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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 아워박스 대표

"‘상수’ 풀필먼트업계 경쟁 속 신뢰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 중요"
온디맨드 풀필먼트서비스 대응 SaaS솔루션 구축
인천FC·양산크로스보더FC기반 글로벌진출 강화
콜드체인물류 지속 성장 주목… 시장변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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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박스는 고객의 커머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이네이블러(Enabler)’입니다. 단순히 상품을 보관·배송하는 물류회사가 아니라 고객 비즈니스전반의 효율을 높이며 공급망 최적화를 실현하는 커머스 인프라기업입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풀필먼트업계 속 AI 활용 SaaS형 통합물류서비스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온디맨드형 물류솔루션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과거에는 실질적인 상품이나 어떤 물리적인 공간과 인력 등이 선제적으로 구축돼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선제적인 투자는 초기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최근 이커머스 시장을 살펴보면 판매자가 상품 재고를 실제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상행위가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상품 매입·보관·배송 등 판매를 위한 여러 단계를 이커머스 셀러가 모두 소유하거나 관리하지 않아도 사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각 분야별 전문 기업들의 체계적인 대행 서비스 덕분이다. 풀필먼트는 이커머스 산업 내에서 셀러들의 상품을 보관하거나 운송하기까지의 절차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

아워박스는 이커머스 셀러들의 공급망 최적화를 지원하는 풀필먼트 기업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통합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2017년 설립됐다. 최근에는 예측 불가능한 공급망에 대응하며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SaaS(Software as a Service)형 물류 솔루션을 구축해 업계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박철수 아워박스 대표는 “풀필먼트는 궁극적으로 제조·판매 사업 등의 분야에서 더 다양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이라고 설명한다. 고품질의 상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조해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이나 수많은 상품들 중 돋보이는 최상의 상품을 선택해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셀러의 능력 등 기업이나 셀러가 더욱 특화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풀필먼트 업계가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물류 효율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효율적 성장을 도모해나가고 있는 박철수 아워박스 대표를 만났다. 최근 개장한 인천 글로벌 풀필먼트 센터(IGFC)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기대 효과 및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크로스보더 풀필먼트 시장 현황과 향후 국내 물류 산업 전망 등에 대해 얘길 나눴다.

▎아워박스는 어떤 기업인가
아워박스는 고객의 커머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이네이블러(Enabler)’다. 단순히 상품을 보관·배송하는 물류기업이 아니라 고객 비즈니스 전반의 효율을 높이며 공급망 최적화를 실현하는 커머스 인프라기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풀필먼트’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다. 하지만 풀필먼트는 현재 이커머스시장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아워박스의 풀필먼트서비스는 상품 보관, 포장, 배송, 반품 관리 등 전자상거래에 필수적인 물류 전 과정을 대행하며 주문 관리 시스템(OMS)과 창고 관리 시스템(WMS)을 포함한 통합 물류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올해 창립 8주년인데 그동안 성과는
‘풀필먼트’라는 개념을 시장에 안착시킨 것과 운영 신뢰성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을 달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아워박스는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했다. 매출 성장률은 물량 증가를 상회한다. 지난 2024년 1,913만 상자 출고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6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상대적으로 성장이 둔화된 현재 시장 속에서도 아워박스는 창립 이후 꾸준히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저성장 시대 속 규모의 볼륨보다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고객들은 비용 투입 대비 효용을 따진다. 이러한 흐름 속 아워박스는 오퍼레이션의 완벽함(Operational Excellence)을 핵심 가치로 삼으며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타사대비 차별성은
시스템 역량과 컨설팅 능력 및 크로스보더 서비스 등에서 차별화돼 있다. 아워박스는 물류 자동화·데이터 관리·재고 모니터링 등을 자체 개발한 SaaS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고객사가 별도의 IT 인력을 두지 않아도 고효율의 물류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다.

AI 관련 특허 2건 등 총 1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AI 기반 솔루션 및 3D 기술을 이용한 박스 추천 시스템, 인공 신경망 모델을 활용한 효율적인 웨이브(WAVE) 처리 시스템 등은 현장 물류 프로세스 최적화를 지원하고 있다. 기술 선점은 중요한 경쟁력이자 기업의 ‘신뢰’를 높이는 장치다.



▎일본시장 집중 배경 및 성과가 있다면
최근 풀필먼트 업계 다수의 플레이어가 일본 시장을 비즈니스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반응이 남다르다. 일본은 자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와 자부심이 강한 국가다. 그런데 3년 전부터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상품들이 일본으로 들어서고 있다.

아워박스는 2024년 일본 합작 법인을 설립해 현지 풀필먼트 시장에 진출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메가와리(Mega-Wari, 메가 할인)’라 불리는 일본 대형 세일 기간 내의 실적이 있다. 이 기간에는 일본의 대표적 이커머스 플랫폼인 큐텐재팬을 비롯해 여러 쇼핑 플랫폼이 동시다발적으로 세일을 진행한다. 가장 최근의 메가와리는 지난 9월이었는데 열흘 동안 아워박스는 약 40만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했다.

일본시장은 디지털 포메이션이 늦은 국가로 꼽힌다. 일본에는 ‘모든 힘을 다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는 모노즈쿠리 정신이 보편화돼 있다. 장인 정신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문화는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 나아가 기술력·지속적 개선·고객 중심 등을 핵심 가치로 삼는 문화를 만들었다.

몇 년 전까지 일본은 굳이 디지털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디지털 전환이 없어도 근로자의 책임감이나 철저함이 산업을 움직여 왔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았으며 일본 산업계 내에서도 디지털 도구들이 공급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한국 풀필먼트 시스템이 진출할 기회가 확장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일본 물류 기업 한 곳에서 아워박스 SaaS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물류 대행을 넘어 ‘시스템 수출’이라는 새로운 수출 모델을 열었다. 변화를 맞이한 일본 시장에서 좀 더 체계화된 시스템을 제공하는 구조가 더욱 효율적인 시장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글로벌 진출 현황과 향후 계획은
아워박스는 일본 이외에도 미국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K-뷰티 브랜드의 현지 물류를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대한 조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국가별로 시장 성격이나 유통 구조들이 달라 성급한 진출은 위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별 현지 수요나 규제 등을 확인하며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주요 물류사들이 미국 콜드체인 물류에 진출하고 있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 분명하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지만 미국은 규제가 굉장히 까다롭다. 특히 냉장·냉동 인프라는 ‘위험시설’로 분류돼 진출 시 대비해야 할 지점이 많으며 선제적인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아워박스는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인천 글로벌 풀필먼트센터(IGFC) 개소에 따른 기대 효과는
IGFC는 △세중해운 △아워박스 △남성해운 △우련티엘에스 등 4개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로 구축됐다. 10월 13일 공식 개장을 발표하고 1층 CFS(수출입 화물 집하장) 공간 가동을 시작했다. 컨테이너 화물을 적재하거나 하역하기 전에 임시로 보관하고 분류 작업을 수행하는 장소다.

3층은 자동화 풀필먼트 구역으로 구성됐으며 내년 1분기 개장이 목표다. 피킹·분류·테이핑·송장 출력 등 모든 단계가 자동화돼 있으며 8시간 운영 시 약 4,000~5,000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아워박스는 풀필먼트 구역을 기반으로 중소 셀러의 글로벌 역직구 시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의 물류 체계를 지원하며 역직구 시장 확장의 중요 인프라로 자리매김해 아워박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인천항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물류·풀필먼트 업계동향을 평가한다면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 속 시장 규모는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은 오프라인 유통시장 감소분을 상쇄하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 중이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선도적으로 시장을 형성해 온 풀필먼트 업계에 대기업들도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서비스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풀필먼트는 결국 온디맨드(On-demand) 비즈니스다. 각각의 고객사 요구에 얼마나 유연하게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경쟁력이다. 대기업도 풀필먼트 업계에 진출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대형화된 시스템이나 기업 자체적인 기준들이 고객사 요구를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중소기업일수록 조금 더 유연하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시스템을 통해 온디맨드형 물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워박스는 중소기업만의 강점을 시스템화해 고객사에 선보이고 있다.



▎정온·저온 등 콜드체인 풀필먼트시장 전망은
콜드체인은 확실한 성장동력을 가진 분야이며 코로나19 시기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을 뿐 여전히 지속 성장하고 있다. 실수요도 줄지 않았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가 격화되며 물류센터 건설사업자들이 어려움을 지속적으로 겪고 있지만 콜드체인 물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의약품 물류에 대응하고자 급격하게 콜드체인 물류 시장이 확장됐으며 당시 밀키트 등 간편식에 대한 관심도 커져 더 큰 확장세를 보였다. 이례적인 성장이었다.

코로나19 시기에 비하면 시장이 축소돼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변화의 맥락을 주목해야 한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이나 식자재에 대한 온라인 시장 수요도 꾸준히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B2B 식자재 시장의 온라인 전환 이슈에도 꾸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점은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 식자재 납품 방식이다. 요식업 종사자들도 젊은 세대가 많아지고 있어 과거와 다른 방식의 식자재 매입 방식이 나타나고 있는 듯하다. 납품받은 식자재의 단위도 굉장히 소량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식자재 시장 역시 풀필먼트의 영역으로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온도 관리 인식은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기능성 화장품에서도 온도 관리는 계속 언급되고 있다. 일본을 주요 판매처로 하고 있는 아워박스의 한 고객사의 경우 철저한 온도 관리를 차별화 전략으로 선보인 유산균 건강기능식품으로 큰 매출 성과를 달성했다. 철저한 온도 관리는 개별 상품군의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였다.

아직까지는 온도 관리 수준을 강화하거나 보증을 선보이는 시장 트렌드가 보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의 필요가 있다면 풀필먼트 업계도 굉장히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고 본다. 현재 아워박스는 식품 기업의 물류를 대행하며 냉동·냉장·상온 등 3온도대를 운영하고 있다. 시장이 열린다면 능동적으로 확장해나갈 준비가 돼 있다.

▎상장 준비와 중장기 비전은
지난 9월 신한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11월 상장 주관사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 2027년 상장을 목표로 차근차근 문제없이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업의 본질에 충실하며 비즈니스의 지속 발전을 추구한다면 상장은 당연한 단계 중 하나로 본다. 상장을 앞둔 지금 상황에서 기업 비즈니스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아워박스는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물류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 꾸준히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힘쓸 예정이다. 연내 부산 인근 양산에 크로스보더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한다. 부산항을 통하면 일본 하카타항까지 선박으로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인천 글로벌 풀필먼트 센터와 양산 센터를 두 축으로 아워박스의 크로스보더 물류망을 확실히 선보이고자 한다.

2025년 매출 목표는 1,000억 원이었는데 현재로서는 목표 달성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 같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매출 성장을 이루는 점에서 힘을 얻어 나아가고자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하게 매년 50% 매출 성장이 목표다.

아워박스는 물류 운영의 완벽함과 신뢰를 기반으로 이커머스생태계를 함께 성장시키는 기술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더욱 합리적인 비용의 고품질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