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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냉매 전환 필수적… 정책·기술대안 포괄적 논의

설비공학회 냉동부문위원회 주최 학술강연회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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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설비공학회 냉동부문위원회(위원장 김민성)가 주최하고 친환경냉매전문위원회(위원장 장영수)와 칸kharn, 콜드체인뉴스, IEA HPT 한국협의회가 공동 주관한 ‘냉동부문 학술강연회’가 5월24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HVAC KOREA) 부대행사로 전시장 2층 컨퍼런스룸에서 관련 업계종사자 및 학생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현진 설비공학회 냉동부문위원회 학술간사(국민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냉동분야 종사자라면 모두 다 궁금해할 정책이나 실제 기술방향을 중심으로 학술회를 꾸렸다”라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는 ‘차세대 친환경 냉매전환을 위한 정책 및 기술 동향’을 주제로 각 3개의 강의로 구성된 총 2개의 섹션으로 진행됐다. 

세부적인 냉매 관리규정 필요
임성용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 이사는 ‘국내‧외 냉매규제 현황 및 Low-GWP 냉매 사용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 이사는 “최근 개발보고서를 토대로 어떤 냉매들이 개발돼 있는지 살펴본 후 요즘 이슈인 가연성 냉매 사용 관련 제품별 관리규정과 국내표준, 공조분야 대체냉매 사용동향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사는 냉매관리 내용이 담긴 법령을 살펴보며 개선사항을 제안했다.

임성용 이사는 “2023년 4월 개정한 ‘오존층보호 등을 위한 특정물질의 관리에 관한 법률’을 보면 냉매판매(구매) 자격 제한이 없고 1차 구매자에게 판매한 양만 보고토록 하면서 2차, 3차 등 최종 구매자가 사용한 사용처 정보를 알 수 없다”라며 “이로 인해 국내 냉매사용량을 산출하기가 어려우며 심지어 냉매가 사용된 기기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기기를 관리대상에 포함시킨다 해도 그 과정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법률의 허점을 지적했다.

또한 임 이사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을 보면 재충전금지용기로 제조된 모든 용기는 사용 후 폐기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독성가스라든가 가연성가스 경우 잔가스 처리 후 폐기하도록 돼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불소계냉매(프레온가스)가 충전된 일회용용기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어서 개정이 꼭 필요한 지점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냉매 회수 및 폐기 △유지보수 △일회용 용기 냉매 등 보다 다양한 케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끝으로 임 이사는 규정개선에 있어서 참고할 수 있는 해외사례도 언급했다. 임 이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관련제품 대체를 유도하거나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라며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High-GWP 냉매사용 제품인 냉동냉장기기, 에어컨, 발포 폼, 에어로졸분야에서 F-gas 사용을 2025년부터 2033년내에 GWP 150 미만으로 제한하는 새로운 사항을 추가했으며 미국은 HFC관리에서 △일회용용기수입 및 충전금지 △재충전금지용기 폐기 전 잔류HFC회수 △용기추적시스템 사용 등의 내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AIM 시행 등 해외시장 주목 필요
이승환 케무어스 부장은 ‘공기조화 냉동산업에서의 대체냉매 기술 현황’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부장은 “현재 미국, 일본 시장 등에서 냉매규제가 시작됐으며 미국은 AIM을 시행하면서 총 18개 HFC냉매 규제를 시작했다”라며 “동시에 미국에선 리클레임 냉매에 관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미국은 2027년 12월31일까지 미국에서 사용되는 모든 R32가 리클레임(reclaim) 돼야하는데 2027년까지 그 많은 양을 재생할 수 있는 업체가 있을 것인지 의문이며 한국이나 중국 등 타국에서 들어오는 R32의 리클레임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며 “만약 필요한 경우 한국에서 출장을 나가 확인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이러한 방법론은 미비한 지점이 많아 지켜봐야할 영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부장은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한국의 준비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라며 “현재 A2L냉매가 많이 보급‧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은 단순한 가연성여부만을 기준으로 삼고있어 좀 더 다양한 분류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의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은 대게 일본을 많이 따라가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A2L을 특수 불활성 가스로 분류해 기존 가연성가스 대비 좀 더 완화된 요구사항만 충족되면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현재 케무어스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들을 소개하며 “현재 냉매전환은 한국보다는 미국이나 유럽 위주로 더욱 빨리 진행되고 있어 먼저 수출 위주로 대비하면서 앞으로의 상황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냉매 필요성, 물성측정 평가기술 촉진
이공훈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VRF용 냉매현황 및 친환경혼합냉매 물성측정‧평가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박사는 현재 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들을 소개하며 “현재 대체냉매 필요성이 커지면서 동시에 물성측정평가기술도 함께 각광받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냉매개발에 있어서는 냉매안전성평가기술과 대체냉매적용 VRF기술이 필요하다. 멀티 VRF분야는 미국과 유럽보다 일본, 한국의 제조사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박사는 “냉매를 개발하면 실제로 이 냉매가 어떤 성능을 가지는 시스템에 적용해 평가하든지 사전시뮬레이션 평가를 해야하는데 결국 그런 평가는 연료학적 물성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해야 가능한 일이 된다”라며 “ 때문에 연구원에서는 전력화물성과 열전달물성을 측정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냉매물성측정 시 좀 더 확실한 결과값 확인을 위한 단계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 법규상 냉매의 순도가 99.5% 이상이면 사용할 수 있지만 실험 상에서는 0.5%의 불순물도 물성을 측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라며 “물성연구를 위해선 순도를 상당히 높은 상태로 유지해야 해 연구원에서 ‘시료 전처리’단계를 통해 순도를 99.98%까지 높어 물성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현재 연구현황을 설명했다.    

끝으로 이 박사는 “연구원은 현재 △친환경냉매개발 및 성능평가 인프라 구축 △대체냉매 안전성 형가 기술 개발 △대체냉매 적용 VRF 히트 펌프 시스템 최적화 기술개발을 목표로 삼아 나아가고 있다”라며 “현재까지 상당히 많은 물성측정을 시행해왔으며 그에 대한 데이터도 확보된 상태로 나아가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에 적용해 변동하는 기술도 같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불소계 냉매, 내년 핵심 이슈될 것
장재훈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센터장은 ‘국내‧외 불소계 냉매 규제와 대체기술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장 센터장은 “불소계 냉매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큰 이슈가 되진 않았지만 2016년 파리협정이후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년마다 투명성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기에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며 “이번 발표가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책방향이 어떻게 나아갈지를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 등은 주요 불소계온실가스에 대해 대체전환과 냉매 회수‧재생‧재사용‧재활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앞으로의 방향성을 찾아가야 한다. 

장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냉매 회수량은 10%도 안되는 상황으로 국가단위의 노력과 민간에서도 협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며 “현재는 일부 대기업에서만 ESG부분에서 냉매를 다루고 있으며 배출권거래제의 경우 선택적 정보활용으로 확인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통계에 대한 개선점도 지적했다. 장 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서는 놀랍게도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R-410A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통계에 포함돼 있지 않다”라며 “해외에서는 A2L그룹과 A3그룹을 구분하고 적극적으로 R&D를 시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 규제의 부재로 인해 정책과 제도를 운용하는 데에 제약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센터장은 “앞으로는 탄소중립에 있어 냉매가 부각되고 있으며 내년 불소계 냉매가 핵심적인 이슈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교토의정서에서 이어진 파리협약을 이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정부와 학계, 민간 단위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트펌프 탄소중립시대 핵심기술될 것
고희환 태양전기 수석연구원은 ‘신냉매를 채용한 160℃급 고온 히트펌프 개발’을 주제로 태양전기에서 개발한 기술을 소개했다.

고 수석연구원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대신 전기로 히트펌프를 사용해 열을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65%까지 히트펌프 열을 공급하는 것이 태양전기의 목표”라며 “앞으로 탄소중립시대에서 히트펌프는 중요한 핵심기술이 될 것이며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이 히트펌프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한국의 산업분야 탄소중립전략의 핵심은 에너지효율 향상 중심의 기술개발이었는데 앞으로는 탄소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한계돌파형 혁신기술을 원하는 것이 정책의 방향”이라며 “히트펌프가 시장에 진입해 안착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등 경제적 측면의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앞으로 시장개선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현재 태양전기에서 개발중인 산업용 고온 히트펌프는 350kW 160℃급 고온 증기공급 히트펌프가 있다. 개발 내용은 △Low GWP 신냉매적용이 가능한 무급유원심냉매압축기 △160℃ 이상 고온수 및 증기생산을 위한 열용량 350kW급 산업용히트펌프시스템 △기존 히트펌프 대비 냉매 봉입량을 20% 이상 줄일 수 있는 열회수증발기 △고온수 생산을 위한 초임계사이클적용 가스냉각기 설계‧제작 △상용화를 위한 신뢰성 평가 및 표준화 △산업공정 적용을 위한 실증‧수요자평가‧비즈니스모델 개발 등이다. 

자연냉매 연구 통해 합성냉매 불확실성 타개
나선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연성 냉매 활용 기술과 향후 연구개발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나 선임연구원은 “자연냉매가 세상에 처음 등장했고 1930년도에 합성냉매가 등장하면서 쭉 합성냉매의 시대가 이어졌는데 최근에 GWP지수가 높은 냉매가 규제되는 등 합성냉매에 대한 규제가 커져가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 속 합성냉매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환경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합성냉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 나 선임연구원은 “‘GWP가 높으니까 쓰지마’라든가 ‘PFAS에선 TFA(산)가 발생되니까 쓰지마’라는 식으로 계속 새로운 규제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규제가 나타날지 알 수 없다”라며 “사업을 하고 냉매를 선택하는 입장에선 이 불확실성을 가장 줄일 수 있는 냉매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해야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나 선임연구원은 이 상황의 대안책으로 자연냉매를 언급했다. 자연냉매는 가격 변동성의 지점에서도 안정적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냉매는 발견됐을 당시부터 가연성을 가지고 있는 불완전성이 있었다.

나 선임연구원은 “다르게 생각하면 자연냉매는 화염성이 있다는 것만이 이슈라고 볼 수 있다”라며 “1930년대 이전에는 이미 자연냉매를 사용해 냉방을 한 기술이 있었다”고 자연냉매가 가진 가능성을 말했다. 

앞으로 가연성 냉매 연구에선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한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설비 용량의 제한으로 안전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나 선임연구원은 △중앙‧분산 히트펌프 네트워크 △충진량 저감기술: 비대칭형 열교환기 △충진량 저감기술: 열교환기 헤더 설계 △고온히트펌프 등의 가연성 냉매의 연구 개발 방향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