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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저온물류창고, 이대로 괜찮은가 ①비효율적 계획

E다소비 콜드체인 물류창고, 비효율성 탈피해야
설계·부하산정·설비선정 등 전 과정상 ‘문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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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대흐름에 맞춰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저온냉동물류창고가 신축되고 있다. 물류시설의 수주물량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자재수급의 불안정,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 공사현장의 인력난 등이 공사비 상승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어 여느 용도의 건축물에 비해 물류창고 신축은 부침이 심하다.

최근 몇 년간 물류창고 화재로 인해 인명과 재산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됨에 따라 현장관리의 엄격함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시행으로 화재안전기준이 대폭 강화돼 물류창고 단열재는 준불연 이상을 사용토록 의무화돼있다.

그러나 당장 직면한 문제에 대해 저온냉동물류시설의 신축현장들은 법개정 적용시점에만 민감하게 반응해 건축심의 시점의 해당 유무에만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다.

저온냉동물류시설에서의 에너지, 화재안전, 온실가스 등과 연관되는 공종은 방열·방습설계와 냉동기부하 계산에 의한 냉동기용량 설정이다. 설계단계에서 여러 환경조건을 고려하고 임차인(화주)의 창고품질 수준에 대한 요구조건과 보관품목, 물동량의 변화 등에 기초한 최적설계를 해야 한다.

그러나 냉동창고의 건축물 안전과 에너지효율성 측면의 현실은 관련 법기준을 최소한으로 만족하면서 넉넉하고 포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설계가 이뤄져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냉동창고의 내부 온도조건별, 부위별, 지역별 열관류율 기준이 없고 방열설계의 전문가도 부재하며 관련기술의 축적이나 구법 개선활동이 미진함에 따라 기존 방열구법을 복사하는 수준에 그친다. 냉동기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부하계산상 손실열량을 만족하기 위해 정한 단열재의 두께 입력값이 방열설계상 단열재 두께 설계기준이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냉동기 용량결정을 위한 부하계산서상 열량계산에는 해당면의 구성부재에 전체에 대한 열관류율값이 아닌 최종 단열마감재 열관류율만 적용되고 온도차값도 주변여건이 고려되지 않으며 기준온도값도 연중인지, 3~5개월의 평균온도인지 기준 데이터가 없는 결과값에 안전율까지 배가하고 있어 초기투자비가 증가된다.

‘비효율적 단열·설비’ 횡행
녹색건축조성지원법 법령에 따르면 저온냉동물류창고도 에너지절약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대상임에도 거실공간의 면적을 제외대상에 맞추고 단순 보관창고 용도로 인허가를 받는 추세다. 실제 용도는 작업장이지만 작업통로, 복도 기능으로 반영해 에너지절약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당 작업장은 소분류, 포장작업을 한다면 용도 외 공간활용으로 에너지절약계획뿐만 아니라 소방관련 시설이 추가돼야 한다. 미제출시 당초 인허가 기준대로 하역, 입출고 공간으로 사용돼야 하는 법 적용 경계선에서 설계지침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국내 건축물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는 거실사용자의 쾌적성 중심의 열관류율 기준이 있지만 저온냉동창고 설계기준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미국(ASHRAE), 일본(JSRAE)에는 냉동시설에 대한 열관류율 기준과 단열재 두께 등 내용이 수록돼 그나마 참고할 수 있어 다행이다.

방열설계의 단열재 소재는 무기질, 유기질, 뿜칠, 성형판, 복합패널 등 선택의 어려움이 없을정도로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으나 냉동창고 역사가 길지 않은 국내 방열설계의 단열재 소재는 유독 우레탄 뿜칠로 고착화돼 왔다.

물론 간편한 시공법, 단열재의 핵심인 이음매 없는 단열, 낮은 열전도율 등 장점은 많으나 화재에 매우 취약하며 발포제(HCFC-141b)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인으로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고 수입(중국) 쿼터제 포함물질로 수급불균형과 원가상승에 원인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국내의 냉동창고에 대한 방열구법이나 공법에 대한 개선과 기술축적 부재로 인해 다양한 단열소재 활용의 제한요소로 작용한다.

더불어 창고 보관물품 온도기준과 창고운영에 대한 기초 데이터 부재, 열관류기준이 없는 방열설계, 냉동기용량 결정의 과도한 안전율, 그에 따르는 수전용량 등이 최적설계와는 거리가 멀고 에너지효율성 제고는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에너지효율과 직결되는 냉동기 제품도 완성품이 아닌 조립품이 횡행하고 있다. 명칭은 외산이지만 핵심부품인 압축기 외에는 국내제품으로 회사별로 특정 기업제품이 조립된다. 이 또한 계약원가에 맞춰 조립부품이 임의로 선정되고 있음에도 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최근에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저온창고의 냉동·냉장시스템 효율화에 관심을 가진다고 하니 에너지절약형 냉동창고에 기대를 해본다.

<설경모 간삼종합건축사사무소 상무(건축물에너지평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