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트렌드키워드로 △옴니보어 △공진화전략 등이 꼽혔다. ‘옴니보어’는 소비 전형성이 무너지며 연령·성별·자산규모 등에 상관없는 ‘잡식성’ 소비트렌드를 말한다. ‘공진화전략’은 서로 다른 산업이나 업종 및 기업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계를 맺어 성장전략을 모색하는 방향을 뜻한다. 2025년이 시작되면서 언급됐던 이와 같은 키워드들이 최근 이커머스와 물류시장의 현황을 미리 예견한 듯 하다.
최근 소비자는 내게 더욱 알맞은 소비형태와 상품을 찾아 소비를 택한다. 충성고객이 되기보단 멀티채널을 사용하며 비용과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찾는 것이다. 당일배송·휴일배송·시간지정배송·새벽배송 등 다양한 배송옵션을 선택하며 내게 최적화된 브랜드와 유통채널을 찾아나선다.
이런 패턴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유통업 및 중·소상공인 셀러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시장에선 ‘멀티호밍’이 라는 용어가 떠오르고 있다. 단 하나의 채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플랫폼을 필요에 따라 오고가며 사용한다는 뜻이다.
셀러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동시에 여러 플랫폼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며 다양한 구매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럴수록 셀러나 유통기업이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는 방대해지며 예측도 힘들어 진다.
‘속도’에 대한 경쟁도 극대화되고 있다. 국내 물류선두기업인 CJ대한통운은 2025년이 시작되면서 ‘주 7일 배송’ 시작을 알렸다. 이커머스시장을 독보적으로 장악해나가고 있는 쿠팡을 견제하면서 빠른배송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두핸즈는 한진과 협업해 ‘주 7일 도착보장서비스’를 정식 론칭했으며 파스토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 출시에 발맞춰 직영 물류센터에 한해 ‘주 7일 당일배송’을 시작했다.
휴일없는 배송경쟁과 더불어 새벽배송 시장도 확장됐다. SSG닷컴과 쿠팡은 새벽배송 가능지역을 순차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SSG닷컴은 충청·부산·대구 등 광역시 권역 중심으로 새벽배송을 확장했으며 추가확대도 검토 중이다. 쿠팡은 국내 주요 유통기업 중 최초로 제주도에 신선식품 새벽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배송속도가 소비자 쇼핑만족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 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게 됐다.
스마트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파스토의 관계자는 “이커머스시장 성장은 물류서비스 혁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며 “조사에 따르면 한국소비자 72%가 ‘배송 속도’가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소라고 답변 했으며 이는 빠르고 효율적인 물류인프라가 소비자경험을 개선해 온라인 쇼핑수요를 확대하는 핵심요인이란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빠른배송 달성, 풀필먼트 핵심
파편화된 개인의 욕구와 격화되고 있는 속도경쟁 속 이커머스시장 플레이어들은 점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무한경쟁시대속 생존을 위해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거나 브랜드가치를 고심해야하는 동시에 원활한 물류흐름마저 따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빠른 배송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품입고부터 출고까지 이뤄지는 상품 피킹·패킹·집하·분류·배송·반품 등 물류 전과정 에서 고도의 효율성이 우선적으로 추구돼야 한다. 단순히 배송만 빨라지는 것이 아닌 물류시스템 전반이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달성하기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연적이다. 최근 이커머스에 특화된 3PL서비스인 풀필먼트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소비자니즈가 개별화되며 상품단위가 가진 특수성도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뷰티상품의 경우 상품별 패킹방식이 다양하며 유통채널이나 상품 구매단위별 사은품이 같이 동봉돼야 하는 경우도 있어 물류운영 난이도가 높은 수준에 속한다.
콜드체인물류 등 신선식품은 상품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해야한다는 지점에서 더높은 난이도를 지닌다. 온도대가 무너지게 되면 상품가치를 잃기도 하기 때문이다. 상품 상하차과정 및 피킹·패킹과정도 저온환 경에서 운영돼야해 콜드체인물류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그에 걸맞는 센터구축 운영설계도 필요하다. 의약품물류는 더 까다롭다. 의약품은 온도에 더욱 민감하며 의약품유 통관리기준(GDP)이나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이 필요하기도 하다.
패킹에 있어서 운송시간에 대비한 보냉재 투입 및 적절한 포장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점점 더워지고 있는 기후상황도 콜드체인물류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상승하는 외기온도에 대응해 일정한 온도대를 유지하는 것은 결국 에너지비용 증가로 이어져 기업의 비용상승을 초래한다.
풀필먼트 선도기업인 아워박스의 박철수 대표는 “이커머스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각자의 플레이어들이 좀 더 수월하게 비즈 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풀필먼트기업의 역할”이라며 “사업자 개인의 인사이트만 존재하면 자본의 규모와 상관없이 특별히 직원을 고용하지 않으며 물류설비를 구축하지 않아도 제품과 마케팅에만 역량을 집중해 사업에 참여할 수있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풀필먼트서 비스 필요성을 설명했다.

풀필먼트 내재화 vs 아웃소싱
예측불가능하며 다변적인 시장환경에 대비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물류운영을 구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현 시점 유통기업들은 이를 직면하게 됐으며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과 물류산업의 그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이커머스플랫폼인 쿠팡과 컬리는 각각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와 컬리 풀필먼트서비스 FBK(Fulfillment by Kurly)를 운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CJ그룹과 신세계그룹 간 전방위적 협업을 기점으로 G마켓 배송 및 SSG닷컴 물류를 담당하며 3PL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포털사인 네이버의 추격도 잇따르고 있다. 3월12일 네이버는 자체 AI기술을 기반으로 개인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을 출시했다. 네이버는 기존에 물류기업과 협력해왔으며 2021년에는 스마트스토어셀러들의 물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스토·아워박스·두핸즈 등과 같은 풀필먼트기업의 연합인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를 선보인 바 있다. 네이버가 자체 쇼핑앱을 출시한 만큼 NFA 협력 풀필먼트기업의 역할도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와 테무같은 C커머스의 국내시장 진출도 이커머스기업의 물류효율화 추구를 부추기고 있다. 값싼 가격과 막대한 자본력을 가지고 들어오는 C커머스에 대항하고자 더욱 더 차별화된 서비스를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글로벌 이커머스시장규모는 2023년 기준 약 6조달러를 기록했으며 2026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9.6%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시장 또한 빠른 성장을 보이며 2023년 온라인쇼핑거 래액은 25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이커머스시장 확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쿠팡의 독주를 따라잡기 위한 네이버의 추격과 관련해 에셋헤비(Asset Heavy)·에셋라이트(Asset light)전략이 언급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벨류체인을 일원화하는 것을 택할 것인지, 파트너십을 활용해 ‘공진화전략’을 꾀할 것인지를 택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풀필먼트서비스의 내재화와 아웃소싱 갈림길이다.
이제 이커머스시장에서 풀필먼트서비스는 필수요소가 됐다. 풀필먼트서비스 내에서 경쟁력 선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디지털전환 및 첨단설비 투입 등에서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더 빠르게 대량의 물동량을 처리하기 위해 풀필먼트 기업이 자체 물류솔루션 개발 및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으며 조금 더 효율적인 운영방식을 위한 설비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콜드체인풀필먼트 선도기업 팀프레시 김찬우 COO는 “과거에는 3PL개념을 기반으로 화주사의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조금 더 경쟁력 있는 단가로 물류를 대신했다면 이제는 이커머스에 대응하며 셀러를 위한 통합운영물류서비스 개념이 강해지고 있다”라며 “물류창고와 작업자만 갖췄던 과거 물류센터모습에서 고객사·배송사와 시스템연동 등이 중요해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동 등 새로운 물류기술 적용을 통한 전문성 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콜드체인풀필먼트시장 확장가능성
특정 온도대를 유지해야하기에 취급난이도가 높은 콜드체인물류는 이커머스 시장플레이어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다. 특히 소비자의 건강과도 직결되며 더욱 세밀한 취급이 요구돼 중·소형셀러들이 더욱 진입할 수 없기도 하다. 또한 콜드체인 물류를 운영하기위해서는 냉장·냉동설비를 체계적으로 갖춘 물류센터가 필요하며 이는 곧 대규모 자본이 우선적으로 투자돼야 함을 의미한다. 즉 상온물류에 비해 콜드 체인물류가 더 큰 투자를 요구한다.
풀필먼트기업도 쉽사리 콜드체인물류에 도전하기 어렵다.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인프라를 구축했음에도 이를 이용할 고객사 유치가 어렵다면 수익성 확보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대형 식품기업의 경우 이미 물류과정을 내재화했거나 오랜시간 파트너십을 맺어온 3PL물류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트렌드를 가지고 시장에 진입한 풀필먼트기업이 시장확보에 난항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시장을 살펴보면 신선식품 등 콜드체인상품을 취급하는 이커머스 중·소형셀러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풀필먼트기업은 아직 드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차별화된 콜드체인물류솔루션을 확보 한다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박철수 아워박스 대표는 “풀필먼트서비스는 점점 온디맨드(on demand)화되고 있는데 이는 물류대기업이 태생적으로 따라잡지 못하는 영역”이라며 “물류대기업은 중후장대 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커머스시장에서 요구하는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며 특히 이러한 변화 값은 새벽배송 등이 요구되는 콜드체인물류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종합물류기업 콜로세움의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다양한 간편식·밀키트 상품이 끊임없이 출현하는 가운데 콜드체인물류분야는 인류의 식습관을 진화시키는 소비·제조트렌드와 함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다양한 입맛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동기를 자극하고자 하는 식품제조·유통사들의 경쟁은 콜드체인물류분야가 앞으로 제시해야 할 진보된 물류서비스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NFA협력사인 풀필먼트기업 두핸즈의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의류나 화장품과 같은 상품에 비해 밀키트나 식자재 등의 콜드체인제품은 ‘고객이 굳이 오프라인에서 보고 골라야 할 필요’가 낮은 카테고리”라며 “향후 이커머스내 콜드체인물류는 지속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만 유통과정에서 온도변화·위생관리 등을 세밀하게 체크할수 있는 관리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각의 개별고객사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며 온도관리 등 콜드체인에 특화된 물류솔루션 구축이 가능해진다면 경쟁이 극화되고 있는 풀필먼트서비스시장에서 또 하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

유기농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선도한 오아시스는 콜드체인에 특화된 풀필먼트서비스와 안정적인 직매입네트워크를 구축해 안정적인 흑자달성을 이뤄가고 있다.
오아시스의 관계자는 “‘새벽배송·친환경·신선식품 특화’라는 오아시스의 명확한 강점은 90%를 웃도는 높은 재구매율로 증명되고 있다”라며 “비대면 쇼핑문화가 자리잡히며 소비자들의 편의와 신선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오아시스는 신선도 경쟁력을 극대화할 콜드체인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콜드체인물류는 최근 확장되고 있는 크로스보더 풀필먼트서비스와도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일본이나 동남아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는 K-컬쳐에 대한 관심은 K-푸드로의 확장도 점쳐지고 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자료를 살펴보면 온라인쇼핑 식품거래액은 2022년 36조 1,408억원, 2023년 40조6,904억원, 2024년 47조360억원으로 집계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콜드체인시장은 2023년 약 300억달러 규모로 평가됐으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업계에 있어 식품 등 콜드체인시장은 아직 성장가능성이 존재하는 영역으로 여겨진다. 치열한 경쟁이 지속될 이커머스·풀필먼트시장 현황을 파악하며 차별화된 경쟁력확보를 위해 대응해야 할 지점이 무엇인지 기민하게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