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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진 인하대 교수(정석물류통상연구원 원장)

블록체인기반 온도관리·LEMS 주목
물류창고, 물류에너지 종합관리 역할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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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물류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6~9조원으로 연평균 9.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중 콜드체인 식품비율은 약 20%, 1조2,000억원~1조8,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근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온라인 신선식품시장 성장으로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형마트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벽배송도 증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배송 및 인프라 혁신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로봇·IoT·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물류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인하대 정석물류통상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진 인하대 교수를 만나 콜드체인의 현황과 스마트물류기술 전망을 들었다. 

▎국내 콜드체인시장 상황은
바이오 콜드체인은 최근 발생한 독감백신 관리부실로 인한 인명사고와 코로나19 백신유통을 통해 부각됐다. 콜드체인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됐지만 관련규제나 법체계가 부재한 상황이다. 

바이오 콜드체인의 경우 식품 콜드체인에 비해 시장이 작다. 또한 국내는 우수식품·의약품 제조 및 관리기준인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s)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의약품유통관리기준인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s)에 대해서는 관심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는 의약품 생산에 식약처 등 보건분야의 여러 조직이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 조직이 물류운송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약품은 국민의 목숨과 관련돼 있는 만큼 전적으로 시장논리에 의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유통에 대한 일정 수준의 법제화 및 규제가 필요하다.

반면 모든 식품에 관한 콜드체인 법제화 및 규제는 경제성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냉장육, 수산물 등은 나름대로의 모니터링시스템을 갖추고 소비자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가격이 저렴한 채소류와 같은 신선식품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이렇듯 상품개별의 특성을 파악해 이에 맞는 온도관리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품에 따라 실시간 온도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소비지 도착 후 센서를 확인하는 등의 온도모니터링과 디지털측정, 아날로그측정,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스티커 등 측정방식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모든 의약품에 대한 콜드체인 적용도 필요하지 않다. 의약품 중에서도 상온으로 유통돼야 하는 품목이 있으며 –20℃로 유통돼야 하는 품목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품목에 따른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온도이탈로 인해 효력이 사라지기도 한다. 

▎콜드체인산업의 개선점은
적재함 내부, 창고 등 상품이 위치한 장소에 대한 온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품자체에 대한 온도가 중요하다. 백신의 경우에도 상온에 노출되는 즉시 변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탈온도에 노출된 횟수, 시간 등 누적치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 

상품 내부온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상품 유통과정 중 이탈온도에 노출됐을 경우 상품 내부온도변화에 대한 측정을 통해 상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미흡하다. 

이와 함께 온도를 어떤 기준으로 측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다. 적재함 내부 온도변화만으로 상품의 상태를 속단하기 어렵다. 한 적재함에서도 측정위치에 따라 온도가 다르게 측정된다. 

이에 따라 단순히 온도를 측정해 모니터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대해 더욱 정교하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콜드체인에 블록체인 도입 필요성은
생산자, 운송자 등 운송과정에 참여하는 주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주체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며 동일한 온도상황에도 왜곡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온도이탈에 대한 피해를 우려해 정보를 조작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과 마이데이터모델을 활용한 투명하고 안전하면서 저비용의 TCL(Temperature Conꠓtrolled Logistics)전용 블록체인 기반관리 및 모니터링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블록체인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정보처리를 중앙에서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체로 분산돼 공동관리한다는 점이다. 모든 정보를 공동관리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서로 겹치는 부분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정보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다만 블록체인은 익명성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투명한 정보의 공유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마이데이터모델이 접목돼야 한다. 마이데이터란 개인의 동의를 통해 타 기업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받아 활용하는 것이다. 



▎물류에너지관리시스템이란 
일반창고에서의 에너지소비는 기계와 조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에너지소비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콜드체인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물류창고가 에너지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전기차량 도입이 적극 추진되면서 전기차, 수소차 등이 물류운송수단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가정에서 운용되는 전기차는 집, 직장 등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충전할 수 있는 반면 생산지와 물류창고, 물류창고와 물류창고 등을 오가는 차량은 상·하역하는 동안 정차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충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 콜드체인시장에서의 물류창고는 상품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처임과 동시에 물류차량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허브다. 이에 따라 물류창고는 물류에너지를 종합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한 태양광, 풍력 등을 통한 전력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상황에 따라 전력을 생산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FEMS와 유사한 기술을 물류산업에 적용한 물류에너지관리시스템(LEMS)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