72시간 유지할 수 있어 국내에서는 전국유통망을 커버할 수 있다.

또한 개발된 PCM은 72시간동안 잠열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으며 정밀제어를 통해 식품별 적정온도대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가 고장나는 경우에도 일정시간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온도센서 탈락 등으로 인한 모니터링이 불가능한 상황에도 온도유지가 보장된다.

백신 장기이송 등 안정성이 최우선인 유통망에는 2~3차 백업이 필요하다. 자율온도유지, 에너지유지, 안전유지 등이 가능한 별도의 스마트 콜드체인시스템의 융복합기술이 개발된다면 현재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백신유통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해외의 PCM 기술수준은
PCM의 경우 해외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주로 사용되는 원재료는 데트라데칸이다. 조합 비율로 온도대를 형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품별 적정 온도유지구간을 형성할 수 있다.

그러나 낮은 잠열량이 단점이다. 이에 따라 낮은 에너지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열전소자를 포함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우수한 에너지효율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는 콜드체인시스템, 우주선 냉각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이에 비해 국산 PCM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85~90% 수준으로 판단된다. 콜드체인시스템에 적용되는 PCM기술은 그보다 낮은 75%로 파악된다.

이는 넓은 국토로 인해 장거리 운송이 대부분인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면적으로 유통구조 상 거리가 짧아 생산지부터 소비자까지의 시간은 3~4일가량 소요되지만 유통 단계별 각각 소요되는 시간이 대부분 5~6시간 내 완료돼 PCM기술 적용에 대한 필요성이 낮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밀키트, 즉석식품 등 데일리상품이 많아졌으며 마켓컬리, 쿠팡 등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장시간 온도유지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향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추후 연구 방향은
현재까지 식품연구원은 농산품 신선식품분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한 기술성숙도(TRL: Technology Readiness Level)는 7~8 정도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식품연구원에서 추후 진행할 연구는 축산, 수산, 임산물 등 3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시스템의 개선 및 통합 등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임산물에 대한 조사가 추진되고 있다.

최바다 기자 bdchoi@khar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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