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성호 서울대 환경계획학과 조교수

“전기화물차 확대 걸림돌 충전인프라·비싼 차가격”
전기화물차 도입기⋯ 화물차주 인식변화 필요

2024.02.06 17:54:29

2023년도 국토교통부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시장에 등록된 화물차는 약 11만 대다. 이중 9만대가 비사업용이며 2만대가 사업용이다. 국내 등록된 전기차는 총 48만대 정도이며 약 20% 이상을 화물차가 차지하고 있다.


전기화물차가 늘어난 만큼 전기화물차 충전인프라 문제가 최근 발생하고 있다. 결국 전기화물차의 주요 경로에 충전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전기화물차 확대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성호 서울대학교 조교수는 한국교 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화물교통, 물류, 지속가능물류, 교통물 류신기술을 연구하며 환경대학원 환경계 획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허성호 조교수를 만나 전기화물차 보급 현황과 충전인프라 해결법에 관해 들었다.

❙ 물류업계에서 전기차 증가 이유는
전기화물차 도입은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춰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기존 디젤트럭의 경우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 소음발생 등 문제도 있었 다. 이런 부분에 전기화물차가 도입되면서 생활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소형화물트럭을 중심으로 전기 화물차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증가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초창기 시장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영업용 번호판을 함께 지급하면서 많은 구매가 발생했다. 다음으로 보조금으로 인해 차량가격이 기존 디젤트럭과 큰 차이가 없어지며 충전비용이 기존 연료비보다 낮다는 점도 작용했 다. 이와 함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전기화물차 도입이 긍정적으로 고려됐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전기화물차의 판매가 증가하는 새로운 추세도 볼 수 있다.

❙ 현재 전기차 화물운송시장을 평가한다면
도입기이자 가장 중요한 시기로 사업자 및 화물차주들의 전기화물차에 대한 인식변화가 앞으로 보급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확인되는 여러 문제점을 어떻게 빨리 해결하는지가 결국 에는 국가 NDC 달성에도 영향을 미치게될 것이다.

❙ 전기차 도입에 가장 어려운 점은


가장 큰 문제는 전기화물차 충전에 대한 인프라 부족이다. 기존 충전공간이 대부분 승용차 충전을 고려해 설계됐기 때문에 여러 면수를 차지한 채 충전을 해야 하는 화물차는 이용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기술적인 문제로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한계로 지적된다. 이외 경제적 문제로는 아직까지 비싼 가격이 문제다. 현재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지만 기존 이용자들이 교체까지 고려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인프라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은
사실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급대수대비 전기차충전기 평균대수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전기 부족문제가 자주 언급되는 최근 상황을 볼 때 인프라를 무턱대고 늘이는 것이 답이 아니다. 우선 이미 보급된 충전기들의 위치가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으며 유지가 잘 되지 못하는 곳도 다수 있다. 충전기위치 등 관련정보 부족 문제도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중심으로 충전기 상태나 위치를 제공하는 사업을 통해 정보부족 문제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기존 인프라 개선과 함께 신규 인프라 설치는 단순히 충전기 보급 대수 확대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위치에 적절한 충전환경으로 설치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 향후 콜드체인 전기화물차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는가
콜드체인의 경우 상시 적재함 내 정온 환경을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초기 개발된 냉동·냉장 전기화물 차의 경우에는 상온 주행 시 보다 정온 주행 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행용과 정온유지용 배터리를 각각 설치한 화물차를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물류기업들의 사업환경, 사회적 요구 등이 전기화물트럭 전환을 점점 더 많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콜드체인시스템에서 전기화 물차 이용도 함께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 정부보조금 효과가 큰가
전기화물차 도입 속도에는 특히 비용 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초창기 전기 화물차 보급속도가 빨랐던 것도 결국 보조금이 반영된 저렴한 가격, 시장가치가 높은 영업용 번호판 지급, 저렴한 충전비 용처럼 비용적인 요소들이 있었기에 가능 했다. 아직까지 보조금이 없을 경우 전기 화물차 구매비용이 유사한 능력의 내연기관 트럭들 보다 높은 것을 고려할 때 구매 보조금 인센티브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비용 인센티브는 구매할 때 비용뿐만 아니라 소유하고 운영할 때의 비용까지 모두 고려한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설계되고 공급돼야 할 것이다.

❙ 전기차도입 활성화에 따른 영향은
물류부문에 전기화물차가 더 많이 도입되면 국가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며 대기오염, 소음과 같은 문제들도 절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온실가스 간접배출량을 고려 하도록 각국의 산업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제조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산업계에서는 매연과 먼지를 내뿜는 화물차의 이미지로 대표되는 물류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충전소 문제, 장거리운영의 불편함 및 이로 인한 화물유치 제한 등 문제도 적극적인 기술적, 정책적 개선이 없는한 심화될 것이다.

❙ 전기차 도입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해야할 일은
전기화물차를 구매하고 사용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되는 인센티브제도에 대해 전기차가 활성화되는 적절한 시점까지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평균적으로 더 많은 주행거리를 갖는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는 것도 물류산업계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필요한 일이다. 기존 충전시 설들에 대한 개선이 병행돼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정부 정책이 앞으로도 계속 전기화물차를 장려하고 운영환경을 더 개선할 것이라는 확신을 줘 구매자들이 안심 하고 전기화물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김정현 기자 jhkim@coldch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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