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기술기업 CJ대한통운이 완충재 없이도 상품 파손위험을 최소화하는 상품고정형 패키지를 개발해 택배포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CJ대한통운 패키징혁신센터는 12월11일 자체 개발한 상품고정형 패키지에 대한 특허출원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택배포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완충재를 대체하면서 상품 파손위험을 줄인 신개념 패키징 솔루션이다.
국내 택배물동량은 지난해 50억건을 돌파하며 이로 인한 생활폐기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과도한 포장재 사용을 줄이면서 물류안전성을 유지하는 패키징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택배포장은 규격화된 상자를 활용하기 때문에 주문상품을 투입한 후 상자 안에 남는 공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종이 혹은 필름 재질의 완충재를 투입해 상품을 고정한다. 소형상품의 경우 빈 공간이 많아 과도한 완충재가 소모되며 배송 중 상품이 움직이며 파손 위험도 큰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이 개발한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기술로 리텐션 패키징(Retention Packaging)방식을 활용하면서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점이 특징이다.
리텐션 패키징은 상품을 고정해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포장기법으로 주로 골판지패드에 접착된 필름을 이용해 상품파손을 최소화한다. 기존 방식은 접착제를 사용해 필름과 패드를 부착했으나 외부충격에 약하며 사용 후 분리배출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CJ대한통운의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무접착방식의 리텐션 패키징으로 3단구조 골판지패널과 스트레치필름으로 구성돼 있다. 필름을 접착제가 아닌 골판지패널 사이에 끼우는 구조로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골판지 패널의 양 날개에 다리를 설계해 조립 시 하부에 약 2.5cm의 여백공간이 생기도록 디자인했다. 이를 통해 택배상자가 받는 외부충격으로부터 상품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며 완충재기반 패키징대비 상품 파손위험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실제로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택배포장 안정성에 대한 국가공인테스트인 KS T 5055를 통과했다. 또한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파손위험이 높은 상품을 대상으로 3,000회 이상 낙하시험과 100회 이상 실제 배송테스트를 거쳐 패키징 안정성을 확인했다.
신규 패키지는 완충재 사용을 원천적으로 없애 폐기물발생을 줄일 뿐만 아니라 사용 후 골판지 패널과 필름을 쉽게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트레치필름 또한 재활용 PCR(재활용 플라스틱)소재를 사용했으며 앞으로 생분해성 필름(PHA)으로의 전환도 계획하는 등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패키징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물류현장 적용가능성도 높다. 기존 리텐션패키징은 단가가 높아 주로 전자기기 등 고가제품에만 사용됐으나 CJ대한통운의 신규패키징은 시중 단가대비 50%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가능하다. 또한 현장테스트 결과 기존 완충작업과 유사한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하며 현장도입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의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지난달 한국환경포장진흥원이 주최한 제14회 그린패키징 공모전에서 특선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김정희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은 “완충재가 필요없는 상품고정형 패키지는 택배포장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기술”이라며 “앞으로도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패키징혁신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