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포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콜드체인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식량수요가 2050년까지 최소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냉각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2023 보고서는 글로벌 콜드체인산업은 2023년 2,7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됐으며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8.6%의 복합성장률을 기록해 2030년까지 8,920억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콜드체인산업은 현재 전 세계가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서 식량 불안전 증가와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빠른 개발과 지속가능한 친환경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한다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
온도를 조절하는 장비는 HFC와 같은 냉매를 사용하는데 HFC는 주로 냉각 및 냉장에 사용되는 합성가스그룹이다. 키갈리개정안에 따라 국가들이 HFC 소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과정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얀 슈메이커 댄포스 아·태지역 회장은 “댄포스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에 따라 2050년을 목표로 하는 냉각공약을 지지한다며 콜드체인산업을 보다 에너지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개발도상국·더운 기후조건⋯콜드체인 확충 필요
아·태지역 콜드체인시장은 중산층 증가, 편리성에 대한 수요, 고령화로 인한 의약품 확대, 과일, 야채, 유제품, 육류 및 해산물 등 부패하기 쉬운 상품 수요 증가, 코로나19 백신 등으로 인해 2025년까지 11%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포셍(Lee Poh Seng) 싱가포르국립대학 부교수는 “아·태지역은 음식이 쉽게 상할 수 있는 따뜻한 날씨, 43억명의 인구, 기후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한 콜드체인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테디 몬로이(Teddy Monroy)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필리핀 대표는 “음식손실과 폐기물로 인한 메탄 방출방지, 오염된 냉매로 인한 직접 방출감소,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간접 방출감소를 위한 지속가능한 콜드체인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콜드체인생태계는 녹색산업화와 경제적 생산성을 온실가스 배출량과 분리하는 것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태지역 특성상 개발도상국과 불균등한 개발, 다양한 기후조건, 불충분한 콜드체인 인프라가 아직 걸림돌로 남아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불리한 국가들이 더 더운 지역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어 친환경 콜드체인시스템으로 전환할 때 열대 및 아열대, 온대지역에 걸쳐 있는 이질적인 기후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하사누딘 야스니(Hasanuddin Yasni) 인도네시아 콜드체인협회(ARPI)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친환경 콜드체인이 2020년부터 이슈가 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발이 방해받았다”라며 “인도네시아의 냉장창고 이용량은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 37% 증가했으나 앞으로의 수요가 이를 능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역시 냉동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가 부족해 식품 및 농업부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에 시작된 필리핀 콜드체인 로드맵은 현재 필리핀의 냉동저장용량을 연간 10~15%까지 늘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앤서니 디종(Anthony Dizon) 필리핀콜드체인협회(CCAP) 회장은 "높은 전기요금,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신뢰할 수 없는 전력공급 등이 친환경 콜드체인 계획에 부담을 준다"라며 "콜드체인시스템을 설치하고 유지하기 위한 인력부족 문제도 있어 역량강화 및 직업센터에 대한 투자증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가정책 및 규제·산업성장 줄다리기
콜드체인을 관리하는 정부정책은 현재 아·태지역 전역에서 다양하다. 리포셍 싱가포르국립대학 부교수는 "정책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관행을 의무화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엄격한 집행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상업용건물 냉각시스템 30% 에너지효율 증가 △냉각시스템 평균효율 25% 향상 △친환경·고효율 에너지제품 시장점유율 40% 증가 등으로 2030년까지 매년 4,000억kWh를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는 2038년까지 △부문별 냉방수요 20~25% 절감 △냉매수요 25~30% 절감 △냉방에너지 요구량 25~40% 절감 등을 목표로 한다. 또한 냉방 및 관련분야에 대한 연구를 촉진해 10만여명 서비스부문 기술자를 교육 및 인증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캄보디아도 건물냉방 및 식품 콜드체인, 헬스케어 콜드체인, 이동식 공조 등에서 냉방수요를 줄이며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중장기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필리핀의 콜드체인산업 로드맵은 식량안보를 보장하고 투자를 촉진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에너지효율시스템을 채택하도록 장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있다. 또한 연간 에너지소비가 50만kWh 이상인 민간기업에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갖추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인도네시아는 냉동식품의 입고 및 배송시스템과 야채 및 과일 보관을 위한 온도제어에 대한 국가표준을 만들었으며 압축기, 응축기 및 증발기에 대한 세금 수당이 논의되고 있다. 기업들도 자국 정부의 주도에 따라 자체 탄소발자국을 평가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있다.
이외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등 26개국이 냉방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과도한 규제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앤서니 디종 필리핀콜드체인협회장은 "이러한 규제들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산업성장을 제한시키고 잠재적 외국투자자를 낙담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사용⋯천연냉매 비용절감
지속가능한 콜드체인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에너지효율적인 솔루션을 구현하는 것 외에도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천연냉매를 사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아·태지역의 많은 기업들은 친환경냉매 전환에 힘쓰고 있다.
호주 대형 유통마켓인 울워스(Woolworths)는 2018년부터 CO₂를 냉매로 사용하는 냉방 및 냉동 시스템인 초임계 CO₂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또한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싱가포르 최대 슈퍼마켓 체인 NTUC 페어프라이스도 매장 내 에너지 효율적 냉장설계를 시작했으며 2022년 기준 아울렛의 76%가 자동화된 온도모니터링 및 에너지절약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 대형유통사인 롯데쇼핑도 상품의 안전을 보장하고 냉기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냉장쇼케이스에 문을 설치하고 있다.
다리오 페린(Dario Ferlin) 울워스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호주의 HFC 단계적 중단으로 합성냉매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천연냉매로 조기전환하고 있다"라며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소비전력을 교체하면 화석연료에서 천연냉매로 전환하는 비용변동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태지역은 콜드체인용량을 확장하며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강력한 원인이 되는 에너지 집약시스템과 높은 GWP 냉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HFC 사용을 단계적으로 줄이며 친환경 기술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 및 냉장에 대한 기후 친화적 표준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국제약속, 이해 관계자의 요구, 회사가치 및 소비자 선호에 힘입어 선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