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 Beijer Ref Korea Ltd.(디에스베이어레프코리아)는 유럽 최대 냉동공조기업인 Beijer Ref Group이 지난 9월 대성마리프의 냉동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재탄생한 법인이다. 초대 대표이사에 최성호 전 대성마리프 사장이 선임됐다. 침체기에 빠져있던 대성마리프를 재정적·사업적으로 안정화시키고 글로벌 비즈니스에서의 높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인정받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디에스베이어레프코리아의 성공적인 한국시장 안착을 위해 첫 번째 방향타를 잡은 최성호 대표를 만나 베이어레프그룹 합류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와 향후 시장전략에 대해 들었다.

미국계 기업에서 20여년간 근무하며 쌓아온 업무 및 소통능력과 대성마리프를 운영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웠던 경제상황을 잘 헤쳐나갔던 운영성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베이어레프그룹은 지역적 사업에 대한 지사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지만 목표한 숫자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이 동시에 무겁다. 

기업가 정신과 혁신적인 사고에 기반하는 베이어레프 기업정신에 부합하도록 매출 확대를 위한 적극적이며 과감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베이어레프는 친환경 냉매를 기반으로 한 냉동 및 HVAC 첨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1866년 설립 후 15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수많은 인수, 합병, 매각 등을 통해 규모를 키워왔으며 오늘날 전적으로 냉동공조에 초점을 맞춘 그룹으로 발전했다. 

특히 2004년 유럽시장에서 Danfoss로부터 다수의 냉동 도매업체를 인수하며 유럽 최대 규모 냉동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어 2009년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Carrier의 냉동사업부를 인수하고 2010년 타 사업부서를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냉동 및 HVAC 전문기업으로 진화했다. 이외에도 Toshiba와 유럽 유통권 독점계약 체결과 함께 CO₂ 전문 제조기업인 SCM Frigo를 비롯한 Patton, Realcold, HRP, Tecsa Reco, Metro, Heatcraft, Lumelco, GH2C 등 이탈리아, 호주, 스페인, 프랑스, 아프리카, 중국 등지에서 유력한 HVAC-R 제조·유통기업을 인수했다. 

오늘날 베이어레프는 온도제어 솔루션 전문기술을 제공하는 글로벌 그룹으로서 전 세계 45개국에서 약 5,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Sustainable Temperature Control For All(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온도제어)’을 비전으로 설정하고 △Committed(헌신) △United(단결) △Engaged(참여) △Straightforward(단순함) 등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4개 대륙에서 그룹의 원칙과 전통을 지켜나가고 있다.

베이어레프는 세계 최고의 냉동공조 공급자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장보다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수 △OEM △공급망 △디지털화 △지속가능성 등 5가지 중점영역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오늘날 시장은 세분화돼 있으며 업계의 대부분은 현지기업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베이어레프는 시장통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M&A를 통해 그룹의 외연을 확대하고 질적 성장을 도모해왔다.

2000년 이후 약 50건의 M&A를 완료했으며 이러한 기업들은 철저한 조사와 검증을 거쳐 그룹의 구매, 유통, 지원 등 기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디에스베이어레프코리아가 인수한 대성마리프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Bitzer와 Copeland 압축기를 동시에 공급하며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했다. 또한 경기도 화성에 판금, 코일 제조 및 유니트쿨러, CDU 완제품 조립 시설과 물류창고 등 제조 기반도 보유하고 있어 베이어레프의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대성마리프를 흡수한 베이어레프의 한국시장 안착은 매우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성마리프가 보유하고 있던 국내 네트워크와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제조·유통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베이어레프의 뛰어난 기술력과 프로세스 등이 더해지면서 생산 제품의 품질 향상이 가장 먼저 눈에 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시대의 모든 산업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라는 전제조건을 만족시킨 뒤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냉동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닌데 세계에서 친환경설비 전환을 가장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는 곳이 베이어레프가 기반을 두고 있는 유럽시장이다. 이번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는 디에스베이어레프코리아의 생산제품 품질 향상이 가장 우선적으로 나타나고 곧 국내 냉동시장의 친환경 전환이 활성화될 때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디에스베이어레프코리아는 Bitzer, Copeland의 압축기 등 주요부품을 유통하고 기존 대성마리프가 생산하던 라인업을 이어받되 품질은 유럽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베이어레프는 그룹 내 여러 제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요구하는 제품을 타 지역에서 생산, 공급하는 유통망을 갖췄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품질관리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우리의 품질 향상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디에스베이어레프코리아는 소형 저온저장고부터 중·대형 냉동창고, 초대형 물류창고에서 사용되는 제품까지 유니트쿨러, 응축기, 공냉식 CDU, 수냉식 랙 등 표준제품을 갖추고 있으며 각 현장 특성에 따라 최적화한 맞춤형 주문제작도 가능하다.

특히 제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전문인력을 보유한 것은 타사대비 매우 큰 경쟁력이다. 현장 특성에 따른 즉각적인 프로그램 개선이 가능하며 사용자가 요구하는 편의성 기능도 추가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냉동시장의 최대 이슈는 키갈리 개정의정서에 따른 HFC류 냉매 감축 목표 달성과 산업계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 원활한 친환경 냉매 전환이다. GWP가 낮은 친환경 냉매를 현장에 적용하는 일은 우선 발주처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친환경 냉동기 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할 준비를 끝내도 선택받지 못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이는 국내에서 친환경 냉동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키갈리 개정의정서에 따라 우리나라는 당장 내년부터 HFC냉매 사용량을 동결하고 2045년까지 80%를 감축시켜야 한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할당량을 실현하기 위해 △2024~2029년 2.09%/y △3030~2035년 4.1%/y △2036~2040년 6.51%/y △2041~2044년 16.74%/y 등 연차별 감축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냉동시장도 GWP가 4,000에 육박하는 기존 HFC냉매를 Low GWP 냉매로 전환해야 하며 이미 냉동기가 설치된 기축 건물보다 신축 현장에 강한 규제 혹은 인센티브가 머지않은 시기에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친환경 물질을 냉매로 사용할 것이냐는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선진국의 선례가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유럽은 이미 F-gas Regulation을 통해 강력한 HFC냉매 감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15년에 비해 2030년까지 F-gas 배출량을 거의 80%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유럽시장은 빠르게 냉매전환이 이뤄지고 있으며 GWP 1 자연물질인 CO₂가 효율성과 활용성을 인정받아 주류 냉매로 자리잡았다. 한국시장도 이를 참고해 CO₂가 냉동시스템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정부가 제시한 2024~2029년까지 매년 2.09%씩 설정된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건설되는 신규 냉동창고에는 친환경 냉매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

베이어레프는 친환경 냉동기술 제조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SCM Frigo는 선도적으로 CO₂ Transcritical System(초임계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으로 2011년 베이어레프에 합류했다. 베이어레프는 친환경 냉동 노하우를 그룹의 다른 부분으로 전파했으며 오늘날에는 스웨덴의 프로판, 네덜란드의 암모니아 등 자연냉매 사용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CO₂를 R134a, R507A, R404A 등 냉매와 결합한 이원냉동시스템이 일부 적용되고 있지만 이는 Subcritical System(아임계 시스템)이다. 

CO₂는 임계 온도(33.98℃)가 낮고 압력(73.77bar)이 높다. CO₂ 냉동시스템은 초임계 조건에서 사용할 때 더욱 효과적이며 성능계수와 작동온도 차이도 더 크기 때문에 초임계 CO₂ 냉동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초임계 CO₂ 시스템의 단점은 극단적인 작동조건이다. 결국 안정적인 설계와 제품 디자인, 제조, 현장시공까지 기술력을 두루 보유해야 한다. 베이어레프는 Beijer Ref Academy라고 불리는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 이탈리아 파도바에, 2019년 프랑스 리옹, 중국 우시, 태국 방콕 등에 더 많은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환경친화적인 CO₂기술을 직원과 공급업체에 교육하고 있다. 한국에도 Beijer Ref Academy를 개설할 계획이며 국내 CO₂ 냉매 설비·시공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론과 실무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 사업의 중점은 ‘Beijer Ref’라는 브랜드를 한국시장에 각인시키는 것이다. 베이어레프라는 기업은 아직 국내에서 생소하지만 유럽 최대 냉동공조 전문기업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베이어레프를 시장에 알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품질 개선이다. 그룹의 엄격한 기준에 맞춰 국내 생산 제품을 유럽에서 통용되는 수준으로 품질을 향상시키면서 곧 다가올 CO₂시장에 확실하게 대비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개최되는 ‘2024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에 참가해 고객과 시장에 이러한 성과를 알리고 유럽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Transcritical CO₂ 냉동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