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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유기출 하니웰 한국법인 대표 

“미래산업 ‘콜드체인’ 성장조건 친환경 냉매 전환 적극 나서야”
선진국 냉매규제 대응 본격화…韓, 냉매적용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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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해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한해였다. 여러 산업분야에서 타격을 받았고 산업활동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결과로 인해 환경오염 및 탄소배출량이 줄어드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비대면’의 유행과 함께 신선식품의 온라인유통 확대, 주요 국가의 제약사들이 개발하는 코로나백신의 유통을 위해 초저온 혹은 저온콜드체인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됐다. 


콜드체인에 대한 정의는 통상 ‘유통’라인에서의 냉동·냉장물류를 생각하게 되는데 엄밀하게 보면 생산지부터 소비자까지 냉동·냉장유통을 콜드체인이라고 규정하는게 정확하다. 조금 더 풀어보면 콜드체인은 크게 제품 생산 시의 프로세싱단계부터 생산지 저장고 및 물류창고 저온시스템, 트럭 또는 물류 컨테이너용 저온시스템, 대형마트 및 슈퍼마켓, 편의점용 저온시스템으로 나뉜다. 


콜드체인을 가능하게끔 하는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냉동·냉장의 온도를 효율적으로 떨어트리는 기술과 그 온도를 보전하는 기술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일단 온도를 효율적으로 떨어트리는 부분에서 냉매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과거 냉매는 오존층을 직접 공격해 구멍층을 발생하게 하는 ODP(오존층파괴지수)를 보유하는 CFC, HCFC류 그리고 ODP지수는 없지만 이산화탄소1과 같은 온난화지수(GWP)를 발생하는 HFC의 냉매가 주로 쓰인다. 


온도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술 중 단열기술이 핵심이다. 주로 발포 우레탄 단열재가 사용되는데 이때 우레탄의 단열성능에 50% 이상 기여하는 것이 바로 발포제다. 발포제 역시 141b와 같은 HCFC와 245fa, 365mfc와 같은 HFC류의 발포제들이 우레탄 발포 시에 사용된다. 


냉매와 발포제 모두 몬트리올의정서 그리고 향후 키갈리의정서로 감축규제 되는 물질들이다. 특히 항공, 해운상의 콜드체인 유통의 경우 전 세계의 국가로 이동되기 때문에 비단 우리나라의 규제문제만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물질규제도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냉매 규제 대응, GWP 낮추기 핵심 
규제와 관련해 조금 깊게 들어가면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2050년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친환경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하며 온실가스 1,229만톤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콜드체인시스템은 보다 높은 효율의 시스템과 함께 GWP가 낮은 냉매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추후 지구온난화방지를 위한 HFC규제인 키갈리의정서로 인한 냉매규제가 국내에도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에 냉동·냉장분야의 GWP 제한이 1,500 이하로 규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키칼리의정서를 이행 중인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콜드체인용 냉장·냉동시스템에 규제하고 있는 GWP 기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키칼리의정서 분류상 개발도상국 위치인 ‘Article 5 Group1’으로 분류가 돼 있다. 2011년부터 수입·생산 통계를 바탕으로 이미 규제에 들어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과는 달리 2020~2022년까지의 HFC 수입·생산 실적을 기준으로 2024년부터 10%, 2035년 30%, 2040년 50%, 그리고 2045년까지 80%를 감축해야 한다. 이는 중국과 같은 규제 일정이다. 


개도국 Group2의 위치에 있는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중동국가는 2024~2026년의 수입·생산 실적을 바탕으로 2047년까지 87% 감축을 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기 위해 유럽과 일본은 HFC물질 중 GWP가 높은 물질들을 사용처에 따라 GWP한계를 정해 규제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냉매의 70% 이상을 생산, 공급하는 중국에서는 국제사회의 환경규제 움직임에 동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HPMP(HCFC Phase down management plan)을 주요분야별로 도입하고 있다. 중국 내수 우레탄 및 XPS폼분야에 사용되는 물질의 소비량 감축 계획에서 보듯 우레탄 발포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141b의 경우 2020년 기준 2만6,961톤에서 2026년까지 0톤으로 완전감축이 실행될 예정이다. 


냉매 발포제의 90% 이상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큰 공급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낮은 GWP·높은 효율 냉매 관심 높아져 
다양한 콜드체인시스템 중 가장 큰 축을 이루는 시장은 마트와 슈퍼마켓을 포함한 리테일 저온시스템시장이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R22냉매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버터를 중심으로 R410A와 함께 R404A도 신규 시스템에 적용되고 있으나 두 냉매는 높은 GWP로 인해 짧은 기간 내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기존의 슈퍼마켓 쇼케이스 및 저장고용 저온시스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R22와 R404A를 대체하는 하니웰의 SolsticeⓇ N40(R448A, GWP: 1,273 AR5기준)가 있다. 


현재 전 세계 3만개 이상의 매장에서 사용 중인 이 냉매는 기존 R404A대비 GWP가 60% 이상 낮으며 효율은 5~15%까지 증가해 대체 시 탄소배출 저감과 함께 효율도 높이는 추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존 R22, R404A 시스템에서 큰 시스템 변경없이 오일과 필터드라이어 및 팽창밸브 교체를 통해 시스템전환이 가능하다. 


왕복동 압축기 및 스크롤 컴프레셔 제조사들도 R448A에 대한 검증이 끝나 다양한 현장에 바로 적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롯데마트가 2025년까지 전체 매장을 R448A를 이용한 저온시스템으로의 변경을 결정하고 2018년 의왕점을 시작으로 매장시스템을 전환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3만개가 넘는 슈퍼마켓 현장의 저온시스템이 R448A 냉매로 운영되고 있다. 


두 번째로 큰 축인 물류센터 및 저온저장고는 R717(암모니아)을 이용한 시스템이 절반 가까이 되지만 대부분 오래된 시설들은 아직 R22나 R23을 사용하고 있다. 도심지역에서는 R717의 사용에 제한이 있어 근래에 신축되는 많은 물류센터 현장들의 냉매는 대부분이 GWP가 높은 HFC냉매인 R404A 또는 R507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R22를 사용하면서 HFC냉매가 신냉매로 인식돼 있으며 대용량 시스템일수록 비공비 혼합냉매를 꺼려하는 인식이 높아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서 이전에 거의 사용되지 않던 높은 GWP의 R507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2020년에는 국내 물류창고에도 R448A가 최초로 납품됐으며 신규 설계에도 논의되고 있어 물류센터 및 저온 저장고시장에도 점차 낮은 GWP와 높은 효율을 가진 냉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여러 저온용 스크류 제조사들의 R448A냉매 검증이 완료되면서 향후 고객들이 더욱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차량용 탑차 및 냉동컨테이너시스템은 주로 R404A가 사용되고 있으며 대체냉매로는 SolsticeⓇ R452A(GWP: 1,945)가 있다. R452A는 R404A와 동일한 효율이며 압력과 온도는 R404A와 거의 같아 R404A시스템에 그대로 사용이 가능하면서 탄소배출만 50% 줄이는 솔루션이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GWP로 R448A, CO₂, R1234ze 등을 비롯한 다양한 대체냉매를 검토하고 있으며 차량용 냉동·냉장 탑차 수출이 많은 국내업체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냉매들을 검토하고 있다. 


하니웰은 국내 다양한 콜드체인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Solstice N40(R448A)을 제안하고 있으며 관련기술 교육과 고객사의 요청이 있을 시 방문세미나도 제공하고 있다. 


콜드체인분야는 앞으로도 떠오르는 산업으로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환경적인 측면의 인식과 사용되는 냉매 발포제 등에 대한 규제인지가 부족한 실정이다. 분명한 것은 콜드체인에 활용되는 냉동·냉장설비의 수명이 통상 10년 이상인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 규제되는 HCFC를 피하기 위해 향후 몇년안으로 규제가 확실시되는 GWP가 높은 HFC로의 전환은 지양돼야 한다.

일본의 HFC 규제법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