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종철 연세대 패키징및물류학과 교수

“플라스틱 대체 고성능 해양생분해성 종이포장재 개발”
생산·유통·폐기 전 과정 친환경 패키징 소재 연구

2024.08.06 15:35:02


포장은 상품의 유통·물류과정에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소비자에게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요건이다. 포장을 통해 소비자들은 먹거리, 생활소비재, 산업활동에 필요한 원자재나 완제품 등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배송받을 수 있다.


상품을 효율적으로 보관하기 위한 포장재 중 플라스틱은 오랜 기간 우수한 성능과 용이한 공정, 저렴한 가격 등으로 널리 이용돼 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억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며 약 800만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돼 해양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절감과 대체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서종철 연세대학교 패키징및물류학과 교수, 명재욱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플라스틱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해양 생분해성 고성능 종이포장재를 개발했다.


서종철 연세대 교수는 다년간 산업체 경험을 지닌 포장재 전문가로 유통, 사후 폐기까지 모든 과정을 고려한 패키징 소재와 기법을 연구하고 있다.


서종철 교수를 만나 지속가능한 해양 생분해성 고성능 종이포장재의 개발배경과 우리나라 콜드체인 패키징시장 현황 등을 들었다.


▎해양 생분해성 고성능 종이포장재는

이번에 개발된 해양 생분해성 고성능 종이포장재는 고차단성, 높은 수분저항성, 우수한 기계적 강도, 재활용성 및 생분해성 등의 특성을 가지는 소재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비닐알코올(polyvinyl alcohol)에 붕산(boric acid) 등을 이용해 필름을 제작했으며 이를 종이에 코팅해 구현했다. 


주재료인 폴리비닐알코올은 매우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소재로 간단한 공정으로 소재의 개질이 가능하며 기존 종이코팅 공정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식품, 농산물, 의약품 등 고차단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며 자연환경에서 생분해되는 저독성 물질로서 플라스틱 포장재의 지속적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양 생분해성 고성능 종이포장재 개발배경은

플라스틱 소재가 포장산업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원료 대부분 석유계원료를 사용하며 토양이나 해양에서 분해성이 매우 낮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으로 새로운 소재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종이 소재는 높은 재활용성과 생분해성 등의 특성을 지녀 골판지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수분 저항성, 수분 및 산소 등의 기체 차단성, 강도, 열성형성이 없기 때문에 포장소재, 특히 식품 등의 포장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폴리에틸렌(PE) 등을 적층해 사용하고 있지만 종이가 가지고 있는 재활용성과 생분해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환경오염을 심화시킬 수 있다.


포장재의 식품포장 적용에 있어 여러 특성 중 수분과 산소의 차단성에 대한 요구가 매우 크다. 안타깝게도 수분과 산소는 투과 메커니즘이 다르며 화학적으로는 반대의 특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수분과 산소 차단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재료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 개발된 종이포장재는 고찬단성 소재개발을 위한 고분자 구조설계 및 개질, 복합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생분해성과 산소차단성이 탁월한 플라스틱인 폴리비닐알코올에 다양한 가교물질을 도입해 수분 저항성을 향상시키고자 노력했다.


최적의 가교결합이 가능한 물질과 농도개발에 성공했으며 동시에 물리적 강도, 종이의 단점인 다습한 환경에서도 높은 강도 유지, 생분해성 발현을 확인했다.


연세대 패키징소재연구실과 명재욱 KAIST 교수팀과의 협업으로 진행했으며 연세대는 폴리비닐알코올을 기반으로 한 분자설계, 개질 기술, 복합화 기술중심의 소재개발에 집중했으며 KAIST는 개발소재의 생분해도와 생체적합성을 심층 검증했다.


▎우리나라 콜드체인 패키징소재시장 현황은

국내 콜드체인 패키징 소재시장은 친환경 포장소재로의 전환이 주요 트렌드다. 단열소재 측면에서 일회용 EPS를 다회용 단열소재로 대체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EPP, VIP, 에어로겔 등의 물성이 우수한 소재들이 각광받고 있다. 


또한 0℃ 상변화소재 측면에서도 환경문제로 인해 기존 고흡수성 수지(SAP)를 사용한 아이스팩에 폐기물부담금을 부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분해성 고분자나 자연유래 고분자와 물을 이용한 높은 온도 지속시간을 가지는 상변화물질 연구개발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20℃와 5℃ 등의 다양한 온도대역에 적합한 상변화물질을 찾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온도대역에서 높은 잠열과 긴 온도 유지시간, 안전성이 확보된 상변화물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징 보급 방안은

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징 보급의 장애요인으로는 높은 초기비용, 규제 및 정책, 공급망 관리의 복잡성 등이 있다. 또한 친환경기술에 대한 소비자 인식 부족도 있다. 특히 재사용박스를 이용한 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징의 경우 소비자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소비자의 협력에 따라 재사용 횟수 증진, 공급망의 효율적인 관리 등이 가능해진다. 


이는 결국 기업의 비용지출 최소화와 국가의 표준화 정책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징의 보급을 위해서는 소비자 인식구축이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으며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함께 노력해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며 친환경 패키징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향후 연세대학교 패키징소재연구실 R&D 계획은

국내 유일 4년제 패키징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패키징산업 발전과 국내 패키징산업 글로벌화를 위한 연구개발 및 정책제안 등의 임무가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패키징은 생산부터 소비 및 폐기 전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을 보호하고 보존하기 위해 적절한 포장소재와 기법이 필수다. 적절한 포장소재를 위해서는 성능과 가격적인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포장연구는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한 응용 및 실용화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국내 포장산업의 경우 몇몇 대기업도 있지만 중소기업 중심 산업구조다. 현재 연세대 패키징 및 물류학과는 100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다. 중소기업과 산·학협력을 바탕으로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R&D 개발을 진행하고자 한다. 특히 고차단성, 항균성, 친환경 기능성 소재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jhkim@coldch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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