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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경 한국포장학회 회장

콜드체인패키징 ‘검증·확인’
ISO 표준화…검증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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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징분야는 전 세계적 어젠다로 주목받고 있는 ESG경영, 탄소중립과 연관돼 중요성과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입니다. 특히 ISO TC315 투표를 통한 콜드체인 검증은 향후 콜드체인패키징의 핵심으로써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패키징업계에 부는 다변화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이자 기회로 다가오고 있으며 한국포장학회 회장으로서 패키징업계 발전에 노력하겠습니다”

한국포장학회는 1997년 포장기술의 학문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국내 포장산업의 기술수준 제고를 위해 선진포장기술 유입의 창구역할을 도모하기 위해 설립됐다. 포장학회가 발행하는 ‘한국포장학회지’는 2021년 한국연구재단에서 실시한 ‘2021 학술지계속평가’에서 등재학술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앞으로 질적·양적 성장을 목표로 패키징분야 학문과 기술발전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2년 11월10일 제62회 한국포장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 김종경 한국포장학회 회장(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을 만나봤다.

회장으로서 소감은
내년 설립 30년을 맞이하는 한국포장학회의 회장으로 당선돼 감회가 새롭다. 학회가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게 된 계기는 2021년 한국학술재단 학술지계속평가에서 등재학술지로 인정받은 것이다. 다만 지위를 지속해서 유지해야 하므로 학회 내 활발한 연구활동을 바탕으로 계속 우수한 논문이 나와야 하며 출판을 이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아직은 초창기라고도 볼 수 있다.
 
포장업계에 몸을 담은 기간이 내년이 30년째로 학회와 기간을 같이 했다. 1998년부터 포장학회에서 활동했으며 재무, 국제, 학술 등 다양한 분야의 이사를 담당하며 학회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를 바탕으로 회장직을 수행하되 겸손과 구성원에 대한 존경, 조직에 대한 헌신으로 발전하는 한해를 보내고자 한다.

운영계획은
회장 임기는 1년 진행한 뒤 1년 연임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총 2년 예정이다. 그동안 학회가 안정적인 학술등재지로서 자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임무다. 사실 포장이라는 학문은 학문으로서만 존재하기 어렵다. 포장의 구성요소는 디자인, 소재 등이 있으나 이것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며 제품화하고 상품으로 만드는 것까지 포장에 속한다. 그러다보니 식품, 전기, 상자 등 다양한 업계간 소통과 국회 및 유통·물류업계 등 외부와 활발한 교류가 있어야 한다.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산업계와 협력하는 세미나, 학술교류회, 기술교류회 등 다양한 방안을 기획하고 있다.




학술대회도 학술등재지답게 확대하고자 한다. 현재 학회에서 진행하는 학술대회 자체가 국내 학술대회로 제한이 돼 있다. 이를 국제학술대회로 발전시키고자 올해 11월 제주도에서 ISTA(국제안전수송협회), APN(아시아 패키징 네트워크) 등과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학술대회를 매년 1회 이상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국제학술대회 개최가 쉽지 않았으나 올 가을부터는 국제학술대회로 규모를 키우고 같이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

30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으로 여기면 청년이다. 자신만 생각하고 하는 미숙한 성장시기를 넘어 주변을 둘러보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포장은 앞서 말했듯이 식품, 전기, 전자, 물류 등 여러 업계가 얽혀있으므로 연계할 수 있는 기업이 많다. 학회에서 우수한 기업들을 발굴하고 교류의 장을 마련하면 기술발전으로 인한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으며 각 기업의 가치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학회의 탄소중립 기여방안은
탄소중립은 다양한 달성 방법이 있으나 효율적인 방안 중 하나는 표준화를 통한 규격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학회는 ISO 활동을 많이 하고 있으며 최근 ISO TC315(cold chain logistics)에 관한 회의를 마쳤다. ISO TC315는 콜드체인 물류분야의 표준화에 관한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며 △냉동·냉장제품 운송 및 보관 서비스 약관 △물리적 취급 △온도제어시설의 유지 및 제어방법 △물류 효율성 촉진 △운송·보관 중 위생관리 △인력·작업장 안전관리 △서비스의 안전성·신뢰성 △고객관리와 정보 및 데이터처리 등 8개 항목으로 이뤄져있다.

이번 회의로 ISO TC315에 대한 신규 WG(Working Group)가 결성됐다. 이와 함께 학회는 콜드체인 벨리데이션(검증)에 대해 제안했다. 1차 투표를 마쳤으나 서류상으로 미력한 부분이 있어 올해 초 다시 투표를 진행한 뒤 3월에 결정이 날 예정이다.

국제표준은 표준화라는 공통목표가 있으나 자선사업이 아니다. 법과 달리 꼭 지켜야 하는 제도도 아니며 기업들은 물건판매에 있어 우위를 점하려는 이유로 참여한다. 또한 인프라와 달리 표준화는 설정과 진행에 있어 매우 어려운 과정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학회가 표준화에 나서는 이유는 표준화를 통해 효율성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자기기 C타입은 안 지켜도 되지만 대부분 전자기기가 이를 따르고 있다. 콜드체인 검증에 대한 표준화도 마찬가지다. 콜드체인 모니터링업체별로 형태가 다른 제품·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나 표준화가 마련된다면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온도관리를 얻게 될 것이다.




패키징업계 주요 이슈는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ESG가 가장 주요 이슈라고 생각한다. 이중에서 E, 환경문제가 가장 뜨겁게 떠올랐다. 포장업계는 늘 환경문제를 초래하는 산업으로 공격받기 때문이다. 주로 오해받는 부분은 어떤 통계적인 의도로 볼 수 있으나 포장은 환경을 헤친다기보다는 오히려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포장업계는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 및 환경친화적인 원료 등을 개발·적용하고 있으나 분리수거 및 폐기단계에서 의도한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안도할만한 점은 이제 소비자들이 그린워싱 등 친환경을 내세우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태를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여론이 주체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가 재활용 관련 제도개선을 위해 이번 예산을 증액해 기대할만하다. 재활용 자원수거 인프라 확충, 폐기물처리시설 확충 등 포장업계에서 정부와 소통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산업부, 국토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과제가 있다. 공통점은 운송환경에 맞는 포장을 설계하는 것이다. 국토부 과제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재사용, 재반복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들어 순환구조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활용하는 것이다. 이는 RTS(Returnable Transport System)라고 칭하며 RTP(Returnable Transport Packaging)를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특히 RTS를 위한 RTP는 기존 포장재질과 달리 재사용·재반복이 돼야 하므로 더 비싼 포장을 쓸 수밖에 없다. 물류에서는 포장비율이 10% 정도 차지하나 콜드체인물류에서는 20% 이상 좌우되는 것처럼 RTP 또한 비율이 상승할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가 비용부담으로 느껴 거부하지 않도록 더 효율적인 반복을 통해 비용절감을 이뤄낼 수 있는 패키징이 마련돼야 한다.

패키징업계 국내·외 트렌드는
가장 화두로 떠오른 트렌드는 탈 플라스틱과 스마트패키징이다. 플라스틱을 절감하는 것은 전 국민적인 공감을 얻은 부분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의지나 기업의 목표와 별개로 탈 플라스틱이 점점 이뤄질 것이며 관련 정책이나 신기술은 이를 더 가속화할 것이다.

특히 몇 년간 과대포장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과대포장된 제품의 특징은 주로 플라스틱을 사용해 제품이 많아보이게 한 경우가 많았다. 탈 플라스틱이 이뤄지면 이러한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스마트패키징은 이제 상당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중 하나로 RFID 발전에 따라 성장세를 달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은 기업이 자연스럽게 제공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나 센서기술 발달로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콜드체인, 위험물포장 등 필요로 하는 분야에 활용이 높아지고 있다. IoT기술 발전도 밀접한 영향력을 지닌만큼 제품특성에 맞는 다양한 스마트패키징 기술 및 형태가 나타날 것이다.

이외에도 개인화된 패키징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롱테일전략이 대세로 자리를 잡음에 따라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했다. 개인화된 브랜드, 디지털캐스팅 등이 많이 추구되고 있으며 포장업계 중 한 분야인 인쇄기술은 3D프린팅으로 아직은 간단할지라도 패키징의 축을 확장시켰다. 이처럼 패키징설비의 콤팩트화는 더 다양한 패키징이 등장하고 업계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유튜브를 통해 언박싱, 패키징을 해체하는 과정이 인기 영상유형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하나의 문화가 됐다. 언박싱을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만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패키징이 전제돼야 한다. 

‘소비기한표시제’와 관련한 패키징의 역할은
올해부터 시행하는 소비기한표시제는 콜드체인분야 중 유통, 모니터링도 중요하나 물류의 첫 단추는 포장인 만큼 패키징 역시 그 역할이 중요하다. 소비기한으로 인해 생산, 운송, 보관 및 판매 등 전 과정에서 온도관리가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어디서 출발하고 어디에 도착하든지 제품은 항상 담겨서 보내지므로 패키징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거라고 예상된다.



예를 들어 빵을 포장할 때 균이 없는 상태에서 질소를 집어넣으면 방부제 처리를 하지 않아도 오래간다. 그러나 베이커리 카페처럼 균이 있는 개방적인 공간에서 포장하면 2~3일밖에 유지할 수 없다. 또한 포장할 때 포장재질 및 방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에 따라서도 크게 좌우되므로 콜드체인을 잘 유지하더라도 패키징을 어느 상태에서 하는지가 중요하다.

즉 포장은 제품을 포장하기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으나 한번 설정하고 나면 설정값이 그대로 이어진다. 소비기한은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소재에 대한 공방이 복잡하게 얽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패키징업계는 검증과 확인에 대한 입증이 필수로 자리할 것이며 특정 공정이 설정된 규격과 품질요소를 만족하고 있음을 입증해 제품에 대한 안전을 스스로 보여주는 방안으로 나아갈 것이다.

다만 포장에서는 영향이 적더라도 제품이 이동하는 유통과정에서 변수가 많으므로 그 부분까지 고려해 포장해야 하며 콜드체인시스템을 위한 전용 포장용기 및 재질 연구·개발에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유통기한을 38년만에 폐지하고 소비기한을 도입한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며 과감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법이 선행하고 업계가 적응하는 형태나 새로운 어젠다로 인한 좋은 소재 및 아이디어 개발의 계기가 될 기회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업들이 학회에 교류를 통해 얻어가는 것이 많길 바라지만 기술에 한정하지 않고 큰 틀에서 인사이트를 얻었으면 한다. 물론 학회가 그동안의 연구성과와 신기술을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전략과 트렌드, 현황 및 동향 등을 얻어갔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치우친 기업은 유연한 대처를 하거나 발상의 전환을 이루기가 어렵다. 새로운 방향성은 아이디어 획득의 계기가 되는 것처럼 선순환구조를 이뤘으면 한다.

정부가 정책을 새로 만들거나 개정할 때 국내·외 환경을 비교하고 업계의 특성을 더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대표적으로 플라스틱빨대의 경우 설비와 생산업체들이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었으나 플라스틱빨대를 종이빨대로 대체하면서 타격이 컸다. 종이빨대는 이미 해외기업들이 잘 대비하고 있어 경쟁하기도 쉽지 않았다.

특히 종이빨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일부 매장은 편하게 입을 대고 마실 수 있는 플라스틱뚜겅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빨대보다 더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많으며 친환경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또한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중 플라스틱빨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0.03%로 매우 적은 편이다.

물론 플라스틱빨대 사용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정부의 정책이 큰 영향력을 지니는 만큼 더 큰 틀에서 더 효율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바꿔갔으면 좋겠다. 지난해 강동구는 2019년에 시작했던 ‘아이스팩 재사용 친환경 캠페인’을 꾸준한 아이스팩 배출량 감소로 인해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