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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新시장 콜드체인산업 이슈 점검 

대기업 참여·인프라 확대·온라인시장 부각 
국내 콜드체인시장 1조2,467억원 이상 
설비·에너지산업, 콜드체인 성장세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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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농경사회를 시작으로 오랜 역사 속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증기)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경제성장 및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으며 2차(전기), 3차(디지털)를 거쳐 마침내 초연결·초지능을 바탕으로 한 4차 산업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인류의 발전사에 영향을 미친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식량이다. 농업경제를 기반으로 식량생산기술을 발전시켜 자급자족을 넘어 잉여식량을 생산했으며 이는 계급의 분화를 촉진시켰다. 식량생산이 늘어남으로써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었으며 더 많은 잉여생산물을 빼앗고 빼앗기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쟁과 분쟁이 일어났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 역시 생산력의 증대와 더불어 식량 생산을 가속, 더 많은 경제인구의 증가를 촉진시켰다. 


결국 인류발전과 식량생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최근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시대 식량이란 생존을 위해 인간을 가동시키는 연료처럼 생각하기보다는 더 나은 삶을 위한 행복의 수단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농장에서 식탁까지’ 식품의 상태를 온전히 유지시켜줄 수 있는 콜드체인(ColdChain)산업이다.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인간의 삶을 한 차원 상승시켜주는 콜드체인산업의 현주소와 전망을 알아보고 관련이슈를 점검한다. 


신선도·시간, 상품가치 결정 
콜드체인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 ‘입에 풀칠한다’는 개념보다는 더 맛좋고 더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산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9년 기준으로 3만 1,838달러를 기록했다. 배고픔이 해결된 이후 생기는 상위욕구가 콜드체인산업 성장을 통해 사회전반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1960년대 우리나라는 식량난 해결이 가장 큰 문제였으며 당시에는 굶주림 해소가 식품의 가치였다. 이를 위해 정부는 라면소비를 장려했고 라면산업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현시대 식품의 가치란 무엇일까. 이시대 부모들은 자식에게 라면을 비롯한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를 경계하며 맛좋고 영양가가 높은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러한 좋은 음식은 유통과정에서 변질되지 않고 조리직전까지 원물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신선도야말로 가치판단의 우선기준이 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수산물의 싱싱함을 예로 들 수 있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수산물은 산지에 찾아가야만 가장 신선하고 맛좋은 상태로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도심 어디에서든지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농식품분야에서도 신선함은 가치의 척도가 되고 있다. 집근처 대형마트에 가보면 신선식품코너가 따로 마련돼있으며 모든 매대는 상품의 싱싱함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를 가동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온라인시장에서도 식품의 신선도를 가장 우선적으로 어필하며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선도가 높은 상품의 가격이 높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는 드물다. 신선도가 상품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을 이미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선도’와 함께 ‘시간’이라는 개념 역시 상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중요요소다. 최근 급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새벽배송은 저녁에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문 앞에 배송이 완료돼있다. 제품가격이 결코 저렴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늘고 있으며 이는 빠른 배송이 신선함과 함께 상품의 가치를 더욱 상승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콜드체인시장, 성장세 두드러져
선진국일수록 콜드체인산업 성장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GlobalData에 의하면 콜드체인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식품시장은 2017년 기준 6조1,746억달러로 전년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 주요산업과 비교했을 때 식품시장은 2017년 기준 자동차시장(1조5,000억달러), IT시장(1조4,000억달러), 철강(1조달러)보다 각각 4.0배, 4.5배, 6.4배 큰 규모다. GlobalData는 세계 식품시장이 2022년까지 7조4,79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이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콜드체인시장규모는 2013년 기준 978억달러로 전년대비 15.6% 성장했다. 2017년 발표자료에서는 2022년까지 2,713억달러로 연평균 성장치를 7.0%로 하향한 바 있으나 그랜드뷰리서치(GrandViewResearch)는 2025년까지 3,816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는 ‘콜드체인관리(2018년)’에서 이러한 해외자료를 종합해 세계 콜드체인시장 성장률을 2025년까지 9.1%로 예측하고 있다.


콜드체인협회 발표자료에 따르면 국내시장의 경우 명확한 공식통계가 존재하지 않음에 따라 발표된 연구자료를 종합검토한 결과 국내 콜드체인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1조2,467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냉동보관시장은 6,201억원, 냉장운송시장은 6,446억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이는 농·수·축산 제조·물류만을 기반으로 산정한 규모이기 때문에 최근 확대되고 있는 바이오·의약분야, 냉동·냉장설비 등 관련시장을 포함하면 시장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적 신산업 부각
콜드체인산업은 국가적으로 식량문제 해결, 건강한 식생활로 인한 만족감 상승 및 성인병 예방을 통한 의료비 저감 등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고 24시간 냉동기 가동으로 대량의 에너지가 소모되는 냉동·냉장창고시설의 효율화 등 많은 긍정적인 요소를 함께 가져오는 신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콜드체인산업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인간은 하위욕구가 충족되면 상위욕구가 생겨 경제활동의 원동력이 되는데 콜드체인산업은 욕구충족으로 인한 만족감 제공뿐만 아니라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화, 후방산업의 동반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또한 보관·운송과정의 적정온도관리는 상품의 부패를 막아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식품의 폐기 및 낭비를 방지해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쓰레기발생을 줄일 수 있다. 


냉동산업, 현대 콜드체인 출발점 
농식품의 신선함을 유지시켜주는 수단, 즉 냉동기기 및 유통시스템은 기존 식품시장을 고부가가치시장으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현대적 콜드체인산업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콜드체인은 무조건 온도만 낮춘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각 상품별로 적정온도대가 있어 이를 유지하고 저장, 수송, 유통과정에서 온도관리가 끊기지 않도록 유지시켜야 하기때문에 냉동· 냉장기술과 함께 물류시스템이 함께 구축돼야만이 산업이 완성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백신·치료제 등 의약품 보관·운송의 중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백신의 종류별로 –70℃, -20℃, 5℃ 등 폭넓은 온도대 유지기술이 필수적으로 본격적인 백신보급 전부터 각 나라별 콜드체인 인프라 구축이 우선 점검되기도 했다. 


콜드체인산업에서 에너지사용은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다. 24시간 냉동·냉장창고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냉동기를 계속해서 가동시켜야 하며 운송에 있어서도 끊이지 않는 온도관리를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비용이 소모된다. 


이에 따라 냉동·냉장, 에너지산업에서도 콜드체인은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신시장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기존 냉동기 제조기업이 저장·운송·유통 등 콜드체인 전 분야의 토탈 콜드체인 시스템을 발표하고 시장확대에 나서는 한편 저온창고 설계·시공업계에서도 설계· 시공은 물론 사용되는 단열재, 냉동·냉장 기기 및 시스템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매년 큰 금액이 소모되는 에너지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바다에 버려지고 있었던 –162℃ LNG 기화냉열을 활용해 냉동·냉장창고를 운영, 에너지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이미 적용되고 있다. 


제도·법률 정비 ‘시급’ 
콜드체인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법률 및 제도는 각 부처별로 단편적으로, 중복적으로 구성·운영되고 있다. 식품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은 농림축산식품 부가, 물류분야는 국토교통부가, 보건위생은 식품의약안전처에서 관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국민에게 안전한 농수산물과 품질좋은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식품산업기본법,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법 등을, 해양수산부와 함께 농수산물 가격안정 및 유통에 관한 법률, 농수산물 품질관리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식품위생법, 축산물 위생관리법, 식품안전기본법 등을, 국토부는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등을, 교육부는 학교급식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콜드체인에 관련된 각종 제도 및 법률이 하나의 컨트롤타워 아래 통일된 법으로 발전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콜드체인시스템 표준 및 기준에 관해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4건의 국제표준, 5건의 KS표준을 완성했으며 콜드체인 협회 역시 단체표준을 제정해 배포한 바 있다. 이러한 표준은 아직 사용이 미진한 상황으로 정부 및 관련업계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