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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 콜드체인 기술기준 방향은

韓 콜드체인 기술기준 전무
방열·설비설계 가이드 마련해야
글로벌 선두 美, ASHRAE 주도 상세기준 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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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체인은 저온처리된 상품이 유통돼 고객에 판매되거나 도착하기까지의 여러 단계에 적용된다. 과일이나 야채 등이 수확되고 가축이 도축되는 순간부터 모든 상품은 변질되기 시작하지만 유통되는 상품은 저온으로 처리하고 저장함으로써 변질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

저온처리는 과일, 야채 등에 신진대사를 늦추거나 육류에 박테리아 생장을 억제함으로써 그 상품들이 음식물 안전의 위해가 없이 전 세계로 물류가 이뤄지게 한다. 이에 따라 가능한 한 가까운 거리에서 상품이 유통되고 소비되는 것이 좋겠지만 적절한 온도제어를 통해 본래의 신선도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운반·저장돼 일정시간이 흐른 뒤에도 고객이 수령하는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물류설비, 시설, 교통수단이 요구된다.

콜드체인 글로벌 선두인 미국은 ASHRAE를 통해 이러한 콜드체인에 대해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단편적인 부하계산으로 접근할 뿐 통합적인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운영효율화, 30~40% E절감 가능
콜드체인은 상품보관에 있어 냉장과 냉동이 복잡하게 시스템을 구성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4억톤의 음식이 보관되고 냉동된다.

IIR(International Institute of Refrigeration) 통계에 따르면 6억㎥의 저온물류창고가 가동되고 있으며 냉동시설-에어컨시설-히트펌프를 포함해 약 30억개의 설비가 가동 중이다. 또한 400만대의 저온유통 운송수단이 움직이고 120만개의 냉동컨테이너가 유통되고 있으며 50만개의 슈퍼마켓이 운영되고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저온물류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45%를 차지한다.

모든 저온저장소는 냉장·냉동시설을 가지고 있다. 냉장은 –1~12℃ 사이에 저장되며 냉동은 -18℃ 이하에서 저장된다. 특히 냉장보관은 음식물 안전이 가장 큰 이슈이며 온도상승은 음식물의 안전과 보존기간을 위협한다.
반면 냉동보관은 -10℃ 이하로 유지되는 상황에서 세균생장이 억제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음식물 위험과 품질에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 대부분의 음식물이 가지는 유리전이온도(Glass Transition Temperature: 고체화되는 온도)는 -30℃ 이하이며 대부분의 냉동저장고는 –22~-18℃ 수준으로 운전돼 콜드체인의 다른 프로세스에 비해 비교적 잘 관리된다. 

저온저장소의 운영관리에 있어 비용절감은 매우 중요하며 이는 에너지사용을 줄임으로써 실현 가능하다. 저장고 단열과 씰링의 진보적 설계, 저장품의 입출고 등에서 발생하는 열손실관리, 에너지사용 모니터링을 통한 설비 및 기기의 운전효율 등을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다.

저온저장소의 전기사용에 있어서 60~70%는 냉동 및 냉장에 사용된다. IIR의 자료에 따르면 저온저장소의 전기소모량이 30~50kWh/㎡·y에 달하며 소모되는 전기에너지의 30~40%는 저온저장소의 에너지운영효율을 통해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계산된다.

냉매의 누수 및 성능효율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단순히 에너지효율을 넘어 오존층 파괴와 관련한 친환경적인 측면, 콜드체인의 지속가능성 측면과 이어져 있으므로 친환경냉매 적용과 냉매누수관리 등도 중요히 다뤄질 분야다.

콜드체인, 법규·시장요구 강화 직면
ASHRAE가 공식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핸드북 및 여러 설계도구들은 아주 상세한 설계의 지침과 에너지 부하계산 및 경험적 사례까지 제공하고 있다.

국내 저온물류창고 설계의 엔지니어링 기반이 설비설계와 운영관점에서 부하를 단편적으로 계산하고 방열설계를 단순히 에너지절약기준에 맞추는 것과는 다르다.

보다 통합된 시각에서 가이드하고 있는 ASHRAE 기준은 국내 콜드체인체계 구축에 있어 개선의 기회가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법제와 시장 요구사항을 고려할 때 국내 저온물류창고는 도전에 직면했다. 정부, 관련법규, 시장이 요구하는 보다 진보적이고 고품질의 저온물류창고를 설계하고 건축하기 위해 고려할 내용이다. 관련업계가 ASHRAE처럼 응집력을 가지고 상황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먼저 최적 방열설계다.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및 저온물류창고 건축기준이 최적화되지 않았기에 냉동 및 냉장보관시설의 방열기준이 모호하다. 상당수의 저온물류창고의 방열설계는 경험적인 단열 두께를 반영하고 있어 건축물 단열과 저온보관시설의 방열이 이중으로 설계돼 비용이 증가된다.

또한 단열재의 적층에 따른 열관류율에 국한돼 방열설계가 이뤄지기 때문에 방습 및 실링에 대한 설계적용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무기질 및 유기질 단열재는 습기에 장시간 노출됨에 따라 단열성능 및 물리적 성질이 열화되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방습·수밀·기밀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다.

열교방지에 있어서도 샌드위치패널 구조에서는 연결부위가 취약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레탄뿜칠이 대안이 되고 있으나 화재안전성, 유해가스 발생, 습기에 의한 열화 등의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설비부하 최적계산 및 에너지효율 설계다. 보관물품의 부하 및 운영에 의한 직간접적인 에너지손실에 대한 부하계산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고려한 최적 방열설계를 고려할 때 부하계산·예측이 최적화될 수 있다. 최적화된 부하설계는 냉동기, 유니트쿨러 등 설비 및 공조와 전체적인 전기전원용량 등에 직접적인 개선효과를 줄 수 있다.

현재 방열은 130~150mm 두께의 우레탄뿜칠 등 내용을 전제하며 일반적 수준에서 보관물품의 에너지부하와 운영부하 및 안전율을 산정해 설비용량 및 전기사용량을 계산하고 있다. 경시변화에 의한 단열성능의 열화와 이에 따른 설비부하가 함께 증가하며 그 에너지손실을 충분히 고려치 않는 경우 더 많은 에너지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설비의 노후화도 촉진한다. 또한 저장소의 건축물 자체 노후화가 초래되는 문제도 있다.

에너지 모니터링을 통해 냉동·냉장 설비의 운전효율을 개선할 수 있으며 출·입고 시점에 효율적으로 운영해 에너지손실을 막을 수 있다. 설계단계에서 동선 및 에너지 손실경로 차단 등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적극적으로 설계에 반영한다면 이를 통해서도 운영 중 발생하는 전기에너지사용량의 30~40%를 줄일 수 있다.

<정재한 삼우에스엔씨코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