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

“고품질·저비용 ‘CA컨테이너’ K-농산물 수출 활성화 이끌 것”
수출비용 항공수송대비 20~30%·70차례 품질유지 실증

2024.02.06 18:40:31

우리나라 2022년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15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2016년 8억3,300만달러대비 약 2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와 함께 물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항공수송은 물류비가 많이 들며 선박으로 이동할 때는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15년 세계무역기구 (WTO) 10차 각료회의 이후 8년간 유예됐던 개발도상국 대상 수출물류비 지원 폐지가 본격 시행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우회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대안으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시에이(CA) 컨테이너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CA컨테이너는 온·습도, 산소, 이산화탄소 등 대기환경을 조절하는 CA저장기술을 농산물 수송컨테이너에 적용한 것이다.

농촌진흥청 소속 국립연구기관인 원예특작과학원은 원예특작산업 지속적 발전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채소·과수·화훼· 인삼·약초·버섯류 등 원예특용작물 기술 개발 및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원예특작 품질 고급화 및 부가가치 향상 기술 개발을 목표로 △로열티 대응 신품종 개발 △농산물 유통 중 품질보전기술 개발 △병해충 예방·방제 연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지현 농업연구사는 2006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입사해 수출 원예특용작물들 수확 후 관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저장온도가 유통 중 품질에 미치는 영향, 농산물 수확 후 품질관리기술 등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 신선농산물 CA컨테이너 최적환경조건 설정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지현 농업연구사를 만나 CA컨테이너 도입배경과 특징, 운영방안 등에 대해 들었다.

❙ 시에이(CA) 저장기술은
CA(controlled atmosphere) 기술은 저장 공간에 산소,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호흡과 생리대사를 낮춰 초기품질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품질관리 기술 중 최상위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특수설비가 필요한 기술이다.

❙ CA 컨테이너 도입 배경은


신선농산물 수출 시 품질이 쉽게 나빠 지는 품목은 물류비가 비싸더라도 항공으로 수출하는 비율이 높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올해는 수출물류비 지원 중단으로 선박을 이용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현장에서는 선박수출 기술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수송기술 중에서 가장 고도화된 기술인 CA컨테이너를 도입해 항공 수송을 대체할 기술과 좀 더 거리가 먼 국가도 수출가능한 선박수출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 CA 컨테이너 특장점은
CA컨테이너는 일반(리퍼)컨테이너와 달리 밀폐도가 높고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는 장치가 컨테이너에 장착돼 있어 농산물을 수송하는 동안 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장거리로 수출하거나 잘물러지는 바나나, 아보카도 등의 과일에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적용 사례가 전혀 없었다. 이는 원예작물 품목 마다 효과가 나타나는 농도가 달라 잘못된 농도를 설정했을 때 오히려 장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장에서는 사례가 없는 품목에 대해 활용하기가 어려웠다.

현재 개발하는 CA컨테이너 활용기술은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의 최적 CA 수송조건을 설정하고 실증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품목별 최적 CA조건, 수송가능기간, 품질유지기간, 혼합품목조합 등 실험을 통해 확립하고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수출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2023년 20여개 품목에 대해 최적의 CA 조건과 여러 품목을 혼합했을 때의 환경 조건을 설정하고 70여차례에 걸쳐 실증했다.

먼저 3월에 딸기(금실), 포도(샤인머스 켓), 만감류(한라봉, 천혜향), 새송이, 고구마, 토마토 등 7종을 한꺼번에 배에 실어 홍콩으로 수출한 결과 모든 품목의 품질이 선적 당시 상태와 별반 다르지 않게 유지됨을 확인했다.

또한 5월에는 고구마 태국수출, 9월에는 캠벨얼리포도 호주수출을 처음 시도했는데 두 번 모두 품질이 그대로 유지되고 현지 선호도도 높아 안정적인 선박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CA컨테이너는 대기환경을 조절할 수 있도록 이미 만들어져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기술은 각 품목별로 연구해 확립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CA컨테이너를 활용해 주도적으로 수출한 적은 없었으며 특히 혼합품목 조합으로 CA를 활용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예작물별로 CA저장조건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결과들이 있긴 하지만 주로 장기저장 조건이었다. 수출시 컨테이너에서 활용할 경우 수송기간, 온도 등도 고려 돼야 하며 혼합품목 조합 시 장해가 나타나는 조건 등 수출기술에 맞춰 CA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올해부터 정부지원을 받아 CA유통지원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앞으로 선박 수출기술 개발과 패키지기술 현장적용과 관련된 지원사업이 더욱 필요하다.

❙ 도입 후 기대효과는
물류비는 수출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홍콩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항공대비 일반컨테이너는 약 10%이며 CA컨테이너는 약 20%수준이다.

일반컨테이너보다 CA컨테이너가 2배 정도 물류비가 높은 편이나 현지에 도착 했을 때 손실률이 다르다. 손실률에 따라 CA컨테이너 경제성이 확연히 차이난다. 이에 따라 현장에서 실증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 중량이 높은 것은 항공으로 보낼 때 농산물 가치보다 물류비가 높아 어려움이 있는데 이런 경우 CA컨테이너가 품질은 유지하면서 물류비를 80% 가량 낮출 수 있는 최적의 기술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보다 장거리로 수출하기를 원할 때는 일반컨테이너는 불가능할 수 있어 CA컨테이너가 대안이 된다.

❙ 2024년 주요사업 및 중장기 비전은
수출에 적합한 유통포장상자 개발 및 전처리기술 등 장거리 선박수출 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선도유지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CA컨테이너 수송기술과 각 품목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며 복합적으로 적용해 안정적인 품질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농산물이 수출되는 동안 컨테이너 내부환경(온도, 습도, 산소, 이산화탄소, 에틸렌, 진동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품질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찾아낼 수 있도록 IoT기술과 연계해 원격제어기술을 접목하는 등 스마트 컨테이너 연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jhkim@coldch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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