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규승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전기화물차 업계간 협력체계 구축 보급 방안 공유해야”
전력소모 높은 콜드체인 전기화물차, 전용기술개발 필요

2024.02.06 17:54:57

한국교통연구원은 교통정책·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교통정책, 기술에 관련된 국내외 각종 정보를 수집·조사·분석해 이를 널리 보급함으로써 교통분야 발전에 기여 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김규승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물류연구본부 물류시장·산업혁신연구팀 에서 근무 중이며 정책수요 대응형 물류 빅데이터 체계구축 및 실용화방안, 운전자 운행행태분석을 통한 사업용화물차 안전 관리방안 등을 연구해왔다.

김규승 부연구위원을 만나 글로벌 전기화물차시장 현황과 콜드체인시장에서 전기화물차 도입 활성화 방안 등을 들었다.

❙ 화물전기차 보급 장애요인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장애요인은 화물자동차 전용 충전인프라 부재다.

정부에서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충 및안전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전기 화물자동차 충전기 1만대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세부 추진계획은 부재한 상황이다. 화물자동차의 운행특성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로드맵이 우선 이뤄질 필요가 있다.



산업환경측면에서는 관련산업간 협력 체계를 통해 기술개발 및 보급 활성화 방안을 공유해야 한다. 국내의 경우 민·관협 력체계만 일부 활성화돼 있을 뿐 민간차 원에서 산업간 협력체계 조성은 미비한 실정이다.

민간차원의 협력은 기업간의 협업으로 일부 이뤄지고 있다. 쿠팡은 기아와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기반차 량)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적재 효율을 높인 도심물류 맞춤형 차량개발을 위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친환경 화물자동차 보급을 위한 기업간 협업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산업간 협력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전기화물차는 보급 초기단 계로 금융, 보험, 정비 등에 대한 지원산 업이 아직 체계가 정립되지 않았다. 사업용 화물자동차는 높은 초기 구매비용으로 관련 금융상품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전기화물차를 전문으로 수리할 수 있는 시설의 접근성 확보가 중요하며 사고 발생 시 배터리교환금액 등의 금전적 손해가 크게 발생하므로 관련보험상품 개발도 필요하다.

경제적 장애요인은 내연기관 차량대비 여전히 높은 초기구매비용이다. 소형 전기화물차의 평균구매비용은 2,669만원 으로 경유 화물자동차대비 약 24.5%(526 만원) 높은 수준이다.
전기화물차의 출고가격이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수준까지 인하 되지 않는다면 전기화물차 보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 전기차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는
국내 도로화물운송업은 택배업을 제외하고 기업체당 매출액은 평균 1억2,800만원 수준으로 매우 영세한 시장이다. 또한 운수업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이 1인차주 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기업체에 소속돼 있는 차주도 90% 내외가 지입차주로 구성돼 있으며 실제 차량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차주는 개인사업 자가 대부분이다.
이와 같이 운송업의 영세성과 더불어 차량을 실제 구입하고 운영·관리하는 주체가 개인이므로 전기차 구입비용에 대한 부담, 차량의 운영·유지 신뢰성 등에 의한 개개인의 전기차 수용의도가 낮기 때문에 다른 운송수단대비 전기차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 해외 물류부문 전기차 도입사례와 시사점은
해외의 경우 소형뿐만 아니라 중·대형 부문에서도 전기화물차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 화주기업에서는 중·대형 전기화물차 도입을 시작하고 있다. 펩시의 경우 테슬라 세미를 도입해 2023년부터 배치·운영 중이다.

중·대형 전기화물차 주행거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제작사에서는 자체적 으로 전기충전소를 일정 거리마다 설치하는 등 충전인프라 접근성을 향상할 계획이다.

2021년 다임러트럭, 볼보그룹, 폭스바 겐의 대형트럭사업부인 트라톤이 전기 상용차용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고 주행거리가 긴 상용차 전용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합작 사는 충전소간 거리를 20~30km 간격으로 유지하면서 중·대형 화물차 운행특성을 고려해 인프라 구축계획을 수립 중이다.

빠른 충전이 필요한 고속도로 휴게소에 는 800kW~1.2MW 급 초급속충전기를 중심으로 설치 하고 비교적 충전 시간이 여유로운 물류거점 및 차고 지에서는 저속충 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 화물전기차 보급확대 방안은
구매보조금 등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보급 초기단계에서는 전기화물차에 대한 실이용자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관리·운영 신뢰도를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전기화물차에 화물을 적재 하고 운행할 경우 연료소비율이 급격히 저하되고 동절기에는 더욱 큰 격차가 발생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자 동차 규칙’ 연료소비율기준에서 화물자동 차의 적차상태주행 및 동절기환경주행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법·제도 개선을 통해 전기화물차 이용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

한편 국내 중·대형 화물자동차의 약 28%가 수입화물차이며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는 대부분 유럽의 제작사들이다. 그러나 유럽과 국내의 자동차 전폭기준(국내: 2.5m, 유럽: 2.55m)이 달라 수입할 수 있는 모델이 한정적이다. 이로 인해 최근 출시 하고 있는 중·대형 전기화물차 일부는 국내 규정에 따라 수입할 수 없다. 전기화물차 소비자 차종선택의 폭을 넓히고 가용 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폭기준 완화 등 관련규정 개정이 필요하다.

❙ 콜드체인 전기화물차 현황과 활성화 방안은
코로나19 이후 신선식품 배송에 대한 시장규모도 확대되고 있어 콜드체인 시장에서 전기화물차 활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쿠팡, SSG닷컴, 이마 트몰, 마켓컬리 등 다양한 기업에서 신선 식품 배송을 확대하고 있으며 ESG경영과 맞물려 전기차 도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다른 화물자동차 운송시장대비 전기화물차 보급에 있어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콜드체인부문 전기화물차 보급 활성 화를 위해서는 콜드체인 전용 기술개발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콜드체인에서 활용되는 화물차는 오픈형 적재함구조가 아닌 탑차형태 차량이 대다수로 적재함 내부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장·냉동기기가 추가적으로 설치된다. 이로 인해 차량의 총중량이 일반 화물차대비 높은 편이며 냉장·냉동기기 가동을 위해 일반적인 전기화물차대비 전력소모가 많다. 콜드체 인부문에서 안정적인 전기화물차 운영을 위해서는 적재함 경량화, 단열성 확대 등전력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특장기술이 함께 개발돼야 할 것이다.
김정현 기자 jhkim@coldch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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