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체인산업에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친환경 냉매로의 전환은 시대적 과업이다. 기후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은 기후위기를 막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2019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7억140만톤으로 콜드체인에서 사용하는 HFCs 혼합냉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 수준인 5,000만톤을 차지해 친환경 냉매로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2023년부터 추가되는냉매용 HFC 온실가스배출량을 계산하면2007년 16만톤에서 15년간 약 300배 증가해 2021년 5,060만톤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진국은 1995년 HCFC 동결 이후
소비량이 급감했지만 대체냉매인 HFC는 2015년까지 규정이 마련돼 있지않아 HFC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최종 소비자단계가 전 세계 CO₂ 배출량의 43%를 차지해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많이 기여한다. 대부분 냉장냉동장비 전기소비에서 발생해 배출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양을 차지
한다.
냉매전환 가능할까?
콜드체인산업은 물론 냉동공조산업에서 냉매는 ‘혈액’과 같아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불소계가스(F-gas)가 포함된 냉매는지구온난화 영향력이 CO₂보다 수천~수만배에 달하는 온실가스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냉매, 단열재 발포재 등으로 사용되는 불소계 온실가스가 제대로 포함돼 있지 않아 친환경 냉매로의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온실가
스를 배출하고 있으면서도 통계에 잡히지 않아 감축목표는 물론 감축정책도 수립할 수 없었다.
국제사회에서는 사용감축과 대체(친환경)냉매 전환을 위해 ‘키갈리 개정서’에 따라 선진국은 2016년 규제가 시작됐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article5 그룹1은 2024년부터 규제가 시작된다. 이를 이해 우리정부는 2022년 오존층보호법을 개정하며 키갈리개정서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안을 의결해 2024년부터 실질적인 HFCs 감축이 시작된다.
신규 냉동·냉장시스템에는 친환경 냉매 적용을 의무화하면 되지만 기존 대규모 냉매를 사용하는 냉동·냉장물류청고의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냉동·냉장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냉동냉장창고는 우리나라 식량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는데 프레온냉매를 사용하지 못하면 친환경 자연냉매로 전환하기 위해 기업당 약 60억원의 금액이 필요하다”라며 “냉매를 바꾸려면 냉동기, 배관 등 설비를 교체해야 하며 영업도 중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 보조금 사업없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냉동냉장창고는 영세사업자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없으면 자연냉매인 CO₂, 암모니아 냉매로 교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내년부터 HFC 규제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