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준호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

“다변적 지속가능 이슈풀 대응 K-물류 ESG 가이드라인 필요”
글로벌 화주사 경영 환경변화 동참… 물류기업 생존 직결

2024.10.15 13:04:30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고유사업인 기본과제로 ‘물류산업 ESG실태분석과 대응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준호 부연구위원이 총괄책임을 맡았으며 서상범 선임연구위원, 김도현 전문연구원, 권순균 연구원이 참여한다. 2024년 1월1일 시작돼 10월31일 종료되는 과제다.

이번 연구는 기업과 인류의 ‘지속가능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자 보편타당한 가치로 발전하고 있는 ESG를 물류산업 관점으로 주목했다. 현재 연구는 △ESG 관련 글로벌 규제사항 △우리나라 물류 산업 ESG경영 실태분석 △ESG 추진요인△ESG 각 항목 중요도 분석 △정책 추진 요인 분석 등이 진행 중이다. 나준호 부연구위원을 만나 물류산업 ESG실태에 대해 들었다.


▎‘물류산업의 ESG실태분석과 대응정책’ 연구목적은
현재 ESG경영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확산돼 이에 따른 투자자·소비자·정부 등 모든 사회구성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에서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기업생존과 성장의 핵심요소가 됐다. 또한 국제사회의 ESG관련 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상황이며 우리나라도 ESG 각 분야에 대한 규제및 공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번 연구목적은 총 3가지로 설정됐다. 첫 번째로 기업의 사업범위와 규모 및 수행이 필요한 규제들에 대해 명확히 인지할수 있는 ESG가이드를 마련하고자 한다. ESG관련 국제사회 규제들에 대해 지역· 단계별로 규제사항과 의무 이행의 범위와 시기를 명확히 식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속가능 스탠다드 △지속가능 이니셔티브 △글로벌 및 국내의 ESG평가 △ 공급망 실사 등 다양한 지역과 목적·범위를 가지고 있는 ESG관련 규제에 관한 프레임과 내용을 제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 목적은 ESG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물류산업의 ESG 적용 및 추진 실태를 분석해 물류기업 속성과 규모에 따른 ESG 적용 경영성과와 영향력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물류산업이 ESG 각 영역을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물류기업 속성·규모와 내·외 부요인을 고려해 ESG 각 영역의 추진 가중 치를 결정해 물류기업의 ESG경영전략 추진 우선순위를 도출한다. 도출된 ESG영역별 가중치와 경영전략 추진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물류산업 규모와 속성을 고려한 추진 전략을 구조화하며 국내 물류산업 특성에 맞는 ESG 가이드라인(K-ESG Logistics) 을 제안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물류산업이 ESG 각 영역을 추진함에 있어 국제사회와 투자자·소 비자·화주기업의 ESG관련 요구에 대응할수 있는 정책 추진방안을 마련코자 한다. 현재 우수녹색물류실천기업인증과 우수물류기업인증에서 일부 포함된 ESG 및지속가능발전관련 항목을 통합해 새로운 ESG인증제도를 마련해 물류산업의 ESG 공시 표준화 및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연구의 최종 목표다.



▎ 물류기업 ESG경영이 중요한 이유는
물류는 산업특성상 화주기업의 경영환경 변화가 산업 서비스설계 및 운영에 큰영향을 미친다. 제품을 생산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제조업과 달리 화주기업 요청에 따라 운송·보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애플과 BMW 등 해외 주요 제조기업은 생산·제조공정에 투입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 100%로 조달하는 계획을 수립했으며 공급망 내부에 있는 파트너기업들에게도 동일한 원칙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제조기업에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기업과 해당 물류기업의 상·하류에 연결된 물류기업들 역시 화주기업의 경영환경 변화에 동참해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과 EU 등 주요 경제권의 ESG관련 규제 확대·강화는 화주기업의 ESG정책 강화로 이어지며 이는 공급망 내 물류기 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EU의 ‘공급망 실사법’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및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변화대응 공시 표준안’ 등이 대표적이다.

EU는 CBAM을 통해 2025년부터 EU회원국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역외 국가에서 생산 및 수출되는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수출산업에는 직접적이며 물류산업에는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변화대응 공시표준안에 따르면 대기업은 2024년부터 스코프(Scope)1, 2, 3의 모든 탄소배출량을 공시해야 한다. 화주기업 입장에서 물류기업의 탄소배출량은 스코프 3에 해당해 스코프3의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탄소배출량이 많은 물류기업과의 계약을 기피할 수 있다. 공급망 전체에 대한 ESG관리수준은 화주기업 ESG평가에 큰영향을 미치며 이는 공급망 내 물류기업 ESG관리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국내·외 물류기업 ESG경영 현황은
국내·외 물류기업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경영을 비교적 활발히 추진 중이다. 매년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을 통해 투자자와 소비자 및 일반인에게 ESG관련 경영활동을 공개하고 있다.

DHL, UPS, FedEx와 같은 글로벌 물류 대기업은 우리나라 기업보다 빠르게 ESG 경영을 추진했다. 우리나라도 CJ대한통운, LX판토스,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현대글로비스 등 대기업군 종합물류기업들은 지속가능발전보고서 발간을 통해 ESG 경영을 여러 전략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물류기업의 ESG경영은 대기업 종합물류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으나 최근 대신택배와 같은 중소형 물류 기업에서도 경영진 의지와 물류기업의 사회적책임 일환으로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ESG경영활동이 점차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물류기업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ESG에 대한 인식부족, 인력부족, 자금부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적극적인 ESG경영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와 화주기업 및 물류대기업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외 물류기업의 ESG경영 차이점은
ESG경영 측면에서 글로벌 물류기업과 국내 물류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ESG에 대한 인식차이와 시작시기 및 ESG 추진동 기를 꼽을 수 있다.

글로벌 물류기업의 ESG경영 추진은 우리나라 물류기업에 비해 최소 10년 이상 빠르게 시작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미 구축했으며 미국과 EU 등 주요 경제권을 핵심네트워크로 가진 글로벌 물류기업의 경우 1990년대 후반에 각종 기후협정에 대응했다. 네트워크 전체공급망에서 △온실가스 배출저감 노력 △아동노동 금지 △해외 물류센터 구축 시 친환경센터 구축 및 전환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다.

ESG경영을 투자의 중요원칙으로 설정한 글로벌 투자자와 연기금 등에 대비하며 ESG성과가 나쁜 기업을 외면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기 위해 ESG 요소를 KPI 로 설정해 경영전략을 수립·추진한 것이다.
국내 물류기업 ESG경영 시작은 글로벌 물류기업에 비해 늦었지만 기업의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해 독립된 ESG 부서 구축 및 ESG 관련 KPI설정 등 경영진의 의지 등을 통해 ESG경영을 실천하는 상황이다.



▎ 국내 물류기업 ESG경영 장애물은
국내 물류기업의 ESG경영 추진 장애요인을 파악할 때 기업규모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대기업이 겪는 가장 큰 장애요인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표준화되지 않은 지속가능 발전 관련 각종 이니셔티브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이슈풀’이 존재한 다. △지속가능 스탠다드 △지속가능 이니 셔티브 △ESG 평가 △ESG 정보공시 등이 대표적 지속가능 이슈풀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발전 이슈풀은 다양한 국가와 지역 및 민간 등에서 생겨나고 있지만 국제표준이 존재하지 않아 대응에 매우 어려움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ESG 정보공시와 관련 ISSB(국제지속 가능성표준위원회)표준과 같은 표준화된 형식이 존재하며 우리나라도 KSSB 초안을 2024년 6월 발표해 ESG 정보공시 표준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글로벌 지속가능 이슈풀에 대한 표준과 국내상황에 부합하는 표준 부재가 물류대기업이 ESG경영을 추진하는데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다. 중소물류기업 상황은 대기업에 비해 더욱 심각하다. ESG에 대한 인식부족과 전문인력 및 자금부족이 가장 큰 문제이며 화주 및 물류 대기업이 협력사 공급망 실사에 요구하는 요건들이 상이해 대응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중소·중견물류기업의 ESG대응 어려 움은 화주사와 물류대기업에도 탄소 간접배출(Scope3)측면과 사회영역 대응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대응이 중요하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ESG경영 당위성 △‘비용 추가지출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 개선 △ESG 전문인력 공급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협력사 공급망 실사를 위한 ESG관련 정보공시대응 공공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정부를 포함한 공공이 운영주체가 돼 ESG정보공개에 대응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ESG통계로 사용해 범국가적 차원의 ESG경영 추진이 필요하다.

▎ 물류 ESG 가이드라인 도입 계획은
물류산업은 △종합물류업 △화물자동 차운송기업 △창고기업 △주선업 등 다양한 속성을 보인다. 이러한 물류산업의 특성을 이해하는 ESG가이드라인 구축이 필요하다.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법·제도적 정합성이 있으며 기업 변화를 유도해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도입돼야 한다.

정부계획과는 별도로 진행 중인 현재 연구로 ‘물류산업 ESG가이드라인’을 준비해 정부에서 구축하려 하는 ‘물류ESG 가이드라인’에 도움이 되려 한다.
이지완 기자 jwlee@khar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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