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무영 한국통합물류협회 상근부회장

“공급망 책임지는 물류산업 ESG경영 추진, 필수적 과제”
중소물류기업 ESG경영대응 미흡, 적극 지원할 것

2024.10.15 13:04:35

한국통합물류협회는 물류정책기본법에 의거해 국토교통부 장관 설립인가로 설립된 특수법인으로 한국 물류산업 경쟁력 강화 및 물류 선진화 등이 설립목적이다. 

최근 협회는 물류 ESG서비스 제공을 위해 육상물류와 해상물류분야 ESG전문기업과 3자 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협회 회원사들은 육상 및 해상 수출‧입과 연계된 탄소배출량 측정과 모니터링, 보고서 작성 등 관련업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ESG경영 대응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사를 선제적으로 지원하며 국내 물류기업 ESG경영 인식 확산에 힘을 실었다. 

국제적 기후협약 등에 따라 국내에서도 ESG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됐다. 물류산업은 화주사 경영환경 변화를 즉각적으로 맞닥뜨리는 분야로 물류기업에게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한국 물류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통합물류협회의 조무영 상근부회장을 만나 국내 ESG경영 현황을 확인해봤다.

▎물류 ESG경영 지원 기조는
통합물류협회는 물류산업 경쟁력 강화와 회원사의 물류선진화 및 권익신장을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으로 △물류관련 현황조사‧연구·진단 △정책 제안 △정부업무 대행 △물류전문인력 양성·보급 △물류혁신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이슈가 되는 ESG경영과 관련해 회원사들이 효율적으로 ESG경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ESG활동을 살펴보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 ESG가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한 인식자체가 거의 없는 기업도 많다. 또한 인식하고 있더라도 현시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든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더라도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대응하기가 버거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협회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ESG가 가져올 파급효과와 현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외부 ESG전문기관과 함께 무상교육을 시행하며 ESG경영에 대한 인식확산 및 전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개별기업 차원 대응에 애로를 겪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ESG전문기관과 함께 온실가스 배출측정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측정방법을 교육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동향 등을 모니터링하며 학계와 힘을 합해 국내 물류기업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 제정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물류기업 ESG경영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는 국내 총 생산대비 수출액 비중이 2023년에 35.7%를 기록했을 정도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체제다. 대외적인 무역환경 등 특히 수출시장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출시장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거나 아예 생존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주요 수출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ESG와 관련한 다양한 인증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극복해야 할 난관이 하나가 더 생기는 것으로 앞으로는 유럽에서 요구하는 ESG인증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유럽시장 수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 국내 경제위기가 촉발될 수 있으며 이는 국민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요구하는 ESG기준 충족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무조건 충족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다. 
최근 기후변화대응과 관련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ESG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쟁력 유지는 물론 생존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ESG경영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물류기업 ESG경영 현황은
국내 물류기업 중 대기업의 경우 상당수가 해외사업을 운영 중이거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어 ESG와 관련한 다양한 인증 및 증빙 등을 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대응의 완성도 면에서는 기업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물류산업 대다수를 이루는 중견·중소물류기업의 경우 대응전략이 미비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급망 실사법 △탄소 거래제도 △탄소배출 증빙 등 다양한 규제들이 아직까지 국내 중견·중소물류기업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 가급적 빠른 시일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협회차원에서도 이러한 준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물류산업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방법은
물류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은 많은 고통이 수반되며 각 기업들이 고통을 분담해야 할 과제다. 정부에서 국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및 구체적인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했다. 국가의 탄소중립 이행 목표달성을 위해 물류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더욱 중요해졌다. 

구체적 이행방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풀어가야 한다. 산업계 협조없이 정부만 노력해서도 안되며 산업계만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우선 국제적 표준을 파악해 그에 맞는 우리나라 표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많은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글로벌물류배출위원회 체계(GLEC Framework)의 탄소배출량 산정방법에 대한 자료를 번역하고 있다. 

국제 물류운송 배출량산정표준을 국내에 도입해 이를 기반으로 물류운송 배출량산정을 표준화할 계획이다. 국내 물류운송업계가 국제적 신뢰를 확보하며 온실가스감축 목표달성에 한 발 더 가까운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표준을 만들면 업계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러한 표준을 달성하며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등 업계에서 대응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글로벌 물류기업의 참고할 ESG경영이 있다면
ESG 중 E(environmental)에 집중해 살펴보면 DHL, UPS, NIKE, MAERSK, APL LOGISTICS 등의 기업사례가 있다. 언급한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Scope3까지 측정하는 GLEC Framework를 활용해 공급망사슬 안에서 물류운송 관련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EU의 공급망 실사지침(CSRD)과 EU탄소국경조정제도(CBAM)등에 대응하고 있다. 

▎물류ESG 서비스제공 MOU 내용은
협회는 물류업계를 대변하는 대표단체이므로 업계이익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물류ESG는 앞으로 물류업계가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협회는 회원사뿐만 아니라  대다수 기업이 어려워하는 Scope3 대응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Scope3는 기업이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자원으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측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륙과 해상분야 솔루션 보유업체와 3자 MOU를 체결해 두 분야의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해당 솔루션은 GLEC Framework를 기반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MOU 체결 이후 솔루션을 회원사들에게 단순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솔루션의 실제 사용을 위한 물류ESG 솔루션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물류기업들이 실제로 이를 활용하며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해 물류업계 ESG대응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규모별 ESG경영지원 차별점이 있다면
대기업은 ESG관련 팀을 구성하거나 대응업무 수행을 위해 업무 재편성 등을 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협회 회원사 중 글로벌업무가 많은 기업은 국제적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GLEC Framework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중견·중소물류기업의 경우 ESG와 관련한 뚜렷한 대응 및 솔루션 등이 확보되지 않아 다가올 어려움에 대해 많은 애로를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협회에선 ESG경영 솔루션 제공 및 관련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회원사들에게 관련 지원을 적극 홍보 중이지만 잘 활용을 못하는 듯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또 한 번 홍보하며 더 많은 회원사들이 협회의 지원을 활용하길 바란다.

▎ 기후협약 등으로 물류기업이 겪는 고충은 
국내‧외 기후공시가 의무화되면서 국내 물류기업들은 기후관련 정보를 정확히 보고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규제가 도입됨에 따라 국내 물류운송업계도 이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6년부터 유럽을 포함한 주요국가에서는 Scope3배출량 공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할 경우 물류기업들은 크나큰 규제리스크를 안게되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위험도 맞닥뜨리게 됐다. 

나아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정보격차가 커지며 데이터수집 및 관리역량이 부족하다면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 등의 고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가장 먼저 국제적 표준을 바탕으로 하는 GLEC Framework를 활용해 국내 물류운송 배출량산정 표준화를 만들기 위한 국내 물류운송 배출량산정 기준데이터 개발을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국내 물류운송사들의 배출량산정 기준을 구축하기위해 물류기업들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제정이나 의무화 등 정부의 제도적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특히 물류 ESG대응을 위해 전문가 인력을 양성‧교육을 함으로써 국제적 신뢰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정부지원이 필요하다.
이지완 기자 jwlee@khar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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