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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윤표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

“스마트 APC 모델개발 통한 농산물 유통 고도화 주력”
‘신뢰의 유통’ 기반 콜드체인 연속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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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원예특작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채소·과수·화훼·인삼·약초·버섯류 등 원예특용작물 기술을 개발 및 지원하고 있다. 특히 원예특작 품질 고급화 및 부가가치 향상 기술개발을 목표로 원예산업의 미래가치 창출, 국제경쟁력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원예특작과학원의 주요기능 중 시설원예 자동화 및 경영비 절감기술 개발·보급은 미래농업 및 유통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스마트팜 개발 및 고도화, 디지털농업 전환, 저온유통이 포함된 수확후품질관리 기술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홍윤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국내 스마트팜 및 수확후품질관리분야의 선진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 홍윤표 과장을 만나 농산물 유통 및 품질경쟁력 강화에 대한 연구방향을 들었다.

▎유통 고도화를 위한 원예특작과학원의 역할은
현재나 미래의 소비자는 마트나 시장에 직접가서 농산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편리하게 쇼핑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품질정보가 한눈에 들어와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사과 겉봉지에 QR코드를 스캔하면 거기에는 산지정보, APC 품질정도, 기능성 등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져 있어 재구매 또는 피드백이 디지털화됨에 따라 생산현장 및 유통현장에 반영돼 농산물 유통이 보다 더 고도화될 수 있다.

이러한 신유통과 관련된 신산업을 예측한다면 ‘농산물 품질판정 기술 고도화’와 ‘e커머스를 실현하는 신개념의 유통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농산물 품질판정 기술고도화의 의미는 소비자 만족지향에 바탕을 두고 소비자는 계층간, 세대간, 남녀간의 다양한 구성으로 인한 새로운 맛, 건강식, 기능성 등을 추구하기 때문에 농산물 전반에 걸쳐 품목별로 이를 표시할 수 있는 품질인자, 품질판정 기술들이 고도화돼야 미래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다.

과거 사과 소비패턴은 크기(중량), 단맛 위주였지만 현재나 미래의 소비자는 당산비(새콤달콤), 아삭함, 기능성(비타민C 함량), 품종특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고도의 품질판정 기술이 필요하며 선결요건으로는 새로운 품질인자 중 품목별로 어떤 것을 더 선호하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과거의 품목별 등급은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일대 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이를 주도하는 것이 농진청 원예특작과학원이 될 것이다.

▎스마트 APC란 무엇인가
수확 후 품질관리 연구의 기본적인 요체는 APC(Agricultural Product Processing Complex)다.

한국말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라고 번역이 되는데 너무 포괄적인 이야기라서 유통이라는 말은 어디가 처음이고 어디가 끝인지 애매모호한 점이 있다. 좀더 정확하게는 농산물상품화시설로 표현하는게 쉽게 와닿는다.

국내 APC는 농식품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곳이 약 550개, 중소규모까지 합치면 700개가 넘는다. 여기에는 사과, 감귤, 배 등 주요작물들이 저장돼있으며 품목에 맞게 세척이나 큐어링, 건조, 저장, 포장 등 일련의 과정이 진행된다.

4~5년 전부터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팜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수확 이후에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은 수확품질관리기술 및 유통, 저장 등이 복합된 개념인데 이를 스마트유통이라고 명명했다.

현재는 스마트유통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 APC가 부재한 실정이다. 스마트APC를 만들기 위한 기준수립을 위해 3년 전부터 농식품부와 농진청이 준비해왔으며 이에 대한 연구와 현장실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올해부터 관련과제가 진행된다.

대표적으로 ‘스마트 유통관리’는 농식품 지능형 저장·수급과 품질관리 기술개발 및 유통·소비 전주기 데이터 활용강화를 위한 연계체계 구축이 진행되며 ‘물류·유통 자동화’는 신선농산물 물류·유통분야에 자율주행 로봇 등 첨단기술 접목을 통한 APC 및 물류센터 자동화·스마트화가 추진될 계획이다.

앞으로 5년간 스마트 APC 표준모델 구축이 이뤄질 전망이며 향후 국내에 있는 모든 APC가 스마트화될 수 있도록 후속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과제의 파급력은
이번 연구에서는 APC의 정보화 및 자동화가 핵심이다. 현재 일부 자동화가 이뤄지며 노동력과 비용의 감소가 진행되고 있지만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세척이나 선별 등 생산이력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들이 원하지만 아직까지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부착된 바코드 혹은 QR코드를 스캔하면 생산이력에 더해 품질관리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 같은 품목이라도 다양한 품종과 형태, 당도 등 정보가 탑재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는 그룹이 생기는데 이 때 2차 정보가 생성되고 이를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다시 육종, 생산 등 단계로 되돌아가 소비패턴에 최적화된 상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국내시장은 물론 수출시장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콜드체인에 있어서도 연속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현재는 농산물이 수확된 이후 소비자의 손에 들어갈 때까지 온도관리가 유지되고 있는지, 급격한 변화는 없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농산물의 품질이 변해가는 과정을 영상이미지로 확보해 AI가 분석하고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하게 되면 현재 유통되는 제품이 부패의 과정 중 어느단계에 와있는지 알 수 있다. 양방향 정보화를 통해 품질관리를 더욱 고도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미래 농산물 유통은
미래의 농산물 유통은 한마디로 ‘신뢰의 유통’이 될 전망이다. 신뢰유통의 바탕은 스마트 APC 구축으로 실현 가능하며 스마트 APC 내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 내고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정보를 품목별, 계절별로 상세하게 접할 수 있는 웹 기반의 유통망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같은 스마트 유통을 실현하기 위해 농진청은 가칭 ‘APC 혁신센터(연구교육센터)’를 구축해 농산물 상품고도화를 주도하며 농산물 품질관리 전문가를 제도적으로 양성할 방침이다. 전국에 품목별로 산재해 있는 600여개 APC의 운영효율화 및 선진화에 앞장서고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농산물을 만듦으로써 수출확대를 통한 K-food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