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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냉장설비, 고효율 촉진방안은? <1>

기업체 기술개발에 대한 충분한 보상 필요 </br> 고효율인증 도입으로 냉장시장 확대 기대 </br> 구매자·사용자 달라 에너지절감 인식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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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인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이들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점 또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수는 3만여개로 조사되고 있고 CU 9,343, GS25 9,233, 세븐일레븐 7,901, 미니스톱 2,000여개, 위드미 1,000여개 등 대기업 편의점들은 매장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편의점에서 사용되는 쇼케이스, 업소용 냉장고 등 냉장설비시장도 커져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다만 평균 평수를 감안해 설비에 대한 금액을 추산해보면 연평균 약 635억원 시장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설비의 인증은 현재 1,000리터 미만의 전기냉장고의 경우 한국에너지공단의 효율관리기자재 품목으로 설정돼 있지만 그 이상은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

 

편의점 냉장설비는 개개의 점포단위가 아닌 브랜드별로 제조사와 거래하는 B2B 시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GS25, 세븐일레븐 등 대기업 메이커들은 매장 전기요금의 50%를 지원해주고 있어 효율성 높은 모델을 찾고 있지만 공식적인 고효율기자재 인증품목에 들어있지는 않다. 국가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관련업계의 기술발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편의점 냉장설비 관련 산··학 대표가 모여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고 고효율 설비보급을 위한 R&D 및 관련 인증 등 정책적 발판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심창호 한국에너지공단 효율기술실장 오종택 전남대학교 냉동공조학과 교수(대한설비공학회 저온설비부문위원장 겸 쇼케이스 전문위원장) 양연호 오텍캐리어냉장 기술연구소 이사가 참석해 의미 있는 토론을 나눴다.


편의점 냉장설비에 대한 구심점은 있는가

종택 교수 편의점 냉장설비분야는 유럽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낙후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편의점 설비에만 국한돼 볼 것이 아니라 콜드체인이라는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열리는 콜드체인학회가 있다. 2009년에 시작해 올해 네덜란드에서 4번째 대회가 열리는데 1회부터 쭉 참가하며 이 분야에 대한 다른 나라의 관심도를 살펴봤다.

 

유럽쪽에서는 콜드체인을 국민건강과 국가적인 에너지전략차원에서 연구와 보급을 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 산··연이 함께 참여하는 콜드체인 개발보급 협의회를 만들어 저온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소형냉장고 같은 가정용 기기는 대기업이 주로 생산하고 시장도 커서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실시,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식당, 편의점 등 업소용 냉장고, 저온유통 등 시장은 신장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냉동·냉장기기 현황은 아직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심창호 실장 상업용 냉장고 및 쇼케이스에 대한 인증제도 준비는 이전부터 해오며 현황파악을 했다. 상업용 전기냉장고에 대한 최초 인증은 2009년 제정해서 20136월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다만 쇼케이스가 빠져있었는데 2012년부터 이에 대한 준비를 하며 2014년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당시 규제완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상업용 냉장고에 대한 소비효율 등급제도 폐지하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까지 오며 쇼케이스는 잠시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업계에서 인증제의 존치가 국가 경제성장에 도움된다는 의견을 제시해 쇼케이스에 대한 인증이 다시 검토가 논의되고 지난해 작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올해 시행을 목표로 현재 내부적인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다. 쇼케이스는 2012년 말에 시장조사와 연구용역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증제 시행이 늦어진 것이다.

 

양연호 이사 일단 편의점 냉장설비 시장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나와있지 않다. 다만 기업 자체적으로 경쟁사 조사나 시장조사 차원에서는 이뤄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으니 구심점이 없다는 말은 그러한 측면에서 보면 맞는 말이다.

 

캐리어냉장은 편의점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프렌차이즈 업체 등에 각각 냉동설비를 공급하고 있는데 관련 규정이나 표준이 없다. 결국 수요자들에 의해 기기의 규격과 사양이 결정되고 있다.


환경이 이렇다 보니 제조기업들은 에너지에 대한 중요한 기술들을 심오하게 개발하는 것보다는 그냥 가격에 맞춰서, 슈퍼마켓 및 편의점 회사 입맛에 맞춰서 사양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적 에너지측면에서는 낭비가 되기 때문에 일관된 표준과 규격이 정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국내 편의점이 약 3만점포가 있는데 평균 규모인 20~25평으로 따지만 전기요금이 월 80만원정도 지불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여기서 냉장설비로 소요되는 전기료가 50%가량이다. 그중 반은 편의점 주인이 내고 나머지 반은 편의점 회사에서 대납해준다. 이렇다보니 점포 주인들은 전기요금에 대한 위기의식이 없다. 에너지절약에 대한 의욕이 없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 회사들은 한 점포당 20만원정도를 대납해주기 때문에 9,000점포면 월 18억원정도를 지출하다보니 에너지절감에 대한 생각을 한다. 제조업체에 에너지절약방안에 대한 제시를 의뢰한다.

 

캐리어냉장의 경우 많은 연구비용을 투자해 편의점에 사용하는 인버터를 개발, 전기요금의 45%를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었다. 다만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국가의 간섭 없이 기업과 기업간의 편의에 의해서 돌아가고 적극적인 기술개발이나 표준화 없이 흘러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오종택 교수 일본에서 후지전기가 편의점에서 사용되는 전력사용량을 테스트한 적이 있다. 결과는 냉동·냉장기기가 52%, 공조기가 8%, 나머지가 조명이라든지 기타부분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은 2009년부터 편의점 사업을 에너지효율화 사업자로 지정, 매년 1% 이상 에너지효율을 향상시켜왔고 전체 점포의 30%는 에너지효율화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통계도 없고 개념도 안 잡혀있다. 이런 게 문제되니 관련 연구 제안서를 에기평에 올렸지만 채택되진 않았다.

 

해당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학회 차원에서도 뭔가 하려고 해도 용역비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다.


문제는 해외의 발전된 설비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나서 시작하면 늦는다는 점이다. 시스템에어컨의 경우에도 해외기업이 국내 시장의 반을 잠식하고서 엘지나 삼성이 시작했듯이 조금 더 빨리 시장을 선점하면 국내 기업들이 더 쉽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편의점 증가에 따라 냉장시장도 커지고 있는데

심창호 실장 콜드체인 전체로 보면 편의점 냉장설비는 한 섹터에 불과하다. 저장·유통·판매 등이 주를 이루는 냉장이라는 분야는 냉열에너지 사용이 기본인데 이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관심이 덜 한 것이 사실이다.


산업 건물에 들어가는 냉동·냉장은 기본적으로 설비적 개념에서 접근해 에너지효율화를 추진해왔다. 편의점 냉장설비는 건물의 냉난방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업체에 들어가는 에너지원단위 개념도 아니다보니까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오종택 교수 편의점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콜드체인 시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지에서 소비자의 손까지 도달하는 과정에 일정한 온도에 맞춰서 품질을 보존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핵심이다.

 

콜드체인 흐름에서 어느 부분이 에너지소비가 얼마만큼 이뤄지고 전체 소비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니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보통 콜드체인에 대해서는 농식품부가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건 생산자의 시각이고 운반, 보관 등 에너지소비 측면에서는 따로 봐야 한다.

 

에너지공단이 국가 에너지를 관리하니까 앞으로 이쪽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한다.

 

편의점기기 에너지기술 수준은

양연호 이사 캐리어냉장은 편의점 사업부를 별도로 갖고 있을 정도로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크다. 편의점에 들어가는 냉장장비는 에어컨과 패턴이 똑같다. 실외기와 실내기가 있는데 실내기는 쇼케이스 등이고 실외기는 콤프레셔 등이다. 에어컨 설비의 경우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제로 계속 발전해온 반면 편의점용은 대부분 기업에서는 정체중이다.

 

기본 패턴이 같으니까 에어컨을 따라가다보면 편의점 냉장설비도 에너지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 에어컨에 정속형 압축기를 쓰던 것을 인버터를 사용하는 등 가장 많이 에너지가 소비되는 압축기 부분의 전력비를 줄여왔다. 그 결과 기존 정속형대비 40~45% 에너지절감에 성공했고 2~3년 전부터 출시했다.

 

기업은 에너지절약 기술개발을 한다. 3년 동안 투자비만 24억원이 들어갔다. 대신 제품도 기존 정속형대비 20%가 비싸다. 이걸 사용해줄지 안할지는 편의점 회사에서 결정하는데 그만큼 높은 가격에 사서 투자비대비 전기료가 빠지느냐를 검토한다.

 

문제는 편의점 설비는 보통 5년 주기로 교체되는데 사자마자 교체할 리도 없으니 20~30% 효율개선 가지고는 팔리질 않는다. 어차피 5년 후에 바꿀 텐데 중간에 바꾸려면 50% 정도의 획기적인 개선이 아니고서야 사지를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20~30% 절감기술은 그냥 사양되는 것이고 현재 진행 중인 문제다.

 

오종택 교수 국가차원에서 1% 에너지효율개선도 상당한데 20%면 엄청난 발전이다. 압축기를 아무리 막 쓰더라도 10~20년은 쓸 텐데 쇼케이스가 5년 만에 닳아 없어진다는 것인가

 

양연호 이사 제품의 문제보다는 컨셉 변경 등 실내 분위기 개선이 목적이다. 대부분의 편의점은 5~7년 사이에 전부 장비교체를 한다.

 

물론 쇼케이스가 일반 가정용처럼 한 사람에 의해 애지중지 다뤄지는 제품도 아니고 유동성이 많아 물건이 왔다갔다하는 문제도 있다. 콤프레셔 같은 것은 10년도 쓰는데 물건의 높이에 맞춰서 쇼케이스 단수를 변경한다든지 변화가 많다.

 

오종택 교수 20% 개선 가지고는 교체 안 한다는 점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국가적 에너지 측면에서는 상당히 큰 부분인데 개선방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심창호 실장 그 부분은 다른 시각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를 20% 세이브 하는 기기로 교체하면 그만큼 에너지가 절약된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제도에 적용함에 있어서는 인버터를 필수적으로 적용시켜야 된다 안 된다 하는 것도 업체간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에너지효율 등급의 기준을 높게 잡아서 아예 인버터 제어를 하지 않으면 5등급도 못 받게 만들 수 있다. 그러면 그 아래 부분에 대해서는 소비자 선택의 권리가 없어진다.

 

또한 중소기업의 입장이나 시장 상황을 판단해 5등급 선에서 일부 걸리고 1등급은 인버터를 사용해 에너지효율이 높게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효율등급제를 실시하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선택에 의해서 등급분포가 정규분포를 이루도록 조정하고 있다. 냉장설비들은 인버터의 유무에 따라서 중간단계가 없어질 수도 있어 정규분포보다는 컵 형태를 그릴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가 1등급 분포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나면 기업은 1등급 제품을 시장에 많이 내놓을 것이고 1등급 분포가 높아지면 1등급 수준을 높이고 전체적인 효율을 향상시키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