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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산업 핵심 ‘온라인 콜드체인시장’ 

157조원 시장 중 14% 콜드체인 대상
e커머스·포털·유통기업 등 격돌 예상
유통업계, 신선물류 인프라구축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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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따라 비대면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유통의 온라인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유통구조 전체에 지각변동을 가져왔으며 e커머스시장에 얼마나 빨리 적응 하느냐에 따라 유통기업들의 생존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콜드체인시장도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외부적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체질개선에 나섰다. 전통적인 오프라인매장을 주력으로 하던 대형마트는 신규출점을 멈추고 기존매장을 온라인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물류기지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쇼핑몰의 신선물류 주문이 증가함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냉동·냉장창고가 수도권 인근에 우 후죽순 증가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온라인 콜드체인시장의 현황과 전망, 이에 따른 관련 산업생태계 변화를 조명한다. 


온라인시장, 157조원 규모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대면접촉을 꺼리고 있다. 마트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 만지며 상품을 고르던 예전의 쇼핑문화는 축소되고 있다. 나이든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도 옛말이다. 남녀노소 유튜브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으며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쉽게 검색하고 주문버튼을 누른다. 


비대면산업의 대표인 e커머스시장은 대중들에게 이미 익숙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35조2,640억4,700만원으로 기록됐으며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 거래액은 145조1,211억500만원이다. 거래량이 많은 12월의 거래액이 전월과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2020년 온라인쇼핑 시장은 157조4,258억원 규모가 된다. 2017년 94조1,857억원이었던 시장이 3년 만에 67% 나 성장한 것이다. 

 


이중 음·식료품 거래액은 17조8,954억9,800만원, 농·축·수산물분야는 5조4,160억6,300만원으로 집계돼 약 23조3,115억원 시장이 콜드체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e커머스시장에서 14%의 물류가 온도관리를 필요로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시장 ‘각축전’ 
언택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11번가, 쿠팡 등 전통적인 e커머스기업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포털사이트와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기업들까지 온라인시장 쟁탈전에 합류하고 있다. 


그동안은 쿠팡과 11번가, 이베이코리아, 티몬 등 전자상거래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기존시장을 주도해왔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했던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 정보통신사업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온라인시장에 뛰어든 신세계는 SSG닷컴을 필두로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며 온라인쇼핑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또한 자체 배송차량 확대, 풀필먼트(Fulfillment)* 스토어인 ‘네오’ 추가건설 등으로 인지도를 굳히고 있다.


*Fulfillment 서비스: 물류 전문업체가 물건을 판매하려는 업체들의 위탁을 받아 배송과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환불 서비스 등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물류 일괄대행 서비스’.


롯데그룹은 지난해 4월 롯데쇼핑 7개 계열사를 통합한 ‘롯데ON’을 출범시켰다. 기존 오프라인시장에서 쌓아온 고객들의 구매행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경계가 없는 쇼핑·결제·배송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온·오프라인 이벤트 정보와 함께 새벽배송, 바로배송, 스마트픽 등 배송형태도 다양화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현대식품관 투홈’을 론칭하며 새벽배송과 더불어 인근지역에 1~2시간 내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구독서비스 등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는 급증하는 온라인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먼저 기존 점포를 물류기지로 전환하고 있다. 2019년 계산, 안양, 원천 등 3개 점포를 풀필먼트시스템으로 전환했으며 2021년 최소 5개 이상으로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AI가 예측발주를 하는 스마트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오프라인 유통대기업들은 기존의 유통망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해 빠른 시간 안에 온라인시장에 적합한 체질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동안 구축해온 IT생태계를 기반으로 정보검색과 구매를 연계, 더욱 빠르고 편리한 접근성을 선보이고 있으며 네이버 간편결제는 지난해 5조원을 돌파했으며 카카오는 약 3조원 규모의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을 이끌고 있다.


e커머스업계, 생존전략 수립
쿠팡은 2/4분기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분주한 모습이다. 쿠팡의 매출은 2015년 1조1,338억원에서 2020년 11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쿠팡은 국내 e커머스기업 중 자사 운영 물류거점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2014년 12만2,314m²(3만7,000평)에서 2016년 73만578m²(22만1,000평), 2018년 122만3,140m²(37만평)으로 지속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국 12개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리면서 판매상품도 대폭 증가시켰다.


물류센터 증설 등 인프라 구축 및 시장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로 적자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쇼핑문화로 적자폭이 대폭 줄고 있다. 


쿠팡 이외에도 국내 e커머스업계에서는 티몬과 11번가가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을 잡고 한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마존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e커머스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어 관련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안에 국내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11번가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신선식품 콜드체인만을 전문으로 한 특화 쇼핑몰도 선방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2015년 신선식품을 타겟으로 새벽배송시장을 개척, 자기만의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다. 새벽배송시장에 뒤따라온 후속주자들이 저가경쟁을 주력으로 시장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마켓컬리는 상품의 신선도 확보와 온도관리에 주력하며 프리미엄 온라인 식품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냉동창고 운영형태 진화
냉동·냉장창고의 운영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저온창고 운영형태는 화주로부터 장기간 단순 보관을 위해 위수탁형으로 운영됐지만 최근 입·출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유통물형 물류센터로 전환되고 있다. 


유통업체간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배송속도뿐만 아니라 품질에 주안점을 두면서 상품이 고객에게 배달되는 마지막 접점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최적화된 유통형 물류센터는 다양한 온도대의 정온물류기능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입고, 유통가공, 출고가 모두 이뤄지는 풀필먼트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라스트마일에는 온도관리 모니터링이 중요한데 저장·운송 등 모든 과정을 실시간 관리하는 통합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1인 가구, 콜드체인시장 성장 견인차
최근 젊은 세대의 결혼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인 가구수는 603만9,000가구로 전체의 29.9%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5년 523만8,000가구(27.4%)에서 15% 증가한 수치이며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1인 가구는 맞벌이 가구의 증가와 함께 온라인 신선식품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韓, 콜드체인 잠재력 다분
GCCA(국제콜드체인연합)에 따르면 한국은 2016~2018년 국내 도시 1인당 이용 가능한 냉동창고의 용량은 0.3m3 수준으로 네덜란드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 신선물류에 대한 수요는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관련기술력과 지침, 기준 등은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KCL,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 등이 국제표준, KS, 단체표준 등을 제정해 확대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기대를 할만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Forrester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전체 온라인 식품거래액 비중은 2023년까지 매년 26.5% 비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소비자들의 신선식품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콜드체인의 필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GDP 경제력 수준이 전 세계 12위임을 감안했을 때 국내 콜드체인 물류산업 성장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콜드체인관련 시장규모 및 통계는 아직까지 식품분야에 국한돼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콜드체인의 대상이 되는 산업은 식품, 의약품 외에도 바이오, 페인트 등 화공 및 화학소재, 반도체 등 정밀제품까지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실제수요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콜드체인산업의 정확한 파악과 미래예측, 발전방안 수립을 위해서라도 관계기관의 관련분야의 조사·연구 및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