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산업군에 AI적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물류분야 혁신기술사례를 공유하며 산·학·연간 협력을 도모하는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물류과학기술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는 ‘글로벌 허브, 물류기술 혁신을 잇다’라는 주제로 11월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대구 엑스코 동관 4홀에서 진행됐다. 학술대회 1일차에는 개회식 및 물류자동화 및 피지컬 AI 등의 주제로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2일차에는 논문발표를 비롯해 8개의 특별세션이 운영됐다.
개회식은 권용장 물류과학기술학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이어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하헌구 민자투자학회장 등의 축사가 있었다.

권용장 물류과학기술학회장은 “최근 한국은 AI에 대한 관심이 정말 커졌으며 이와 함께 물류과학기술학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라며 “물류는 흔히 비용이나 ‘민간’의 영역으로 많이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제는 그 시각을 바꿔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국민의 삶에 물류는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제는 물류를 공적영역으로 바라봐야 한다”라며 “민간과 공공이 함께 물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은 “물류 및 철도분야는 디지털전환과 자동화기술 확산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라며 “단순한 키워드경쟁이나 마케팅중심의 AI담론을 넘어서 현장운영 데이터와 제어기술이 통합된 실증기반 연구가 중요한 시기로 진입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경쟁력은 얼마나 방대한 시설을 구축했는가가 아니라 데이터를 어떻게 누적·제어·조정할 수 있는지 조직화하는 통합 수준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학술대회는 산·학·연이 현실 적용가능한 기술을 함께 정의하며 실증·검증할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금번의 자리가 미래물류를 설계하는 값진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헌구 민간투자학회장은 “물류과학기술학회가 다양한 세션들을 만들며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매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올해 AI에 대한 주목이 급격하게 커졌으며 물류분야에서 중요한 자율주행도 논의 방향이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회장으로 속해있는 민간투자학회는 정부와 민간부문의 성공적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우수사례 공유·연구 등을 하고 있는데 AI가 주목받고 있는 지금 상황 속 다량의 데이터확보를 위해 정부와 민간협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 같다”라며 “향후 민간투자학회와 물류과학기술학회의 협업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으며 금번의 자리가 정말로 민간과 학계 및 기관의 협업방향성을 찾을 수 있는 시간으로 좋은 논의들이 많이 오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험의존 물류운영, 디지털전환 필요김기현 포스코플로우 CTS 그룹장은 ‘물류기술 변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전략’이라는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실제 사업운영 시 겪었던 사례들을 공유하며 물류산업 최신트렌드 및 앞으로 산업계에서 필요로 할 기술 등을 제안하며 산업계와 학계가 함께 고민할 지점들을 짚었다.
최근 글로벌시장에서는 △소말리아해적 피랍 △홍해 선박피격 등으로 해상보험료가 급격히 인상됐다. 또한 각국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글로벌시장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물류공급망차원에서 대응할 이슈가 다양해지고 있다. 물류산업에서 디지털전환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김 그룹장은 “지금의 물류현장은 경험에 의존한 전통적인 물류운영 방식으로는 닥쳐오는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없게 됐다”라며 “계획이 실제로 운영되기 힘들며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위기가 닥쳤을 때 실패상황을 빠르게 조정하고 대안을 실행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전 산업군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AI에 대한 인식과 실질적으로 물류산업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사실 AI는 서비스의 가장 끝단이자 결과물과 같다. 최적 성능의 AI구축을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김 그룹장은 “AI솔루션은 실제 테라바이트단위의 축적데이터가 3~5년 이상 모여야 의미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라며 “최근 피지컬 AI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실제 물류산업현장은 자동화초기단계에 진입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화기술 경우에도 범용적 기술이 아닌 물류에 특화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라며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물류과학기술이나 AI도입 등은 캐치프라이즈나 홍보용 언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로 산업 내 효율성 향상을 추구하며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류분야 디지털전환이 절실하지만 실제로 그 전환속도는 더디다. 물류산업은 산업구성원의 경험에 많이 의존하며 꽤 오래된 관행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변화에 소극적인 특성을 지닌다. 자동화시스템 및 디지털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큰 비용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중소기업은 선 구축보다 연결과 검증속도가 우선이며 기술투자 시 장기 ROI보다 리스크완충 구조설계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전환속도 대비는 자본규모의 차이가 아니라 운영오류 정확성 증강과 자동화 확장설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그룹장은 “산학의 시각차이는 앞으로의 기술방향을 정의하는 나침반이며 학교·연구기관과의 더 많은 기업들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수익창출이 가능한 기술이 먼저 검증될 때 그다음 유스케이스(Use Case)로 확장이 가능하며 산학이 함께 중장기과제와 단기수익 기술검증구조를 개선할 기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물류단계별 전략적 자동화설계 필요엄인섭 티엑스알로보틱스 대표는 ‘글로벌 물류의 미래경쟁력, 로봇 및 자동화에서 찾다’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물류산업의 자동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물류자동화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을 공유했다.
물류자동화시장은 글로벌 이커머스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티엑스알로보틱스에서 조사한 결과 물류자동화시장은 2030년까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시장이 글로벌 이머커스시장 1.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앞으로는 물류자동화도 해외시장 중심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다. 창고 자동화시장의 경우 이커머스시장에 대한 투자 및 유통·물류분야 운영혁신 필요성 증가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물류자동화시장은 북미·유럽·일본 중심의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해당 국가의 하드웨어솔루션기업들이 시장 상위에 랭크돼 있으며 AGV나 AMR분야에선 중국기업들이 빠르게성장하고 있다.
물류기업들이 자동화도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로는 인력부족 및 강화된 안전사고 규제 강화 등이 있다. 한국은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물류업계는 비정규직형태의 고용을 반복하고 있어 인력부족이 더욱 심화됐다.
물류현장은 설비와 작업자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필연적으로 다양한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물류기업은 안전한 작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자동화·관제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
엄인섭 대표는 “자동화는 향후 물류시장의 필수조건이 될 것이지만 단순히 설비도입만으로는 물류운영의 혁신을 완성할 수 없다”라며 “실제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설비의 구조설계가 부족하며 현장중심의 기술설계 역량이 물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류센터 자동화도입의 가장 큰 병목은 장비구축비 뿐만 아니라 수요기반의 운영·제어데이터가 장기간 모이지 않는 것”이라며 “물류기업 관점에서도 자동화도입을 ‘보여주기식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 물류운영효율 달성이나 국가경쟁력 증강 같은 구체적 성과를 만드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류로봇은 제조·유통 등 노동집약적 산업들을 장치산업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Logistics4.0시대에는 고도화된 물류로봇이 자율주행·AI등의 기술과 접목돼 SCM 전 과정에서 지능화된 자동화고 적용될 수 있다. 하역·검사단계에서는 자동하차, 적치·보관단계에서는 이동·보관 자동화, 피킹단계에서는 선반운반물류로봇이나 피스피킹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분류·포장단계에서는 소터나 패킹로봇을 통한 자동화, 출하단계에서는 무인지게차 등을 이용한 자동상차형태의 자동화가 가능해진다.
엄 대표는 “자동화를 구축할 때 각 물류운영단계별 전략적 설계가 필요하다”라며 “AMR도입시 정밀도를 높이거나 보관자동화를 구축할 때는 제품, 보관량, 환경 및 투자비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물류자동화영역에서 하드웨어는 거의 모든 국가가 비슷한 역량을 구축할 것이고 이는 기업도 동일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라며 “향후 물류자동화의 경쟁력은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고 보며 사람없이 로봇이 논리적판단과 인지를 하며 움직일 수 있는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지컬AI 발전, 데이터·모델·하드웨어 균형 중요이상덕 철도기술연구원 철도피지컬AI연구실장은 ‘Physical AI가 여는 물류의 다음 10년’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발전해 온 물류기술 동향을 살펴보며 앞으로 10년간 우리가 개발해나가야할 기술 등을 제안했다.
피지컬AI는 ‘CES 2025’에서 젠슨황이 차세대 AI형태로 언급하면서 세간이 관심이 급증됐다. 물류와 철도자동화 영역에서도 피지컬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의 이해도는 아직 초기단계다.
이상덕 실장은 “복합적이고 다이내믹한 물류환경을 해결하려면 인지·판단·실행·최적화가 하나로 연결된 제어구조가 필수적”이라며 “피지컬AI는 파편적으로 경험된 정보와 데이터를 연결해 실시간 의사결정과 액션대안을 실행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인공지능 및 로봇공학 연구자 한스 모라벡이 제시한 ‘모라벡 역설’이 있다. 인간과 컴퓨터간 능력을 비교할 때 인간에게 쉬운 것은 컴퓨터로 처리하기 어렵고 인간에게 어려운 것은 컴퓨터로 처리하기 비교적 쉽다는 점에서 비롯한 역설이다.
인간의 팔은 ‘7자유도 로봇’에 해당할 만큼 복잡한데 사람은 이 팔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이름을 쓰고 걷고 물건을 집는다. 하지만 컴퓨터가 이 동작들을 행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산이 요구된다.
이 실장은 “생물은 수억년 진화를 거치며 생존에 필요한 감각·동작능력을 쉽게 수행하도록 발달해 왔으며 숨 쉬고 걷는 일만으로도 뇌에너지가 크게 쓰인다”라며 “과거의 컴퓨터는 인간에게 어려웠던 논리·연산 문제부터 먼저 잘하게 됐고 이제는 인간에게 쉬운 감각·행동영역을 따라가고 있는 단계”라고 로봇발전을 정의했다.
피지컬 AI기술 개발은 △데이터 △모델 △하드웨어 세 영역이 함께 맞물려야 하며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구현이 어렵다. 이미지인식에서 발전해 온 엔드투엔드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로봇제어에 적용하는 흐름 등을 소개했다. 로봇도 무게중심 계산과 보행 공식을 사람이 설계하기보다 카메라·IMU센서 데이터를 넣어 ‘넘어지지 않는 행동’을 학습시키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다음 단계 기술로는 로봇 파운데이션모델과 월드모델을 소개했다. 로봇 파운데이션모델은 다양한 작업을 시행할 수 로봇을 만드는 시도다. 지금까지 한가지 작업을 시행할 수 있는 개별로봇들을 하나의 로봇으로 합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엔비디아나 구글 등에서 각기 다른 구조를 내놓고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보고 듣고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이어가는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월드모델은 ‘현재 상태에서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다음 시점의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모델’이다.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스타트업 웨이브(Wayve)가 운전장면 전체를 생성·예측하는 사례가 월드모델의 지향점이다.
이 실장은 “피지컬AI가 물류에 적용되는 경로는 자율주행이 도입되는 과정과 비슷할 것으로 현재 특정 단순작업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물류시장은 변화하고 있다”라며 “기술도입 초기에는 ‘이게 과연 될까’를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며 신뢰성을 확보한 뒤에는 ‘어디서 안 되는가’를 따져 확장범위를 넓혀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