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드체인 관련시장은 국내 주요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콜드체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친환경냉매 개발 및 전환지원 등을 위한 연구지원과 산업계를 위한 구체적 지원방안이
필요합니다. 세계적 흐름인 냉매규제와 탄소중립 강화는 국내 산업계에 쉽지않은 도전과제일 수 있지만 친환경기술과 고효율 설비를 통해 시장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친환경 기술개발과 혁신으로 글로벌시장 확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함께 도모하고자 합니다”
콜드체인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더욱 중요한 산업분야로 떠올랐다. 1인가구가 증가하며 밀키트시장이 성장한 것도 콜드체인산업의 성장동력이었다. 최근엔 신선식품 온라인쇼핑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로 콜드체인산업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콜드체인업계에 이전과 다른 관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에 닥친 기후위기가 이유다. 콜드체인은 정온상태를 유지해야하는 전 과정을 의미한다. 다량의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하며 온도유지를 위한 냉매가 필수적이다.
현재 전 세계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수소불화탄소(HFC)계 냉매는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주요물질로 꼽힌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선 일찍이 냉매규제를 시작했으며 한국 또한 지난 12월 환경부에서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HFCs 관리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냉매규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콜드체인의 필요성이 점차 증대되며 산업활성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환경규제에도 대응해야 하는 다각적인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홍현 조선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는 2024년 설비공학회 콜드체인부문위원회 신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반환점을 돈 2025년을 맞이해 조홍현 콜드체인부문위원장을 만나 올해 위원회의 계획과 함께 국내 콜드체인업계 발전을 위해 학계와 산업계의 고민을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지 들어봤다.
▎ 설비공학회 콜드체인부문위원회는
식품과 의약품 등 국민건강을 위한 필수적 물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저온설비부문위원회의 명칭을 2020년 1월에 확대·개편해 운영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제학술대회인 ICSERA (International Conference of Saving Energy in Refrigeration and Air-Conditioning) 2024에 참석했으며 설비공학회 동계학술 대회에서 우수위원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대 부문위원장으로 오종택, 박수석, 정재동, 윤경미 위원장이 위원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줬으며 지난해부터 부문위원 장을 이어받아 콜드체인부문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 지난 1년의 소회와 올해 계획은
지난해는 콜드체인부문위원장을 새롭게 맡아 관련업무를 파악하며 콜드체인부문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2024년 설비공학회 하계학술발표대회에서 특별세션 운영 및 HARFKO 2024에서 공동 학술강연회를 개최했다. 또한 설비저널 8월호에 콜드체인부문 특별기획 원고도 투고한 바 있다.
2024년은 팬데믹 이후 산업이 회복되며 활성화되는 시기였다. 콜드체인 관련시장이 크게 증가해 할 일들이 더욱 많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올해에는 설비공학회 하계 및 동계학술 대회에서 콜드체인 특별섹션을 운영할 계획이며 콜드체인 관련 학술강연회도 준비하고 있다. 국제학술대회 개최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콜드체인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문제들을 수집해 관련 기관들과 세미나를 개최하며 현재 제시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해외학회나 타 학회와 교류를 기획하고 있다면
콜드체인부문위원회는 2년마다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 ICSERA를 공동주관하고 있다. 또한 국제냉동기구(IIR) 국제콜드체인학회(ICCC: International Conference of Cold Chain) 및 아시아 콜드체인학회 (ACCC: Asian Conference of Cold Chain)에 국내를 대표해 참가하고 있으며 관련 학회들과 꾸준한 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GCCA(Global Cold Chain Alliance)에서 개최하는 유럽 컨퍼런스 및 라틴아메리카 컨퍼런스를 각각 3월과 8월에 참석할 예정이며 각국 전문가들과 함께 글로벌 신냉매 신기술 정책을 발전시키며 탈탄소전략을 공유해 콜드체인분야의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 국내 콜드체인시장 현황은
글로벌 콜드체인시장 규모는 2020년 2,210억달러(약 237조9,236억원)에 달했으며 오는 2026년에는 5,850억달러(약 659조6,460억원)로 연평균 18%의 성장률을 기록해 5년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시장은 정확한 범위의 정의가 없어 특징지어 이야기할 수 없으나 광의적 의미에서 콜드체인시장은 연 15%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 한다. 온라인 쇼핑몰시장이 5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의약품 생산량도 평균 10% 이상 성장세를 보인다.
▎ 올해 콜드체인업계 전망은
올해 콜드체인업계는 디지털전환·친환경·글로벌확장 등을 핵심동력으로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기술혁신과 비용효율화가 주요 경쟁포인트가 될 것이며 이러한 상황 속 주목할 이슈는 디지털전환과 탄소중립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디지털전환’이다. 콜드체인은 온도민감제품 증가에 따른 효과적인 물류 솔루션을 위해 로보틱스·IoT·블록체인· 모바일기반 클라우드솔루션 등 첨단기술 기반의 콜드체인물류서비스 제공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디지털솔루션을 수용해 제조사·공급업체·파트너사간 시스템 통합관리부터 재고 및 품질관리까지 모든 연결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탄소중립’으로 한국은 파리협정에 의거해 2030년까지 2018년 탄소배출량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키갈리개정서에 따라 한국은 2024년을 기준으로 HFC냉매 사용을 동결해야 하며 2045년까지 80%를 감축해야 하는 과제에 당면해 있다.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전망에 따르면 HFC규제에 따른 후속 정책부재가 관련 기업들의 추후 사업진행 방향에 대한 불확실 성으로 이어져 국내기업의 글로벌 시장진 출이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HFC규제 및 인센티브정책이 빠른 시일 내 수립될 필요가 있다.
▎ 글로벌 콜드체인시장 주요 이슈는
글로벌 콜드체인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해결이 필요한 이슈들이 있다. 첫째로 바이오의약품 및 식품에 관한 이슈다. 팬데믹 이후 바이오의약품의 콜드체인 관리기준을 강화해 개정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과 ‘생물학적 제제 등 보관 및 수송에 관한 규정’이 시행에 들어갔으며 관련규정의 손질작업이 이어졌다. 다만 식품분야 콜드체인 모니터링은 시장자 체가 거의 형성되지 못하고 있어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고 판단된다.
둘째로 탄소중립과 관련된 이슈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여전히 핵심적 의제를 설정할 것이다.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 이후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돼 각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고민해야하며 배출량 정량화를 위해 기준점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유럽과 미국에선 이에 대한 대비가 빠르게 이뤄졌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대비가 부족해 하루빨리 준비가 필요하다.

▎ 산업계 협업이 필요한 분야는
콜드체인은 온도민감성이 높은 신선식품이나 의약품 등을 안전하며 신선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따라서 학계와 산업계가 서로 협력해 기술혁신을 모색하며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할 지점으로 4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먼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기술 개발’이다. 지속가능한 물류가 강조되면서 콜드체인시스템 에너지효율을 높이며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개발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학계는 혁신적인 냉동기술과 적은 에너지로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시스템연구를, 산업 계는 실증화 및 대규모 적용을 맡아야 한다.
두 번째는 ‘스마트센서 및 모니터링 기술개발’이다. 제품운송 중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관리하는 스마트센서와 데이터분석 기술개발은 산업전반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학계는 고감도센서와 데이터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며 산업계는 이를 콜드체인 관리시스템에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세 번째는 ‘다양한 제품군별 맞춤형 솔루션’이다. 의약품과 식품 등 다양한 제품 군에 따른 최적의 냉장·냉동조건을 연구 하며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 해야 한다.
네 번째는 ‘글로벌 물류인프라 확충 및표준화’다. 각국의 콜드체인표준과 기술이 상이해 글로벌 물류환경에서 비효율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계는 표준화 연구를, 산업계는 국제협력을 통해 기술과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폐자원 재활용 및 순환경제 활성화’다. 콜드체인과정에서 발생하는 냉매와 포장재같은 폐자원의 재활용 및 친환경처리는 지속가능성의 핵심과제다. 학계는 친환경 대체재와 재활용기술을, 산업 계는 이를 상용화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학계와 산업계의 유기적인 협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본다.
▎ 친환경·고효율 콜드체인시스템 확산의 장애요소는
친환경·고효율 콜드체인시스템 보급확산을 위한 시급한 문제로는 우선 기술· 표준 문제를 제시할 수 있다. 현재 친환경· 고효율 콜드체인시스템은 콜드체인기술과 장비에 대한 표준이 확립되지 않아 상호운용성이 낮은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할 수 있는 R&D 투자확대 및 효율적인 기술개발 장려가 필요하다. 또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콜드체인기술 표준의 조기도입 및 보급을 통해 기술표준화를 추구해야 한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문제다. 기존 시스템에 비해 고효율 장비에는 많은 유지·보수 에너지비용이 투자된다. 친환경·고효율 콜드체인시스템은 초기 설치비용도 높아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부족해 민간이 높은 운영부담을 오롯이 감당해야 해 확산이 더디다. 투자비를 줄이기 위한 정부보조금 및 세제혜택 제공과 같은 재정지원 확대가 절실하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비용부담을 감소시킬수 있는 운영비절감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환경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한 폐기물 관리문제가 있다. 친환경기술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장려한다 해도 장비교 체 및 폐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폐기물 처리방안이 명확치 않아 폐기물 관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냉매회수와 관련된 인식이 굉장히 미비하다. RE100달성을 위해 기업별 고민이 커지는 시점에서 현재 국내에는 냉매회수기술이 거의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정보공유와 인식개선을 위해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 최근 냉매관련 이슈가 화두인데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HFC냉매 평균소요량을 기준 삼아 2024년부터 생산·수입·추가생산을 전면금지하며 2029년까지 10%, 2045년까지 80%를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냉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HFO냉매 △물 △암모니아 △질소 △이 산화탄소 △프로판 △부탄 등 천연냉매의 적용이 필수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규제에 만족하는 제품을 기획·개발·생산하는 제조업체는 원가상승및 개발부담 증가라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기존과 동일한 용량을 운전하기 위해서 기존보다 한 단계 더 큰 단위의 설비를 판매해야 하거나 냉매누설 감지장치 등 안전관련 부품부착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고압 냉매용 부품은 원가압박이 큰 현실도 고려 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참여자 및 고객사 입장에서 콜드체인시설 비용상승이라는 현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2025년은 전 세계 냉매규제 강화의 중요한 시점이다. 유럽연합은 F-gas 규제, 미국환경보호청(EPA)은 미국제조업혁신(AIM)법을 통해 신규 냉동냉장기기와 기타 냉동공조시스템의 HFCs계 냉매의 단계적 감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전 세계 냉매 규제와 탄소중립 강화로 친환경냉매로 전환이 가속화되며 신재생에너지 연계시스 템운영이 필수적으로 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관련산업에게 조금 어려운 도전과제가 될 수 있지만 친환경기술과 고효율 설비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특히 콜드체인 분야에서 냉동·냉장상품 수출증가와 해상운송 및 물류용 냉동·냉장설비 수요확대로 인해 국내 제조업체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변화를 기회로 삼아 콜드체인분야 학계와 업계 및 정부를 포함한 유관기관은 국제규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친환경 기술개발과 혁신을 도모 해야 한다.
▎ 산업활성화를 위해 제언한다면
콜드체인은 국내에서 주요한 시장 중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콜드체인 관련 산업활성화를 위해서는 친환경기술 지원강화가 필요하다. 친환경냉매 개발 및 전환지원등이 중요할 것이다. CO₂와 암모니아 등 자연냉매와 낮은 GWP 냉매를 적용한 시스템개발을 위한 국책연구과제 확대 등이 요구된다.
또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와의 연계기술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기존 냉매설비 전환비용에 대한 세제혜택과 보조금지원,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콜드체인설비 지원 사업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아가 친환 경에너지 사용인증제를 통해 기업의 에너 지전환 동기부여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당연히 동시에 수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