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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뿌리냉방’ 통해 파프리카 생산성 향상

고온기 히트펌프로 20~21℃ 물순환…10a당 600만원 추가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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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이 안정적인 파프리카 생산을 위해 고온기 파프리카의 뿌리냉방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 

파프리카는 야간 온도가 최소 18℃ 이상 유지돼야 하며 생육단계에 따라 양분·수분관리가 필요해 시설에서 토양·수경재배한다. 온실 내부가 35℃ 이상으로 오르면 꽃가루 활력이 떨어져 정상적으로 열매가 달리지 않으며 햇빛에 데는 피해나 배꼽이 썩는 현상도 많이 발생한다. 평지의 농가 대부분은 6~8월 중 파프리카를 재배하지 못하는 생산공백기가 생기며 8~10월 국내 유통 또는 수출물량이 부족하다.

농진청이 국내에서 많이 재배하는 △라온레드(국산) △나가노(도입) △올라운더(도입) △나란지(도입) 등 품종을 고온기 평지온실에 심고 뿌리냉방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분석했다. 뿌리냉방을 위해 배지 안에 냉수관을 설치하고 히트펌프를 통해 물을 20~21℃로 만들어 순환시켜 24시간 공급했으며 배지는 통기성과 물 빠짐이 좋은 펄라이트를 이용했다. 펄라이트는 화산암의 일종인 진주암을 1,000℃ 이상으로 가열해 팽창시킨 다공성 배지로 매우 가벼우며 배수성과 통기성이 좋아 새로운 뿌리를 생성하는 데 효과적이다.

고온기 중 맑은 날 뿌리냉방을 적용한 배지의 온도는 19~23℃로 뿌리냉방을 하지 않은 배지 온도 21~28℃보다 평균 2.8℃, 최대 5.7℃ 낮았다. 뿌리냉방 외 포그(안개 분무)는 동일하게 적용했으며 온실 내 온도가 26℃가 넘으면 분무가 시작됐다. 24℃로 내려가거나 습도가 80%가 되면 포그가 정지되도록 설정했다.

또한 뿌리냉방을 한 파프리카는 뿌리냉방을 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상품수량이 평균 16.1% 증가했다. 1그루당 열매 무게는 15.1%, 열매 수는 16.4% 증가했다. 경도는 뿌리냉방을 한 파프리카가 대조군보다 평균 5.7% 높았다. 품종별로는 나가노가 9.4%, 올라운더가 7.7% 높았다.

시장성 평가결과 뿌리냉방기술을 적용한 파프리카는 고랭지에서 생산한 파프리카와 식감·색·경도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실험에 쓰인 냉수 공급관으로는 온수를 공급해 겨울철 난방도 할 수 있다.

뿌리부분 냉난방기 설치비용, 전기료, 냉·난방을 병행했을 때 증가한 생산량 등을 토대로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10a당 약 600만원의 추가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은 “이번 연구는 은색 차광막을 치거나 온실 전체를 냉방하는 기존 방법 대신 뿌리 쪽 냉방효과를 검증하며 파프리카의 연중 생산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고온기에 펄라이트, 뿌리냉방기술을 활용하면 내수유통, 수출물량이 부족한 8~10월에도 품질 좋은 파프리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