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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체인시스템, 친환경 냉매 전환 ‘시대적 요구’

2024년 HFC 동결, 1년 남짓 코앞
유럽, 자연냉매 및 IT기술 로드맵 제시
국내 냉매규제 전 지원책 필요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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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계기로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프라·에너지 녹색전환과 녹색산업 혁신을 통한 탄소중립사회를 지향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파리협정에 의거해 2030년까지 2018년 탄소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냉장고 및 에어컨에 사용되는 HFC(수소불화탄소)의 소비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197개국이 합의한 키갈리개정의정서에 따라 2024년까지 한국의 HFC냉매 사용을 동결해야 하며 2045년까지 80%를 감축시켜야 하는 과제에 당면한 상태다. 

HFC는 불연성 무독성가스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국제기후협약을 통해 규제되는 온실가스 6종 중 하나로 CO2보다 100~10,000배 이상의 큰 온실효과를 발생시킨다.











현재 국내 적용중인 콜드체인 시스템용 냉매 지구온난화지수(GWP)는 매우 높은 상태다. R404A(GWP:3922), R507A(GWP:3985) 냉매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4,000배의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또한 국내 콜드체인시스템은 24시간 365일 지속적으로 운전되는 에너지 다소비형 시스템의 특성을 가진 데 비해 에너지 효율 규제는 전무하며 저가 수요 중심의 저효율 콜드체인시스템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온실가스 절감 위한 냉매 개발

냉매는 냉동시스템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며 그 자체의 화학 변화를 통해 냉각작용을 일어나게 하는 물질로 물, 공기 등 냉각매체의 열을 증발기 내에서 흡수해 기화시키고 응축기에서 열을 주변 공기나 물로 전달해 응축시킨다.

에너지 변환 목적 등 다양한 열 기계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인 냉매는 열역학적 특성이 우수한 불소냉매가 가장 흔하며 전 세계 냉매의 절반을 차지한다. HFC 혹은 HCFCs류로 제조되는 불소냉매는 중요한 유기 불소제품으로 화학적 안정성이 강하고 열역학적 특성이 우수해 주로 냉장고, 가정용 에어컨, 차량용 에어컨 및 기타 냉동 분야에서 사용된다. 

불소냉매는 폴리우레탄 산업에서는 플라스틱 발포제로 사용되거나 반도체·전자장비산업에서 세척용도로 활용되는 등 1960~1980년대 현대 산업을 발전시키며 핵심 소재로 요긴하게 쓰여왔다. 그러나 화학물질인 불소냉매가 수십년 동안 지구 대기권에 남아 분해되지 않고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난 이후 글로벌 협약에 의거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과 생산이 점차적으로 중지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이른바 ‘오염물질배출’ 물질로서의 냉매 관련 이슈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ODP(오존고갈 잠재력치)와 GWP(지구온난화 잠재력치)에 따라 냉매업계는 불소냉매의 제품군을 CFCs, HCFCs, HFCs, HFOs 등 4세대로 분류하고 있다. 글로벌 오존 관리, 탄소중립의 추세로 ODP 및 GWP에 따라 불소냉매의 제품 라인을 1~4세대로 구분해 오염이 높은 물질은 산업적으로 도태시키는 동시에 점진적으로 감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세대 CFC불소냉매(프레온가스)는 ODP와 GWP이 모두 높은 냉매로 오존층 손상, 대기오염 및 기타 문제를 직접적으로 유발해 생태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UN협의에 의해 사용이 중지됐다.

CFC를 대체하는 물질로 간주돼 온 기타 2~3세대 냉매도 잠재적으로 환경 손상을 일으킬 여지가 남아 있어 생산과 소비에 대한 제한적 쿼터가 진행되는 추세다. 

2세대 냉매 HCFC 또한 CFC와 마찬가지로 오존파괴물질성분(ODS)으로 확인됐다. 주로 HCFC는 R22, R123, R141b, R142b 등을 포함하며 오존층파괴계수는 R11 대비 낮아 HCFC이 CFC 물질의 가장 중요한 전이적 대체 물질로 간주됐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여전히 잠재적으로 손상을 일으킬 여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몬트리올 의정서 당시 참가국들은 다른 대안이 실현 가능하지 않은 경우에만 2세대로 분류되는 HCFC를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후 1989년 발효된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라 HCFC의 대체물질로 HFC가 사용돼 왔으나 HFC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탄소보다 수백배에서 수천배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규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3세대 냉매로 구분되는 HFC는 불화수소탄화물로서 인공적으로 합성된 강력한 온실가스로2016년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렸던 제28차 몬트리올 협정 당사국 총회에서는 기존 오존층파괴물질 외에도 강력한 지구온난화물질인 HFCs까지 감축하는 키갈리 개정안을 채택한 바 있다.  

몬트리올 의정서 키갈리 개정안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진국은 2019년부터 HFCs를 삭감하고 개발도상국은 2024년까지 HFCs의 소비 수준을 동결하며 일부 국가는 2028년까지 HFCs 소비를 동결할 것이 요구됐다. 한국은 2024년부터 2045년까지 기준 수량의 80% 감축이 필요하다. 2024년 동결, 2029년 10% 감축, 35년 30% 감축, 2040년 50% 감축, 2045년 80% 감축의 점진적 감축 일정이다.

이에 따라 미래형 냉매는 오존을 고갈시키는 물질을 함유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낮은 4세대 친환경 냉매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다.


현실 과제, 친환경 냉매 전환

해양수산부 산하 냉동냉장수산업협동조합의 냉동냉장시설 프레온 냉매규제 대응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0월 기준으로 국내 942개 업체 냉동·냉장 창고에서 사용된 냉매는 HCFC냉매류인 R22(47%), 암모니아류인 R717(46%), HFC냉매류인 R404A(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오종택 전남대 냉동공조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2021년 10월 31일을 기준으로 한 국내 961개 업체의 냉동·냉장 시스템 냉매 비율은 2018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후 R22 대체냉매로 3~5종류의 냉매를 블렌딩해 개발된 R446A 및 R448A는 지구온난화지수를 R22의 약 76%로 줄였으나 누설 후 재충전 시 성능 저하가 있다. 냉동냉장시스템의 R22 등 기존 냉매를 친환경 냉매로 대체할 방안을 찾는 문제는 국내 냉동냉장산업이 당면한 주요 과제다. 

해외에서는 친환경 냉매 전환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R448A, R449A, R290 냉매 적용을, 장기적으로는 CO2와 암모니아로의 냉매 전환을 진행하고 있는 추세다. 관련해 이미 주요 물류강국인 미국, 유럽 등은 ICT 기술발전에 따른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일본도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버터 응용기술을 개발해 멀티 통합 제어기술로 발전시키며 친환경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EU·중국, 냉매규제 시행 철저

EU는 HFC를 포함한 F-Gas(불화온실가스) 규제를 위해 HFC의 냉매량을 제한하고 천연(자연)냉매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EU는 2015년부터 2030년까지 HFC사용량의 79% 감축을 목표로 F-gas 규정에 따른 쿼터제를 통해 매년 EU시장의 HFC냉매 총사용량을 제한해왔으며 이에 따라 냉매사용량이 단계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F-Gas는 지구온난화 가능성을 높이는 인공 온실가스로 냉장고, 에어컨, 열 펌프, 방화, 폼 및 에어로졸과 같은 일반 기기에 사용되며 EU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CO2, 메탄, 아산화질소와 함께 파리협정에 따른 감축대상에 속한다. 

유럽 의회는 2023년 3월 중 보다 기후친화적인 대체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F-gas 포함 제품의 시장 규제를 강화하고 냉장고, 에어컨, 열 펌프 및 전기 스위치 기어 등 경제적, 기술적 실현이 가능한 부문에 대한 F-gas 사용 금지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기후 중립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EU의 2050년 기후중립성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2050년까지 HFC 0%를 목표로 2039년부터 EU 시장의 HFC냉매의 단계적 감소 계획을 보다 앞당길 계획이다. 특히 히트 펌프 및 반도체와 같은 주요 부문의 시장 모니터링에 주목하며, 불법거래 방지를 위한 미준수 벌금 부과 등 단속 강화를 제안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 6월17일 키갈리 개정안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후 9월15일부로 중국 내에 개정안이 정식으로 발효됐다. 키갈리 개정안의 요구조건에 따라 중국은 2024년까지 HFC 생산량과 소비를 기준 수준으로 동결하고 2029년부터 HFC 생산 및 소비를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 중국의 실내에어컨산업은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라 HCFC류인 R22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HFC를 줄이는 이중도전과제에 직면했다. 

앞서 1세대 냉매인 CFCs는 2010년 전세계적 합의에 의거해 완전한 산업적 도태가 이뤄진 바 있다. 2세대 HCFCs의 경우 2013년 중국은 공식적으로 ‘HCFCs의 생산과 소비 동결’을 실시했으며 HCFCs의 생산과 소비 쿼터제(할당량제)를 실시해오고 있다. 총 생산 HCFCs 43만4,000톤 중 중국 내 생산 할당량은 31만6,000톤으로,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HCFCs를 기준선의 90%, 2020년과 2025년 기준선의 35%, 67.5%를 감축한 뒤 2030년까지 완전 도태시켜야 하는 일정이다. 

2015년 중국은 이미 순조롭게 산업 도태 목표치를 달성해냈다. 2015년 R22 생산 할당량은 14년 대비 11% 삭감됐으며 2016~2018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감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2020년 R22 생산쿼터 기준 누적 35%를 삭감했다.

중국은 R22 등 HCFCs의 소비와 생산 수준을 매년 감축하고 있으며 2013년 할당량을 기준으로 해 2015년 10% 감소, 2020년 35% 감소, 2025년 67.5% 감소, 2030년 완전 감축(단, 정비 물량용으로 2.5% 유지)으로 2세대 냉매물질의 장기퇴출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냉매제가 주로 쓰이는 산업은 에어컨, 냉장고 관련 산업이다. 중국 생태환경부에 따르면 HCFC류인 R22는 2021년 중국 2세대 총 냉매 생산 할당량의 약 76.8% 비중을 차지하는 등 중국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은 2세대 냉매 품목이다.

현재 주요 선진국들이 국제협약에 따라 R22 냉매제 사용 중단을 거의 완료한 상황에서, 중국 또한 중국 에어컨 산업에서 오존고갈물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동시에 녹색 저탄소 프로판 (R290) 대체 냉매제 응용 및 제품 시장화를 가속하는 등 대체재 개발 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HFCs 3세대 냉매는 이미 할당량 검토기를 지났다. 중국은 2세대 냉매를 3세대 냉매로 교체하는 시기를 지나며 이후 2024년 HFCs 냉매의 생산과 소비를 동결하고 2029년부터 1단계인 10% 감축을 시행할 계획이다.


국내 냉매규제 전 정책 ‘필요’

국내에서도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HCFC냉매와 HFC냉매에 대한 규제 계획을 점차적으로 실행해나가고 있다. 

HCFC냉매의 경우 몬트리올 의정서 규제에 따라 제정된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 제조 규제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2009~2010년의 평균 소비량 29,219MT(1,908ODP톤)을 기준으로 2013년부터 동결이 시작됐으며 이후로 단계적인 감축 계획을 통해 2030년 이후 실질적 생산 및 소비를 전폐하는 것이 목표다. 

HFC냉매는 키갈리 개정안에서 합의한 감축 방안대로 2020~2022년 소비량을 기준으로 2024년 동결 및 감축을 시작해 2045년까지 80%로 감축할 예정이나 국제 사례의 추세에 따라 국내 진행 흐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의 전망에 따르면 HFC규제에 따른 후속 정책의 부재가 관련 기업들의 추후 사업진행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국내기업의 글로벌 자연냉매 시장 진출이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한국의 HFC 규제 및 인센티브 정책이 2023년까지는 수립될 필요가 있다.

연간 30%의 성장률을 보이는 글로벌 자연냉매 냉동장치시장(약 50조원 규모)은 현재 15개사의 유럽·일본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규제 전 정책을 시행한 선진국의 사례와 같이 국내에서도 규제정책과 인센티브제도를 적절히 조합해 2024년 HFC 동결을 1년 앞둔 2023년 골든타임 내 국가 정책 제정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