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gas 없는 온실가스 인벤토리 탄소중립 전략 ‘사상누각’

NIR, HFCs 2종만 반영…실제 배출량 5배 이상
HS코드 세분화 이후 배출량 정확도 향상 기대
배출량 산정방식, IPCC 티어2 수준 선진화 필요

2023.11.29 17:34:18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NIR: National Inventory Report)에 냉매, 단열재 발포제 등으로 사용되는 불소계 온실가스(F-gas)가 제대로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배출량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에 달하는데도 온실가스가 배출원으로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어 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는 실제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면서도 통계에 잡히지 않아 감축목표는 물론 감축정책도 수립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 경우 NIR을 기반으로 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탄소중립의 궁극적인 목적인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 이내 유지가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다.

그나마 지난해 무역품목분류코드인 HS코드에 HFC 18종에 대한 코드가 새롭게 부여됨에 따라 통계작성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지만 아직 이를 기반으로 한 배출량이 산정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더해 새로운 HS코드에 따른 HFC 가스별 온실가스 소비량이 집계되더라도 잠재배출량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산정하는 방식으로는 감축량 및 감축목표 달성에 한계가 존재해 개선이 시급하다.

이번 기획에서는 NIR에서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F-gas 중 냉매‧발포제로 활용돼 F-gas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HFCs를 중심으로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한다.

인벤토리 상 F-gas, ‘빙산의 일각’
NIR은 배출원관리를 위한 핵심적인 자료로 온실가스가 어디에서 얼만큼 발생하고 있는지를 조사해 목록별로 자료를 구축한 것이다. 인벤토리의 합계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이므로 이를 토대로 감축목표가 세워지며 배출원이 명확하게 정의돼야 어디에서 얼만큼을 줄일 수 있을지 분야별 세부적인 감축실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즉 탄소중립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는 일이다.

2022년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가 발표한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6억5,620만tCO₂eq(이하 톤)다. 이중 F-gas로 인한 배출량은 1,514만톤으로 집계되고 있다. 심지어 F-gas에 의한 배출량은 △2018년 1,957만톤 △2019년 1,593만톤 △2020년 1,514만톤으로 지속 감소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물질을 간과한 왜곡이며 실제로는 냉매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한다.

장재훈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책임연구원은 “이는 HFC 2종 가스에 한정해 산정된 결과”라며 “냉방설비에 사용되고 있는 High-GWP 냉매가스 등이 누락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인벤토리에는 1,514만톤으로 돼있지만 한국환경공단 및 수출입통계에 따라 추산해보면 HCFC, HFC 잔존냉매량이 6,300만톤에 달한다”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10%에 육박하는 양”이라고 경고했다.

냉매 잠재배출량, 인벤토리 10% 육박


F-gas는 HFCs, PFCs, SF6, NF3 등 4종으로 구성된다. 전 세계적으로 F-gas 배출량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3.2%에 달한다. 2022년 기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406억tCO₂eq로 집계됐으므로 F-gas 배출량은 12억9,920만tCO₂eq로 추정된다.

이러한 배출량의 80%는 HFCs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NFCCC(UN기후변화협약)으로부터 감축의무를 부여받은 부속서I 국가의 경우 총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F가스 배출 점유량은 2.5%이며 HFC가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비부속서 국가의 F-gas 배출량은 1.4~2.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NF3를 제외한 HFCs, PFCs, SF6 등 3종에 대해서만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다. 그나마 F-gas의 다양한 용도 중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 제조 △중전기기 등 2종만 통계가 존재할 뿐이며 △냉장 및 냉방 △발포제 △소화기 △에어로졸 △용매 △기타 용도의 ODS 대체물질 사용 등은 집계수단이 없어 통계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중 냉장 및 냉방, 발포제 등 F-gas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용도에 대해서는 1992년부터 수출입통계에 따른 잠재배출량을 활용해 간접적으로 배출량을 산정한다. 잠재배출량은 수입량과 생산량에서 수출량과 폐기량을 뺀 수치로 해당 국가에 남아있는 냉매가 일정기간 동안 모두 대기중으로 버려진다고 추정하는 방법론이다.

문제는 잠재배출량으로 간접 추산하는 냉매량 조차도 HFC-152a, HFC-134a 등 2종 가스만 집계한다는 것이다. 실제 냉방설비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R-410A나 GWP가 1만4,800에 달하는 HFC-23 등은 제외돼있다.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는 2022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통해 냉매에 따른 잠재배출량을 △2018년 882만톤 △2019년 632만톤 △2020년 594만톤으로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석유화학협회가 발표한 2022년 HFCs 용도 및 제품별 사용실적을 살펴보면 △HFC-134a 694만톤 △HFC-152a 245만톤이지만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포함되지 않은 냉매 및 발포제인 △R-410a 2,057만톤 △R-404A 575만톤 △R-507A 333만톤 △R-407C 126만톤 △HFC-23 48만톤 △HFC-245fa 245만톤 △HFC-365mfc 62만톤 등 훨씬 많은 양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센터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수출입통계를 분석한 내용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 기후변화센터는 HFC 6종, HCFC 7종, CFC 1종 등 지난 10년간 국내에 남아있는 실보유량을 GWP환산톤으로 산정한 결과 연평균 7,150만톤이 잠재배출량으로서 대기중에 배출되는 것으로 계산됐다.

2022년 新 HS코드 체계 시행


실제로는 더 많은 HFC 종류와 양이 사용되고 있지만 통계에 산입되지 않는 이유는 그간 HS코드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냉매‧발포제 공급을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HS코드가 세분화돼있지 않아 수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이는 잠재배출량 산정방식의 한계이기도 하다. 잠재배출량은 수입량, 수출량을 계산식의 중요한 변수로 활용하므로 관세청에서 제공하는 수출입 무역통계에 기초한 F-gas 소비량이 산출된다. 즉 잠재배출량은 근본적으로 수출입통계를 활용하지만 HS코드 세분화가 미비해 그간 통계를 잡을 수 없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2022년 세계관세기구(WCO)가 새로운 품목분류체계인 HS 2022를 확정, 2022년 1월1일부로 시행함에 따라 우리나라 기획재정부도 관세‧통계 통합품목분류표(HSK)와 관세율표에 18종의 HFC를 특게(特揭: 품명을 명확하게 구분함)했다는 것이다. HS 2022는 2019년 6월 관세협력이사회(CCC)가 몬트리올의정서 사무국의 18종의 HFC를 특게해달라는 요청을 수용해 제7차 HS 개정안을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2024년 IPCC 인벤토리 제출 ‘혼란’
HS 2022에 따라 우리나라는 향후 국내 수입되는 HFC를 정밀하게 세분화해 산정할 수 있게 됐지만 새로운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산정이라는 큰 산을 맞닥뜨리게 됐다.

2018년 UNFCCC 24차 당사국총회(COP24)에서 합의된 투명성체계의 세부원칙, 절차, 지침이 채택됨에 따라 기후변화협약의 모든 당사국은 2024년 12월31일까지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UNFCCC에 제출해야 한다.

신기후체제에서 모든 당사국은 2006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지침에 따라 투명성, 정확성, 완전성, 일관성, 비교가능성 원칙에 근거해 인벤토리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20년 2월 제2차 국가 온실가스 통계 총괄관리계획을 수립해 2006 IPCC 지침기반 온실가스 인벤토리 배출량 산정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온실가스 배출전망 분석, 감축목표 설정, 감축계획 수립 등의 근거가 되는 매우 중요한 통계다.

이러한 인벤토리에 2020년 F-gas 배출량은 1,514만톤 수준이었으나 HS코드 세분화 이후인 2022년에는 HFCs만으로 6,457만톤에 달한다. 인벤토리는 산정방식이 변경되면 과거 통계역시 소급해 적용해야 하며 이는 그간 NDC 및 2050 탄소중립 기본계획 등에서 활용해 온 2018년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 5억8,000만톤이라는 기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인벤토리를 구성하는 각 분야의 비중 역시 변화가 불가피해 대대적인 감축계획 수정이 필요하게 된다.

실제로 국제사회 역시 이러한 과정을 겪고 있다. UNFCCC 데이터베이스 상 예상한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의 배출량은 실제보다 과소평가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EC(유럽연합위원회)가 관리하는 EDGAR(Emission Database for Global Atmospheric Research: 지구대기 연구를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가 지상과 위성을 통해 각 대륙별로 실제 해당권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측한 결과 UNFCCC의 데이터베이스 수치를 크게 상회했다. 예상보다 실제로 온실가스를 훨씬 많이 내뿜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계에서는 당장 인벤토리 보고서 제출이 내년으로 다가왔지만 정부가 아직 어떤 규모와 방식으로 산정할지 발표하고 있지 않아 혼란에 빠졌다.

업계의 관계자는 “산정방식에 대한 방향성이라도 제시하면 인벤토리 규모 및 감축량을 추정할 수 있겠지만 깜깜이로 진행하고 있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라며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바뀐 산업지형에 대응해 경제활동을 영위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을 텐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갑작스럽게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배출량 산정방식 세분화 필요


전문가들은 냉매‧발포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방식을 기존 잠재배출량 산정방식에서 국가 배출계수를 활용해 세분화된 산정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향후 실질적인 탄소중립 달성은 물론 유관분야 산업경쟁력 향상, NDC 감축목표 실적달성 등에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2006 IPCC GL(Guide Line)은 배출량 산정방법을 티어1(Tier 1)과 티어2(Tier 2)로 구분하고 있으며 접근방법에 따라 배출계수 접근법(a), 물질수지 접근법(b)으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그간 티어1a 방식을 활용해왔다. 티어1a는 배출자료를 용도수준에서 수집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배출계수를 적용하는 방식이며 티어2a는 용도에서 더 분화된 개별제품의 형태, 설비 등 세부용도 수준에서 취한 자료에 근거해 국가별로 인정받은 배출계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장재훈 KTC 책임연구원은 “실제로는 냉장 및 냉방설비 냉매누출률과 회수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시기가 달라진다”라며 “그러나 냉매 보유량을 모두 배출량으로 추정하는 티어1a 잠재배출량은 산정방식이 간편할 수는 있어도 회수‧보관돼 실제 누출이 없는 냉매재고량이 반영되지 않고 모두 배출량으로 계산돼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과다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력, 정책‧제도가 선진국 수준인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에서는 티어2a 실제배출량 산정방식이 더 유리할 수 있다. 향후 냉장 및 냉방설비 폐기 시 재이용될 신규설치 수요가 없어 많은 재고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냉매관리기술 개발을 통해 누출율이 지속 감소하는 경우, 냉매관리제도 개선을 통해 설비 유지보수 및 폐기 시 냉매회수가 원활해지는 경우 등 같은 양을 사용하고도 배출량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이를 반영한 배출계수 개발‧적용이 필요하다.

실제로 북유럽의 경우 F-gas 인벤토리 작업그룹을 설립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개산하자 이전대비 50%인 2억2,700만톤이 감소했다. 이때 배출량 감소는 폐기단계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모델링 방법을 변경함에 따라 가능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이미 F-gas 감축을 강화해왔다. 냉매사용 배출원을 세분화했으며 제조‧설치‧사용‧폐기 등 단계별 배출량을 산정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나아가 F-gas 통계 정확도 제고를 위해 냉매누출 억제, 폐냉매 분해‧파괴 등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산정방법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최근 선진국들 권역의 대기에서 온실가스 농도를 실측한 결과값의 기울기가 변해 감소추세로 돌아선 것이 관측되고 있다.

EU, 2039~2050년 F-gas 전면 중단
유럽은 NDC 내에 수치적 목표는 없지만 ‘키갈리개정서 이행준비’에 대한 준비로 2030년까지 2014년대비 66% 감축을 명시했다. 또한 2022년 4월 ‘F-gas Regulation’ 개정을 통해 HFCs 총량을 제한하는 할당량시스템을 도입해 2015년 배출량대비 2050년 98% 감축 및 HFCs 불법수입 행위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EU 집행위는 현행 F-gas 규정이 2030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며 키갈리개정서에 명시된 의무를 준수하지 못할 것이라 평가하면서 2039~2050년까지 유럽 내 F-gas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결정을 통과시켰으며 정확한 퇴출 시점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시장출시가 허용되는 HFC 최대량은 대폭 축소해 2015년 대비 △2024~2026년 24% △2027~2029년 10% △2030년 5% △2048년 이후 2% 등으로 기존의 완만한 감축 목표를 수정했다. 또한 할당량에 고정가격을 부과함에 따라 시장출시 시 tCO2e당 약 3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이외에도 공조장비 중 상업용 냉장‧냉동고와 고정식 분할공조 및 분할 히트펌프 장비 등 13개 항목을 시장출시 금지대상에 추가함에 따라 제품과 장비별로 2024~27년내 금지된다.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주목할 점은 국내기업 삼성과 LG전자가 올해부터 유럽 히트펌프 시장에 참여해 F-gas가 없는 모델을 선보이며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고 있으나 이외 대다수 제품은 여전히 HFCs R-32 냉매를 사용해 규제대상으로써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냉장고, 에어컨 등에 사용되는 F-gas에 대한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될 것임에 따라 가정용 냉장고는 2025년부터, 보일러를 대체하는 히트펌프는 2026년부터 F-gas 사용이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F-gas 배출량 산정방식의 경우 폐기단계 냉장‧냉방설비 배출계수는 북유럽 F-gas 인벤토리그룹(Nordic F-gas Inventory group) 전문가 설문조사를 통해 개발된다. 모든 북유럽국가는 2006년 IPCC GL 티어2a 배출계수 접근방식을 사용해 다양한 냉장‧냉방설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한다. 방법론에 따르면  배출량은 장비의 다양한 수명주기 단계별로 산정된다.

설비 폐기단계에서 배출되는 냉매는 잔류량과 회수되는 부분에 따라 달라진다. 폐기단계 배출계수는 잔류량 및 회수량 두 매개변수를 사용해  계산될 수 있다. 기기 냉매잔량은 충전용량에 대한 백분율로 표시되며 회수효율도 백분율로 표시된다.

냉매누출 관리제도의 경우 북유럽 국가 당국이 건물등록부에 냉장‧냉방설비를 등록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에어컨시스템과 히트펌프가 모두 포함되며 공조시스템 및 히트펌프 철거 및 개보수와 관련한 관리대책의전제조건은 개보수 또는 철거되는 건물공조시스템이나 F-gas가 포함된 히트펌프 유무를 보고하는 것이다. 현행 규정에 따라 냉매 취급권한이 있는 업체가 냉매회수 및 처리권한이 있다.

일본, 냉매교체 보조금 확대 ‘효과’
일본은 냉매를 1988년부터 관리해 2021년 10월 기준 NDC에서 2030년까지 2013년 순 배출량대비 약 44%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수립했다.

1996년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HCFCs 규제범위와 강도가 확대됐으며 이에 맞춰 2001년 ‘특정제품에 관련된 냉매 플루오로카본의 회수 및 파괴 등을 확보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했다. 2005년부터는 HFC 수명종료를 관리해 2015년 ‘프레온배출억제법’ 시행 전 2014년 ‘프레온냉매 교체보조금 지급 및 자연냉매기기 도입가속화 사업’을 추진했다. 자연냉매기기를 도입할 경우 경비의 1/3을 지원하는 것이다. 당시 환경성이 주체가 돼 농림수산성,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이 합동으로 50억엔 규모로 시작했으며 2022년 73억엔 규모로 확대됐다. 

주목할 점은 폐냉매관리제도(가전제품와 자동차에 대한 폐냉매 재활용법, 회수 및 파괴에 관한 법률가이드 등)가 선진국 중에서도 엄격하다는 것이다. 2019년 6월 발표된 ‘프레온류 사용 합리화 및 관리 적정화’에 관한 법률개정을 통해 기기폐기 시 프레온류 가스를 회수하지 않을 경우 즉시 처벌된다. 회수율 목표를 2025년까지 60%, 2030년까지 75%로 정한 결과 2002년부터 20~30% 초반이였던 회수율이 최근 2020~2021년 사이 40%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콜드체인 지원을 위해 ‘HFC-Free 및 저탄소사회 조기실현을 위한 에너지절약형 천연냉매설비 도입 가속화 프로젝트’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2020년~2022년까지 연간 5백억원 이상을 지출했다. 자연냉매 역시 적극적으로 국가사업과 보조금 지급을 추진한 결과 CO₂, 암모니아 등 기기 사용률이 증가했다. 보조금 도입 전인 2013년 자연냉매는 5%(HCFC 76.7%, HFC 6%)였으나 지급종료된 2021년에는 자연냉매 57.2%(HCFC 18%, HFC 16%)의 효과를 거뒀다.

배출계수 설정에 대해 일본은 2008년 경제산업성 주도하에 자국 냉장‧냉방기기 사용실태를 전수조사해 사용시 배출계수를 설정했으며 냉매누설률은 기기 종류마다 일정기간 중 냉매충전량과 사고고장의 발생률에 대해 샘플링 조사를 실시해 설정했다.

배출량 산정은 티어2a 방법론으로 냉장‧냉방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해 용도별 세분화 결과를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로 제출한다.

2008년 경제산업성 실태조사를 통해 업무용, 고정용 공조기의 새로운 배출계수를 적용했으며 2017년부터는 인벤토리 심사결과(ARR) 배출량 통계 투명성 및 비교가능성 향상을 위해 냉장‧냉방 전 부문 제조·사용·폐기·회수의 활동량·배출량을 분할 보고토록 권고하고 있다. 2018년 사용시 누출률 재검토 조사를 진행, 2021년 사용시 누출율 재검토를 실시했다.

미국, 2036년 HFC 85% 감축 의무화
미국은 2021년 NDC를 통해 2005년 배출량대비 50~52% 감축을 목표로 수립했다. 전체 인구의 55% 및 GDP의 60%를 차지하는 24개주가 협의체 ‘Climate Alliance’를 구성해 HFC 감축 계획안을 자체 적용하거나 개발 중이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적극적인 주 중 하나로 2023년까지 2013년대비 40% 감축목표를 발표했다.

2020년 12월에는 ‘미국혁신 및 제조법(AIM Act)’을 제정해 2036년까지 HFC 85% 감축을 의무화해 제조 및 수입제한은 2025년 1월1일부터 시행되며 판매 및 유통금지는 2026년 초 시행될 예정이다.

2023년 건조기와 창문형 에어컨에서 2026년 시스템에어컨까지 GWP 750 이하의 HFC만 허용하며 냉동‧냉장은 2022년 1월부터 GWP 150 이하로 제한한다. 대표적인 미국기업인 ‘코카콜라’는 전 세계 코카콜라 자판기와 냉장고를 HFC-Free 쿨러로 대체했으며 2014년 한 해에만 525만톤의 CO₂ 배출을 줄였다.

배출량 산정방식과 관련해 미국은 제조‧설치, 사용, 폐기시 배출로 구분해 산정하며 냉장‧냉방분야 하위 19개 용도로 구분해 용도별 특성에 적합한 사용기간과 단계별 배출계수를 적용한다.

韓, 냉매관리 선진국 추격전략 개시해야
전 세계가 냉매를 필두로 한 F-gas 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다른 선진국에 더이상 뒤처지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향후 2022년 개정된 HS코드를 기반으로 HFCs 물질별 하위코드를 부여함으로써 가스별 수출입 통계의 정확성을 제고하는 한편 2024년 IPCC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제출을 대비해 HFCs 용도별 생산‧제조‧판매실적 등 신고 시 용도 세분류 포준화를 통해 하위용도에서 사용량 정확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정책방향성을 시장에 선제적으로 공개함으로써 산업계의 의견을 취합하는 한편 불확실성을 경감해 시장안정성을 도모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해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냉매관리를 통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냉동‧냉장‧냉방설비 및 단열재 발포제산업의 선진화를 도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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