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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용 저온저장고, 농작물 출하조절·가격안정 유도

상품성 유지·수익확대 역할 커
인버터 냉동기 보급 여건 마련 시급
원자재값 인상, 농가 구매의사 저조
시험방법 개선·제상시간 단축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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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용 저온저장고는 농작물 출하시기를 조절해 가격안정을 유도하고 농작물의 상품성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농민들의 농작물 유통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영세한 농민들이 저온저장고를 소유, 운영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많은 지자체에서는 농민들에게 저온저장고 보급을 지원하고 있다.

저온저장고는 △냉동기 △저온저장고 △컨트롤러 등으로 구성되며 냉동기는 온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저온저장고는 공간 제공을, 컨트롤러는 이를 제어한다. 코드만 꽂으면 가동되는 냉장고와는 달리 저온저장고는 ‘설치’의 개념이 아주 중요하다. 누가,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수명과 사후관리비용이 좌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냉장고는 실내라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가동되고 제품을 보관하는 공간도 제한적이라 고장이 거의 없다”라며 “하지만 저온저장고는 저장공간이 넓어 사용성에 따라 부하의 변동이 심하며 실외기(냉동기)는 외부에 노출돼 24시간 가동됨에 따라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외부환경은 실외기에 썩좋은 환경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인간의 몸처럼 냉동기는 각각의 구성품이 제 역할을 하며 하나의 싸이클을 이룬다. 냉동기에는 악조건인 환경에서 최대한 문제가 없도록 설치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며 설치업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저온저장고 보급을 위해서 실외기(냉동기)는 농기계로 등록해야만 보급할 수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농산물 저온저장고 농업기계 종합검증’을 통과하면 각 설비업체가 제시한 냉동기, 쿨러, 리모트패널을 사용해 설치 가능하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은 매년 상반기, 하반기 농업기계 목록집을 발행해 농업기계 선정 제품, 농업기계(저온저장고) 설치 가능한 기업을 안내하고 있다.

원자재값 인상…농가, 구매의사 저조
농가용 저온저장고는 매년 농림축산식품부, 각 지자체가 정부보조 농가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구매 시 보조하고 있다. 각 지자체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2021년까지는 3평 저온저장고 구매 시 총 6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정부가 300만원을 보조해줘 농가도 300만원을 내야 한다.

2021년부터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구매 계약 건수가 감소하고 있어 일부 지자체의 경우 보조금을 상향하고 있다.

전남도는 올해부터 지자체 보조금을 3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실제 농가지원사업 설치업체의 원가는 620만원 수준으로 설치 후 이익이 거의 없어 실제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설치업체의 경우 630~700만원까지 다양하게 계약이 진행되고 있지만 농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농가의 실구매 의사가 저조한 만큼 보조금 현실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0~2021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예산 축소로 정부지원이 약 20%내외 감소했으나 오는 6월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2018~2019년 수준의 농가 보조 물량이 공지되고 있다”라며 “그러나 올해 1~4월 실제 구매계약 완료율은 예년대비 70% 수준에 불과하며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2년 전 600만원에 구입하던 저장고가 660~700만원 상승함에 따라 농가의 실구매 의사가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농가용 저온저장고는 설비업체가 자체 발주하는 형태로 제품 구성품은 거의 동일하나 다양한 자재공급기업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저장고용 패널은 주로 우레탄패널이 사용되고 있으며 각 제조사별 냉동기+유니트쿨러+콘트롤러(온도조절기)를 선택해 발주한다.

냉동기는 압축방식에 따라 왕복식, 스크롤, 로터리식 압축기 등이 적용되고 있으며 왕복동식 압축기가 전체시장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기존 주문하던 9.9m²(3평) 냉장용 소형저장고를 2019년부터 냉장 2평+냉동 1평으로 구분해 주문하는 경향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냉동기 및 실내기(쿨러)는 현재 캐리어냉장이 30%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외 경동산업, 대성마리프 부품을 각 지역 냉동기 제조사들이 자체 조립해 공급하고 있다. 현재 농기계로 등록된 모델만 250여종이 넘는다. 제조사의 표준제품과 달리 특별제작 제품 혹은 1~2일 내 긴급성 제작요청 제품시장 대응을 위한 자체 조립시장이 전체 시장의 40% 정도 형성돼 있다.

농가용 저온저장고의 압축기는 2018년까지 대부분 왕복동 압축기를 사용한 냉동기가 주로 설치됐으나 2019년부터 스크롤 압축기를 사용한 냉동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전체시장의 30% 정도가 스크롤 압축기를 적용한 냉동기로 설치될 전망이다.

기존 소형 3평 냉장용 저장고(0~10℃) 설치에서 2019년부터는 2평 냉장용(0~10℃), 1평 냉동용(-20~-10℃) 저장고 설치가 증가 추세이며 최근 냉동과 냉장온도에 모두 대응 가능한 압축기를 장착한 냉동기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농가용 저온저장고 관련 현재 정부차원의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지원책이 없다. 현재 정속형 냉동기가 국내에 약 40만대(연간 6만대×7년 내구성 기준)가 설치돼 있으며 인버터 냉동기로 전환했을 때 에너지절감효과를 산출해 정부의 농업용 에너지절감정책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 및 중대형 마트에서 사용하는 인버터 냉동기는 연평균 33%, 최대 49%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라며 “에너지절감율 연평균 33%, 60dB 이하의 저소음이 강점인 인버터 냉동기로 전환 시 친환경, ESG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험방법 개정 시급
농가용 저온저장고는 농기계실용화재단 주관으로 업체 출장검증 또는 농기계실용화재단 내 시험실에서 △보냉성능 △냉각성능 등을 검증하고 있다. 보냉성능시험방법은 저온저장고의 외부온도를 0℃로 유지하고 저장고 내 온도를 35℃로 유지하기 위한 히터전력량을 측정한 후 저장고 내표면의 단위면적당의 열손실량(열관류률)으로 환산해 저장고의 단열성능을 평가(단위: W/m²·℃)하고 있다. 평가기준은 0.47W/m²·℃ 이내여야 한다.

냉각성능시험방법은 저온저장고 내·외부 온도를 35℃로 유지하고 저온저장고 내에 품온 25℃의 배추 720kg을 넣고 냉동기 설정온도를 0.5℃로 설정한 후 냉장을 시작해 배추 품온이 1.5℃에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한다. 이때 저장고 내 상대습도가 90%를 유지하는지 여부와 제상히터 작동여부도 확인한다. 평가기준은 냉각소요시간이 3일(72시간) 이내여야 한다. 

그러나 보냉성능은 표준화된 우레탄패널로 시공하는 저온저장고 특성상 업체별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다만 검증에 제출된 시방규격대로 시공됐는지만 확인할 수 있으며 업체별 기술적 차별화는 없다. 표준화된 우레탄패널의 보냉성능이 기준보다 현저하게 좋다.

냉각성능(배추 내부온도인 품온이 25℃에서 1.5℃까지 내려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업체별 편차가 크지만 30~60시간 규격(72시간) 이내이며 초기 냉각소요시간이 상품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특히 검정기준이 초기 냉각성능에만 규정돼 있어서 유지관리에 따른 에너지소비효율 차등화 시도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인버터 냉동기 등을 생산하는 대기업조차 절대수량이 가장 많은 농가용 저온저장고시장 진출을 위한 가격측면에서 소규모 업체들의 저가형과 경쟁이 되지 않고 있다.

농가용 저온저장고의 에너지 고효율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가정용에어컨과 같은 에너지효율등급제를 시행하거나 고효율제품에 대한 정부지원을 강화하는 방법을 통해 소형 인버터냉동기 보급을 확대시키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는 농기계실용화재단을 통한 검정을 받은 제품에 한해 시설비의 80%를 저리 융자하는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소규모 농가용 저온저장고 개별의 운전비용은 값싼 농업용전력으로 지원하고 있다. 단가가 정속형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인버터 냉동기의 경우 저리 융자방식보다는 효율등급제로 일정등급 이하는 판매를 금지하고 상위등급에서는 등급별 차등 지원하는 방식의 정책이 추진돼야 농업에너지를 효율화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장고 내 시간대별 온도편차, 에너지소비효율, 제상성능 등에 대한 규정이 없어 제품 차별화 및 기술적 진보가 없다”라며 “특히 제상소요시간은 저장고 내 온도상승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제상소요시간이 길어지면 저장고 내 온도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보관상품성이 떨어지고 적절한 제상횟수, 제상기간 및 제상 후 복귀운전에 필요한 전력낭비 등이 심각한 문제임에도 관련규정이 없어 차별화를 위한 기술적 진보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저장고 내 시간대별 온도편차 관리, 제상성능 등을 에너지소비효율관리제에 종합 평가하도록 하면 연간 운전전력의 획기적인 감축과 저장품질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SG가 전 세계의 화두다. 대한민국도 2050년 탄소중립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냉동기시장에서도 냉매의 사용규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냉매는 다양한 종류가 사용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냉매는 현재까지 R22냉매다. ODP규제 냉매인 만큼 환경오염 문제로 사용중단이 계획돼 환경오염이 덜하거나 없는 친환경냉매로 전환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현재 보조사업 중 90%가 사용 중단이 예정된 R22 냉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냉매는 손바닥 뒤집듯 교체할 수 없으며 관련 부품교환도 필요하고 냉매회수, 재충진 등 모두 전문가의 손을 거쳐야 하는 만큼 정부 보조사업에서는 친환경냉매가 적용된 제품에 대해 차등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상시간 단축, 관건
냉동, 냉장저장고의 냉각을 수행하는 열교환기(증발기)는 공간 내 습공기를 냉각하면서 이슬점 이하로 냉각 시 응축수가 발생하며 증발기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 응축수가 결빙(성에로 증발기 핀 표면에 착상)하게 되며 성에가 두꺼워지면 열교환 성능이 떨어지므로 주기적으로 제상해야 한다.

냉동, 냉장에서의 제상방식은 크게 △히터제상 △살수제상 △핫가스제상 등 3가지 방식이 사용되며 이중 살수제상과 핫가스제상은 대형 냉동물류창고 등에 주로 사용된다. 농가용 저온저장고에는 히터제상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일부 폐열이용 제상과 공조시스템에서 사용되는 역사이클 제상이 시도되고 있으나 구조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로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폐열이용 방식은 버려지는 응축열을 온수탱크에 저장하고 제상운전 시 별도회로로 온수를 보내 제상하는 방식으로 온수탱크 및 별도 회로 구성을 위해 장비가 비대해지고 온수순환을 위한 별도 모터펌프가 필요해 구조가 복잡하다. 장기운전 시 신뢰성 확보 등의 문제로 인해 보급이 되지 않고 있다.

역사이클방식은 히트펌프 난방 시 제상하는 방식을 응용했으나 냉동운전 시의 역사이클 운전에 따른 급격한 온도상승, 제상수의 완전한 배수, 연중 사철 온도변화가 클 때 역사이클 시 냉동사이클제어 등에 대한 기술적인 검토가 미비해 역시 보급 확산이 제한적이다.

냉동, 냉장에서의 제상진입방식 역시 과제다. 현재는 대부분 정해진 시간에 반복적으로 제상운전을 행하는 시간제상방식을 사용해 증발기의 착상여부에 관계없이 보통 하루 4번(6시간 주기) 제상운전을 시행하고 제상시간도 20분 또는 30분 고정해 불필요한 제상을 장시간 운전하면서 전력낭비와 고내 온도상승에 따른 저장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제상진입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착상량을 광센서, LED센서 등을 활용해 광학적으로 측정하거나 착상량 증가에 따른 풍속감소를 측정하는 방식 등을 활용한 여러 시도가 진행 중이다. 착상량 증가에 따른 핀사이의 정전용량 변화를 측정해 제상진입시점을 결정하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으나 민감한 센서들이 대부분 장기간 사용 시 오염과 저온특성저하 등으로 문제점들이 노출돼 보급이 부진한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많은 시험과 검토를 거친 결과 신뢰성과 효율성 및 경제성을 포함한 최상의 제상방식으로 히트펌프방식의 역사이클제상을 꼽고 있다. 제상진입시점은 증발기의 착상량 증가에 따른 열교환 성능저하를 측정해 최적의 제상진입시점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역사이클제상 시 제상소요시간은 착상량과 주변온도에 따라 3~8분 정도 소요되며 최적의 제상 진입시점방식을 사용하면 하루 1~2회, 평균 1.5회 제상진입이 가능하다.

공조용 히트펌프에는 널리 사용하는 방식이나 냉동·냉장업체들은 전문적인 설비와 기술이 부족해 저온에서의 신뢰성과 다양한 운전환경에서의 최적의 조건을 찾지 못해 보급이 되지 않고 있다. 

기존 저온저장고의 역사이클 제상방식의 문제점은 제상운전 중 급격한 온도상승으로 증발기 핀에 부착됐던 성에가 분리·낙하해 드레인판에 쌓여 드레인판 내부의 제상이 덜된 상태에서 상부 열교환기의 온도가 과다 상승하는 문제에 대한 고찰이 미진하다. 또한 역사이클운전을 위한 팽창변 설정과 압축기로의 액냉매 복귀 및 과열가스 흡입 등에 대한 검토가 부족해 안정적인 역사이클 운전을 위한 신뢰성이 부족한 상태다.

사계절의 다양한 환경에서 냉동운전의 역사이클 운전 시 안정적인 냉동사이클을 구성하면서 쿨러의 드레인판 내부 제상수의 완벽한 배수가 가능하도록 설계를 한 결과 기존 히터방식의 제상방식에 비해 제상소요시간을 현격하게 단축할 수 있으며 짧은 제상운전으로 저장고 내 온도상승이 최소화되면서 냉동복귀운전시간도 단축돼 평균 70%의 전력절감이 가능하다. 최적화된 제상진입시점을 적용해 역사이클제상방식으로 운전한 결과 제상진입 및 복귀운전에 따른 총 소요전력의 89%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상시간 단축은 저장고 내부 온도상승을 최소화하면서 냉동 복귀운전시간 단축에 따른 전력소비 감축뿐만 아니라 저장품의 품질유지에도 중요한 요소”라며 “소형저장고의 경우 제상운전 소요시간이 20분을 넘기면 고내 온도가 제상진입전 -20℃에서 제상 종료 후 5℃까지 상승하면서 냉동식품이 일시 해빙과 동결을 반복해 저장 품질이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상시간 단축은 전력소비절감뿐만 아니라 보관품질 유지를 위해서도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