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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류·두부 온도관리 강화…식약처, 업계반발에 ‘잠정보류’

편의점업계, “관련설비 개발·교체 및 인프라 미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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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선식품의 유통관리 강화를 위해 우유류, 두부 등의 유통온도 강화를 추진했지만 업계반발로 적용이 미뤄졌다.

식약처가 지난 8월 발표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 개정안’에서는 우유류, 두부의 냉장 보존·유통온도를 0~5℃로 강화할 방침이었으나 관련업계의 반발로 잠정적 보류하며 2024년 이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보류 배경에는 편의점업계의 △점주의 과도한 비용부담 △배송단계에서의 온도관리 인프라 미비 △제반비용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가격 인상 우려 등 이유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향후 식품보존·유통온도 기준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걸림돌 해소방안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반비용 상승…소비자가격 인상 우려”
우유류, 두부의 냉장 보존·유통온도를 0~5℃로 강화한다는 이슈에 대해 편의점업계는 일부 상품만의 관리온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도시락, 김밥 등 미반류의 경우 기존 10℃ 이하 보관보다 온도를 더 내리게 되면(5℃ 이하) 특성상 노화가 급격하게 진행돼 부득이하게 쇼케이스의 보존·유통온도를 ‘10℃ 이하’ 및 ‘5℃ 이하’로 구분해야 한다.

기존 오픈쇼케이스에 도어(슬라이딩)를 추가로 설치한다고 해도 다양한 장비규격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어 결국 쇼케이스 제조사에서 우유류, 두부만을 따로 적정온도에 보관할 수 있는 설비가 먼저 개발돼야 한다.

특히 냉장판매대의 운영시스템은 1대의 실외기배관을 통해 3~4대의 오픈 쇼케이스에 냉매를 공급하는 설비로 이뤄져 있어 온도변경을 위해서는 실외기와 쇼케이스를 1:1로 다시 시공해야 한다. 점주들은 이로 인한 비용부담이 과다하다는 입장이다.

온도관리 강화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도 고려해야 한다. 냉장온도를 5℃ 이하로 강화하게 되면 설정온도를 기존보다 5℃ 이하로 낮춰야 해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영세 소상공인의 비용부담이 증가한다. 또한 전국의 모든 편의점 매장의 전력사용량이 늘어난다면 국가적인 에너지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콜드체인은 생산·저장·유통 모든 과정에서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편의점에서만 상품 보관온도를 낮춘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현재 편의점의 경우 우유류, 두부를 포함한 도시락 등 모든 신선식품의 냉장유통 온도를 0~10℃ 이하로 표준화해 유통하고 있다. 판매량이 많지 않은 우유류, 두부만을 5℃ 이하로 배송하기 위해서는 전담차량을 따로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우유류, 두부의 냉장 보존·유통온도를 0~5℃로 강화하게 되는 경우 보관·운송·유통 전반적인 과정에서 설비교체 및 유지비용 증가가 일어나 소비자가격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

편의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행 0~10℃ 식품 보존온도에서도 위해우려가 없고 세균증식이 억제되는 등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전혀 발생되지 않고 있다”라며 “일부 소매업소에서 진열·판매되는 과정에서 식품의 표면온도가 0~10℃ 보존온도를 초과하며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데 이는 해당업소의 관리 상 문제이기 때문에 일괄적인 온도기준 강화보다는 현행 온도기준에 대한 행정지도·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쇼케이스 제조업계는 우유류, 두부 등의 보존온도기준 강화에 대해 새로운 제품개발이 필요하지만 현재 냉장쇼케이스에 다수 사용되고 있는 정속형 제품을 인버터형으로 교체한다면 전기요금 절약을 통해 1년 이내에 투자비용 차액을 보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쇼케이스업계에 따르면 0~10℃에서 0~5℃ 온도변경을 할 시 2도어 기준 약 90만원의 제품가격 상승이 예상되며 도어부착 여부에 따라 에너지절감 혹은 증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2HP 냉동기의 정속형·인버터형 소비전력을 비교하면 40.33kWh/day(정속형), 23.50kWh/day(인버터형)으로 약 42%의 효율증가로 실증현장 설치 후 평균 38%의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쇼케이스업계의 한 관계자는 “운전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기존의 오픈 쇼케이스에 도어를 부착하거나 제품설계를 육류형 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라며 “양쪽 모두 냉동능력이 변동되고 단열, 제상히터 부착 검토 등에 따라 제조원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인버터형 제품으로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킨다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선식품 온도관리 강화의 가장 큰 걸림돌인 편의점 점주의 비용부담 증가문제가 쇼케이스 제조사의 에너지절감 기술력으로 해결이 가능한 만큼 식약처는 제도개선을 검토할 시 인버터제품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