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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패키징 탄소중립 도전

패키징 내·외부 단일소재·신소재 변화 눈길
아이스팩·드라이아이스 대체 친환경팩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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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은 코로나19 이후 변환점을 맞았던 패키징업계가 친환경으로 다시 한번 격동한 한해였다.

코로나19와 택배서비스 경쟁 및 기업의 신선식품 마케팅은 패키징산업의 성장을 견인했으나 포장에 쓰이는 택배상자와 일회용 포장재 등으로 인한 쓰레기 증가를 초래했다. 기업은 새벽에 신선한 제품을 배송하기 위해 포장재의 종류와 양을 달리하는 마케팅을 펼치며 스티로폼상자, 냉장용 포장지, 보냉용 비닐, 아이스팩 등을 과다하게 투입해 좋은 신선도만큼 많은 폐기물을 발생시켰다. 또한 속도가 생명이므로 일반 제품을 배송할 때 택배상자를 던져도 제품이 안전하도록 에어캡, 플라스틱 등 완충재를 가득 채워 폐기물을 증가시켰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에서 사용된 택배상자는 33억7,367개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2019년대비 21% 늘어난 수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대비 2020년 택배상자 등 종이 폐기물 25%, 택배상자 속 완충재 14.4%, 포장용 비닐 9% 등 패키징으로 인한 폐기물이 증가했다고 밝혀졌다. 

이처럼 패키징 중 제품을 보호해주는 상자와 제품온도를 유지해주는 냉매는 재활용 및 폐기가 어려워 환경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최근 친환경, 신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탄소중립에 도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재사용·친환경 패키징 개발·실증
다회용 수송포장재 시범사업은 2020년부터 2021년간 환경부, 수원시, 롯데마트, NS홈쇼핑, 오아시스, 온다고 등과 함께 포장재부터 운송차량까지 물류 프로세스에 재사용〮친환경성을 확보하고자 시행했던 사업이다. 

환경부는 2022년 1월부터 7월까지 한국컨테이너풀(대표 서지영, 이하 KCP) 등과 ‘다회용 수송 포장재’ 시범사업 환경적 효과를 다시 입증하며 패키징에 가장 큰 축인 택배상자를 재사용 소재로 대체하는 데 선도하고 있다.KCP는 재사용이 쉬운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재생 PET 등을 소재로 택배상자를 개발했으며 풀링사업으로 회수·세척·재공급 등을 담당함으로써 원활히 순환될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시범사업기간 동안 다회용 포장재는 총 2만3,477개를 사용했으며 다회용 포장재가 총 35만8,109회 유통돼 1개당 평균 재사용 횟수는 15.25회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 시 평균 74.49%(622.1gCO₂/회) 절감됐으며 폐기물 발생량은 1회용 택배상자 사용대비 99.3%(4.3g/회)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회용 택배상자의 경우 스티로폼상자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스티로폼은 폴리스티렌에 공기를 주입해 부피를 팽창시킨 석유화학계 플라스틱 제품으로 자연분해에 500년 이상 걸리며 소각하면 염화수소(HCI), 시안화수소(HCN)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유해물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스티로폼 폐기물은 약 7만4,800만톤으로 2019년보다 약 1만6,100톤이 늘며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패키징 전문기업 써모랩코리아(대표 최석)은 스티로폼과 같은 기능을 하는 내부 포장재 ‘에코라이너’를 출시했다. 이는 패딩 속 솜 같은 종이섬유 포장재로 환경부 종이배출인증을 획득해 폐기까지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에코라이너는 2021년 출시 이후 스티로폼박스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빠르게 달성하며 제품이 지닌 우수한 성능과 시장 및 업계관계자들의 친환경제품에 대한 수요를 입증했다.

재활용·신소재 아이스팩 활성화
신선식품, 코로나19 백신 등 콜드체인 배송에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가 사용돼왔다. 그러나 기존 아이스팩은 대부분 고흡수성 폴리머(SAP)를 소재로 제작되며 불에 잘 타지 않고 물에 완전히 녹지 않아 폐기가 어려워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환경부와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3~5월간 식품 배송에 사용된 아이스팩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SAP가 냉매로 사용된 아이스팩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기존 아이스팩, 드라이아이스를 대체하는 친환경 아이스팩 및 냉동팩이 개발돼 선보여지고 있다. 친환경소재기업 애니켐(대표 이옥란)은 신소재를 활용한 아이스팩을 개발했다. 나노상전이물질을 냉매로 사용한 아이스팩은 저온 지속시간이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하나 가격은 일반 아이스팩과 비슷한 정도로 낮췄다. 빙고(대표 나상연)는 먹는샘물이 들어있는 아이스팩 대용 먹는샘물과 친환경인증을 받은 PE 단일소재 상변화물질(PCM) 아이스팩 등을 선보였다.



마켓컬리(대표 김슬아)는 2022년 4월 e커머스 최초 재생수지를 활용한 아이스팩을 개발〮사용한다고 밝혔으며 이를 통해 비닐생산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마켓컬리의 재생수지 아이스팩은 폐비닐로 만들어지며 올 연말까지 비닐생산량 104톤, 비닐생산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230톤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쿠팡(대표 강한승, 박대준)은 2019년부터 물과 종이로만 만든 친환경 아이스팩을 도입했으며 친환경 아이스팩으로도 충분히 정온유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다회용 보냉백 프레시백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쿠팡의 신선식품 배송 10건 중 7건은 프레시백으로 배송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젤타입의 보냉재를 100% 물로 대체함으로써 연간 144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사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지자체의 경우 강동구는 2019년 ‘아이스팩 재사용 친환경 캠페인’을 최초로 시행하며 SAP 아이스팩을 수거해 세척·소독을 거쳐 소상공인에게 지원해왔다. 아이스팩 수거함을 설치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시행해 주민 호응을 이끌었으며 다른 지자체에서도 같은 사업을 시행하는 등 행정안전부의 정부혁신 우수사례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강동구는 친환경 아이스팩 생산·유통 활성화로 SAP 아이스팩 배출량이 전년대비 70% 감소해 캠페인을 2022년 10월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회용 비닐·플라스틱 등은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환경이슈에 대해 논의가 이뤄져 왔으나 아이스팩은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기업과 정부의 활발한 움직임이 아이스팩 등 냉매의 친환경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