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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변종환 BITZER Korea 대표

“전 세계 냉매규제 본격화
최종 냉매는 CO2 될 것”
자연냉매 확대위한 지원 인센티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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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ZER 독일 본사의 자회사인 BITZER Korea는 2007년 3월 BITZER 아·태지역본부의 연락사무소로 최초 설립됐으며 기존 고객사와 협력해 BITZER 제품에 대한 기술지원, 마케팅 및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이후 국내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사 설립 필요성을 본사에서 인식하고 2014년 1월1일 독일 BITZER 본사의 한국법인으로 승격했으며 2024년에는 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2007년 연락사무소 설립 이후 2022년 말까지 연평균 9%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으며 현재는 냉동유를 포함한 서비스 부품판매, 압축기 수리, 시운전 지원 등 사업을 담당하는 그린포인트코리아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비쳐코리아와 그린포인트코리아 법인대표를 맡고 있는 변종환 대표를 만나봤다. 

■ 이번 세미나 개최 배경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탄소중립 및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변화와 노력은 여러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이미 확인이 되고 있다. 국내 역시 2024년부터 키갈리개정안에 따른 냉매규제를 예고하고 있으며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자연냉매 및 에너지효율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다. 

BITZER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관련 업계 종사자 분들과 함께 현재 우리가 직면한 당면과제를 인식함과 동시에 더 나은 미래 환경을 만들기 위해 BITZER에서 준비된 다양한 솔루션에 대해 전달하고자 했다. 또한 국내에 CO₂관련 기술이 보다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 BITZER 코리아 기술진들의 BITZER 호주 법인 연수, 12월 국내 주요 고객사의 독일 BITZER 아카데미 특별 교육훈련, 그리고 올해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는 완제품 도입 또는 국내 자체제작을 목표로 진행되는 BITZER 로드맵의 주요 일정으로 개최됐다. 
 
■ 세미나 주제가 CO₂인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연냉매로는 CO₂, 탄화수소, 암모니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에서도 탄화수소계열 냉매가 가진 매우 높은 인화성, 그리고 암모니아 냉매의 독성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에서는 사용에 제한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CO₂냉매는 초임계 작동 시 고압이 100bar 이상에 육박한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보완 가능한 기술 및 부품은 시장에서 이미 보편화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CO₂냉매는 냉동창고, 급속동결시스템, 아이스크림공장, 낙농시설, 어류가공공장, 일반적인 식품제조공정 및 슈퍼마켓 등의 저온응용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CO₂냉매의 특성을 고려해 증발온도 0~-50℃까지 광범위한 어플리케이션에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열회수시스템 및 히트펌프에 적용도 가능하다. 이러한 CO₂냉매의 장점은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이용가능한 분야가 매우 광범위할 것이다. 에너지효율 측면에서도 현재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높은 에너지비용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냉매인 이유다. CO₂시스템의 핵심기술인 압축기를 생산하고 있는 BITZER에서 당연히 국내 고객들께 해당 기술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제를 선정했다.

■ 한국에서는 CO₂냉매 보급이 부진한데
원인은 여러 가지로 진단할 수 있다. 우선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비용으로 효율이 높은 시스템 개발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낮은 에너지비용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높은 효율의 기술을 개발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운전압력으로 인해 막연하게 가지는 공포감이다. 이미 높은 압력에 대한 위험을 극복할 기술과 부품이 개발돼 있음에도 관심이 낮은 상황이다.

특히 CO₂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지 않은 이유로 초기 투자비용이 유럽지역보다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새로 CO₂장비를 개발하거나 시스템을 설치하려고 해도 시장에서 관련부품 및 소재를 모두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존 HFC냉매시스템보다 초기 투자비가 과다하게 소요된다는 약점이 있다. 물론 이는 향후 시장이 성장하고 수요가 많아질 경우 급격히 낮아질 수 있는 사항이다. 

이외에도 친환경냉매에 대한 낮은 인식, 관련 기술자 부족, 정부의 에너지정책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을 것이다. 




■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다면 
무엇보다 우리 모두는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한 친환경 목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법규와 제도다. 선진국에서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냉매규제에 따른 시장변화는 명확하며 자연냉매 사용을 늘려가는 것이 장기적인 해결책이다. 

또한 규제뿐만 아니라 자연냉매 사용을 늘리기 위한 각종 지원 및 인센티브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시행했던 소위 Eco Design제도를 예로 들 수 있다. 친환경냉매 및 고효율기자재를 적용해 제작한 장비만 생산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이 제도의 경우 국내 여건 상 즉시 CO₂냉매로 이향하는 것은 어려워도 단계적으로 GWP가 낮은 냉매의 적용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HFC냉매 장비대비 CO₂장비를 적용했을 경우 제작사에서 에너지효율을 보증하고 CO₂장비를 설치할 경우 정부에서 일정 부분 설비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최초 효율에 대한 제작사의 자료만으로 지원을 결정하고 약 3~5년간 에너지효율 향상에 대한 실측 자료를 매년 확인해 최초에 제작사 및 설비업체에서 약속한 효율보다 동등 이상일 경우 지급된 보조금은 회수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 

반면 효율이 약속한 것보다 낮을 경우 비례적으로 보조금의 일부를 환수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만들 경우 제작사 및 설비업체에서 자체적으로 CO₂를 이용한 높은 효율의 장비를 제작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 국내 냉동냉장창고시장 동향에 대해 평가한다면 
과거 몇 년 동안 신규로 건설된 냉동냉장창고는 대부분 R404A이나 R507A(GWP 약 4,000)냉매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이들 냉매는 지구온난화 지수(GWP)가 매우 높아 향후 냉매규제 및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CO₂(GWP 1)와 같은 냉매로 설계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래전부터 국내 일부 냉동냉장창고에도 CO₂가 냉매로 사용돼 왔으며 대부분 암모니아 또는 기타 합성냉매로 별도의 CO₂응축시스템을 구성한 미임계(sub-critical) 캐스캐이드시스템이었다. CO₂브라인 액펌프 순환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일부는 일반 냉매와 유사한 직접팽창식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소수의 국내 제조업체만이 기술 및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신규 제조업체의 경우 시장 진입의 장벽이 다소 높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도 고단 및 저단측에 동일한 CO₂냉매를 사용하는 초임계 CO₂부스터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냉동냉장창고의 경우 냉매 충전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CO₂사용 시 냉매 충전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고온 외기조건에서도 초임계 CO₂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응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장점을 가진 CO₂냉매를 냉동냉장창고에 제도적으로 도입한다면 시스템의 생애주기동안 엄청난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5년간 국내 저온창고시장은 온라인쇼핑, 새벽배송 및 로케배송시장 성장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경향성이 코로나 상황을 맞이해 비대면 쇼핑의 급속한 증가로 더욱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였었다. 

그러나 코로나 상황이 안정돼 외부활동이 증가하고 직접 쇼핑 욕구가 증가함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정책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지난 1년간 투자환경이 급속히 냉각됐다. 이러한 여건이 안정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저온창고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한국의 냉매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수준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지만 최초 몬트리올의정서 협정 당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현재 A5그룹에 포함돼 R22 및 HFC냉매 감축일정을 따르고 있다. 한편으로는 느슨한 수준의 감축일정으로 국내 제작사가 과거의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편리함도 있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유럽, 일본 및 기타 선진국에서 친환경냉매를 적용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습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러한 기술력에서 뒤쳐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기술력의 한계로 국내에서만 경쟁하는 상황이 됐으며 해외시장의 적극적인 개척을 더디게 만들었다고 생각이 든다. 협정에 의한 소속 그룹의 수준보다 공격적으로 감축목표 및 일정을 설정하고 정부가 지원을 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 지난해 실적과 올해 목표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잠재된 소비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냉동냉장수요 증가와 국내 고객사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법인 설립 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책금리 인상, 원자재가격 상승, 환율 불안정 등의 영향으로 투자 및 소비 위축이 예상돼 상반기에 다소 실적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회복해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큰 성공 뒤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데 위기를 다시 기회로 만드는 2023년을 만들려고 한다. 향후 5년의 밑거름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 목표로 기술세미나, 친환경 선진기술 설치 현장 방문, 적극적인 신제품 홍보 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로 만들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국내 냉동공조업계에서 21년의 경력을 쌓았다. 그동안 업무를 하면서 많은 동료, 고객, 파트너들을 만났으며 현재도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독일회사 BITZER의 직원이기 이전에 국내 냉동공조산업의 공동체 일원이라고 생각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냉동공조산업의 성공을 기원하고 세대를 이어 성장해 나가길 응원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넓은 해외시장에서도 많은 성공을 거둘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기술, 친환경 냉매에 대한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심이 모여 산업을 성장시켜 나가고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국내 냉동공조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BITZER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지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