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물류센터는 지난해에 이어 수요부진으로 인한 높은 공실률이 지속됐다. 하반기에 들어서며 수도권 A급물류센터의 수요세가 높아지며 물류센터 전체 공실률은 하락했지만 저온물류센터는 임차인 확보에 실패하며 공실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신규 저온물류센터 건립이 부진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온물류센터에 냉동·냉장설비를 공급하던 설비기업들도함께 타격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온물류센터는 팬데믹기간동안 이커머스시장 성장과 함께 신선식품의 온라인배송이 각광받으며 대량 공급됐으나 저온물류수요가 하락하며 공실률이 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급등했던 토지 및 공사비 등 상승된 개발비용 전반을 충당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기대임대료 수준이 높은 저온물류센터의 비율이 경쟁적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알스퀘어가 발행한 ‘2024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저온물류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1.2%로 전년대비 5.7% 상승했다. 특히 서부권역의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은66.9%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규 저온물류센터들이 잇따라 임차인 확보에 곤란을 겪음에 따라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상반기 물류센터 절반가량이 선매입 약정에 따른 소유권 이전으로 신규 거래액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저조했다.
또한 기존 물류센터 개발계획 취소와 신규 인허가 축소도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건설시장과 미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던 냉동·냉장설비 및 공조설비, 전기설비 등의 냉동공조설비기업들도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측면에선 PF(Project Financing) 전환 실패 및 미착공으로 인한 부실자산 증가로 물류센터 NPL(Non Performing Loan: 부실채권)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다. 투자자들도 신규투자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인 매물을 확보할 수 있는 NPL투자를 선호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종합 물류서비스기업인 푸드누리가 내놓은 ‘이천 푸드누리 물류센터’를 코람코자산운용이 감정평가액대비 35% 저렴한 908억원에 인수했다. 푸드누리가 2021년 자체준공해 사용하던 이천 푸드누리 물류센터는 영업부진과 차입금 이자부담 등으로 지난해 매각을 결정했다.
저온센터, 상온 전환 증가
최근 저온물류센터 공실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용도를 변경해 상온물류센터로 전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보유한 로지스포인트 호법A, 한덕홀딩스의 이황리 물류센터 등이 준공 전 설계를 변경해 저온에서 상온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운영 중인 물류센터 변경도 이어져 쿠팡은 안양과 야탑동 물류센터의 일부 저온층을 상온으로 변경했다. 경기도 안양시 관양물류센터와 화성시 진우월드 물류센터 등도 저온에서 상온으로 용도를 변경했으며 부천 IC물류센터는 상층부 3개층을 구조변경없이 저온설비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임대인을 찾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온물류센터에서 상온으로 추가공사를 진행할 경우 약 30~50% 가량 건축비가 더 들어가게 돼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라며 “하지만 NPL 거래 등으로 낮은 가격에 소유권이 이전되면 전환공사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공실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상온전환 사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