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징 성장⋯기술·정책·사회적 협업 필요

재사용 패키징 저변확산으로 물류비용 절감
포장제품 요구 맞춘 최적성능 포장재 사용
디지털 데이터 기반 콜드체인 효율성 확보

2024.06.17 19:44:36



콜드체인은 선진국일수록 성장하는 시장이며 패키징분야 역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패키징 분야는 최근 △제약산업 확장 △부패하기 쉬운 상품의 글로벌무역 증가 △소비자 생활수준 향상 △신선식품 온라인유통 활성화 △패키징기술 발전 등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콜드체인 패키징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00~250억달러로 추정되며 연평균성장률은 약 10~15%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콜드체인 패키징시장 역시 글로벌 추세에 맞춰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포장재, 단열재, 냉매 등으로 소비되는 폐기물 배출량도 늘어나며 일회용포장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국가적 의무가 커지고 소비자의 관심이 증폭되며 관련된 법규나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과거 기업이미지 등을 위한 마케팅 대상이었던 친환경 포장을 이제 제품의 기획단계부터 상품개발을 위한 필수 고려대상으로 삼으며 원자재, 설계, 생산, 물류, 유통, 폐기 등 포장의 전 과정에서 철저하게 분석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ISO 친환경 표준 사전분석·대응책 강구
2013년에 제정·공포된 8개의 ISO 친환경 포장표준에 공통으로 내재돼 있는 개념은 포장은 폐기물이 아니라 소중한 순환자원이라는 것과 사용 후 포장에 대한 효율적 가치창출이다.

특히 LCA(Life Cycle Assessment: 전과정평가)측면에서 1회용보다 재사용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시스템구축에 대한 제도적, 정책적 연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U는 친환경포장과 관련해 2004년 포장과 포장폐기물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6개의 EN표준을 완성해 국제 표준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일본은 EU지침을 기반으로 2000년 일본자체표준을 완성하며 아시아 각국에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하며 2008년 6개의 아시아 친환경 포장표준을 완성했다.

우리나라는 신선물류기술 중 포장기술 및 시험방법에 대해 ISO TC122(packaging)에 WG16(Controlled temperature product packaging)을 설립하며 온도민감성 소화물포장 및 의약품포장에 대한 표준 3건을 개발했다. 또한 무인화를 대비한 배송서비스에 대한 표준, 물류과정에서 온도관리에 대한 보관 및 운송 중 확인과 검증프로세스 표준도 제안했다.

또한 KS 국가표준을 통해 정온수송포장(KS T1380, 1381)에 대해 택배서비스용 정온포장용기에 대한 일반사항 및 시험방법을 2018년 고시했으며 신선물류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가이드라인과 바이오의약품 물류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향후 친환경 포장 ISO 표준이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적용될 전망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 표준을 면밀히 검토해 KS화하며 각 분야에 미칠 영향을 사전분석,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국내실정과 법규 등이 친환경 포장설계 및 평가, 시스템 표준화기술 및 내용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스템이나 정의 등 기술 외적인 표준이 함께 설정돼야 한다.

친환경 포장, 품질유지·환경보호 모두 고려
국토교통부는 2021년부터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배송·인프라 혁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온도민감성 화물의 안전과 생활폐기물 감축을 위한 신선물류 포장기술 및 시스템 개발’ 과제를 진행 중 이다. KCL 주관으로 온도관리가 필요한 모든 신선물류의 순환시스템을 개발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용기를 개발하고 있다.

△순환물류포장(RTP: Returnable Transport Packaging)기술 △재사용이 가능하고 표준화된 용기(신선물류용, 상온용) △ 순환물류(회수, 추적, 보관 등)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테스트베드 구축 및 실증이 포함 됐다.

김종경 KCL 수석이 총괄하며 △한국파렛트풀 △유로지스넷 △써모랩코리아 △ 연세대 등이 참여해 2021년 4월부터 2026 년 12월까지 총 5년 9개월동안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식품 및 바이오 콜드체인 패키징은 ISO 22000, WHO가 제정한 GMP, 미국 FDA 에서 적용하는 cGMP(Current GMP) 및 PIC/S 등의 기준에 따른 시설 및 제조·검증의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시행하고 있다.

식품 및 의약품 포장재질의 선택기준은 신뢰성, 온도범위, 포장크기, 비용, 친환경성 등이다. 식품의 경우 적절한 포장이 돼 있으며 가정에서 냉장(4°C 기준) 및 냉동(-18°C 기준) 기준으로 보관기일을 준수 하는 것을 전제로 한 안전기준을 미국 FDA 에서 권고하고 있다.

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징은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반복사용 가능한 설계로 폐기물은 줄이며 자원절약에 기여하는 재사용성 △사용후 손쉽게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제작된 재활용성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는 생분해성 소재 △인체와 환경에 안전한 유해화학물질 미사용 △제조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 에너지효율성 등의 특성을 갖춰야한다.

표준화 재사용 패키징·기업간 공동운영
반복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패키징인 재활용 및 대체용기, Returnable 패키징용기는 폐기물을 줄이며 자원을 절약하는데 기여한다.

특히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증가로 인해 이커머스기업에서는 다회용 보냉가방이나 박스를 도입하며 일회용 포장재 감축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다회용 보냉가방 사용확대를 유도하며 손상되거나 오염된 다회용 보냉가방을 수선 및 세척해 지속적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컬리는 2021년 상품을 안정적이며 위생적으로 담을 수 있는 재사용포장재 ‘컬리퍼플박스’를 선보였다. 퍼플박스는 상온 28°C 기준으로 냉장제품은 약 12시간 동안 10°C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냉동 제품은 약 11시간 동안 -18°C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외부는 내구성과 오염방지에 강한 나일론 소재에 방수코팅을 적용했으며 내부는 제품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토이론 소재를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소재를 사용한 만큼 무게는 135g에 불과하다. 컬리는 퍼플박스 도입 100일만에 종이 박스 106㎡, 비닐 7.4t, 냉매 1만7,000㎥ 등의 절감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SSG는 일회용품 사용개선을 위해 새벽배송 보냉가방 ‘알비백’을 도입했다. 저온제품 배송 시 사용되는 스티로폼 박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최대 9시간까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SSG는 2019년 새벽배송서비스에서 알비백 도입 이후 2달만에 스티로폼박스와 아이스팩 등 일회용 포장용품 약 80만개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신선식품 배송에 재사용이 가능한 프레시백을 도입했다. 2020년 수도 권을 중심으로 처음 도입했며 2021년 연간 약 1억개의 스티로폼박스 사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품을 직매입하고 직고용된 배송직원들이 전국의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End-to-End 배송시스템을 갖춰 프레시백 포장 및 수거와 세척 등 모든 재사용 과정을 유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배송센터에 프레시백 전용 세척기와 전담 인력을 배치해 살균 및 세척 처리하고 다음 배송 때 재사용하고 있다.

이커머스기업 외 콜드체인 패키징 전문기업들도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다회용 포장용기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보냉기능뿐만 아니라 스마트솔루션을 더해 데이터로거 등 센서로 온도관리와 위치추적이 가능한 제품들을 출시 중이다.

한국컨테이너풀의 COCON은 신선식품 최적화 스마트 보냉컨테이너로 일회용품을 대체하며 신선도 관리가 용이하다. 배송 중 신선도 유지를 위해 스마트 온도 모니터링기능을 내장했으며 자원순환을 위한 친환경 제품설계 및 운영방식을 적용했다. 스마트폰으로 NFC센서를 태그하면 박스 안쪽의 IoT센서를 통해 측정한 내부온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박스를 열지 않아도 돼 보냉에 더욱 유리하다.
또한 기업에서 개별 물류기기를 보유 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임대해 재사용하는 풀링시스템을 적용해 다회용 배송박스 관리문제를 해결했다.

콜드체인 패키징 전문기업 써모랩코리아는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P)의 친환경완충재 발포 폴리프로필렌(EPP)을 활용해 최대 500kg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포장재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상단에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부착해 택배배송 시 버려지는 종이송장 대신 전자송장을 사용해 폐기물을 줄였다.
또한 99% 종이로 이뤄진 친환경 패키지 에코라이너를 개발했다. 폐종이를 활용한 내부 단열재를 ‘ㄷ’자 형태로 골판지박스에 삽입하도록 만들어 우수한 단열성능과 친환경성을 갖췄다.

많은 기업에서 친환경 패키징에 대해 소재 및 디자인을 혁신하며 내구성 강화와 경량화를 실현, 반복사용에도 견딜수 있도록 패키징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이커머스 대기업에 국한된 측면이 있어 재사용 패키징 활성화를 위해서는 저변확산을 통한 원가절감과 규모경제 실현해야한다.

김종경 KCL 수석은 “친환경 패키징 활성화를 위해서는 표준화된 패키징에 대한 재정지원 및 세제혜택, 표준화 촉진으로 시장신뢰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라며 “공동구매 및 운영으로 초기비용 절감, 구매 대신 임대 및 구독서비스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이 방법”이라고 밝혔다.

기술지원·친환경인증·규제제도 구축
신선식품의 안전한 배송을 위한 고려 사항은 배송용기 외에 냉매가 있다. 냉매는 드라이아이스, 액화질소, 아이스팩 등이 있으며 최근 상변화 물질(PCM)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상변화 물질의 경우에는 다양한 온도 대를 가진 특성을 지녀 냉동에서 상온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의 보관, 운송에 적용 되고 있으며 의료·바이오용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이에코랩은 친환경 아이스팩기업으로 고흡수성수지(SAP) 아이스팩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젤아이스팩과 친환경 냉동팩 등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SAP아 이스팩은 환경폐기물 부담금이 발생하는데 아이에코랩 젤아이스팩은 SAP가 포함돼 있지 않아 환경폐기물 부담금이 없어 경제적이다.

그린어스는 냉매제 전문기업으로 친환경 PCM과 친환경 젤아이스팩을 자체개발해 드라이아이스를 대체하며 자연친화적 으로 생산해 환경오염을 극소화했다. 친환경 PCM은 드라이아이스와 같은 성능을 지니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11°C 이내 에서 동결 및 해동이 시작됨에 따라 물류 센터 냉동창고에 보관하면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편리성이 있다.

최한나 그린어스 대표는 “가격절감만 고려한 상품이 아닌 친환경 위주 상품으로 시장이 변화해야한다”라며 “대기업들에 의해 시장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아닌 제조사가 대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적정한 시장가격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패키징을 위해 해결해야할 이슈는 과잉포장 문제도 있다. 제품을 보호 하기 위해서 시도되는 과잉포장은 환경 적,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모두 고려해야한다.

이를 위해 제품에 맞춘 적정 패키징으로 불필요한 여유공간을 줄이며 포장제품의 요구사항에 맞춘 최적화된 포장재가 필요하다. 또한 다회용기 및 모듈형 패키징 솔루션 개발로 패키징설계를 개선해야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트윈 및 시뮬레이션 으로 자동화를 통한 공정효율성을 높이며 배송 중 발생하는 에너지절감을 위해 경량소재를 사용한다. 재활용, 재사용이 가능한 소재나 생분해성 소재를 적용해야 한다.

UN에서는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에 대해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밝혔다.

콜드체인 친환경 패키징은 미래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시키지 않고 현재세대가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를 위해 포장재기업의 기술적 해결 외에도 친환경 패키징에 대한 정부정책과 최적패키징을 위한 기술지원, 콜드체인 패키징에 적합한 인증 및 규제제도 구축을 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포장재 사용량과 효율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개선점을 도출해야 한다.

이외 사회적으로도 정부, 제조, 유통,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업이 필요하다. 소비자에 친환경 콜드체인 패키징의 장단점, 재활용 및 재사용방법 교육 등으로 소비자가 환경을 고려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며 패키징 공급기업과 유통 및 물류기업간 협력으로 친환경 포장재 개발 및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김정현 기자 jhkim@coldcha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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