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 첨단화를 위해 지난해 5월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가 실시된 후 2021년 8월 6개 기업이 첫 인증을 받으며 국내 물류산업 스마트화의 포문을 열었다.
스마트물류센터는 첨단·자동화된 시설·장비 및 시스템 도입으로 효율성, 안전성, 친환경성 등이 우수한 물류시설이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물류시설법 개정을 통해 이러한 시설을 인증하고 행정적·재정적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물류센터의 시설현대화 현황을 알아보고 제도시행 후 현재까지 인증을 획득한 물류센터의 개선효과를 소개한다.
국내 물류시설 52.8%, 20년 이상 노후화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영업용 물류창고(1,000m² 이상)의 36.3%는 2000년 이전에 준공돼 20년 이상 경과됐으며 1990년 이전에 건설된 30년 이상 노후시설은 약 11.5%, 40년 이상된 초노후시설도 약 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2021년 12월 ‘제2차 지속가능 국가교통물류발전 기본계획(2021~2030)’을 발표하며 기후변화, 에너지위기 및 환경보호 등 교통물류 여건 변화대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교통물류정책의 기본방안을 수립했다.
이는 교통물류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친환경 교통물류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친환경 물류체계 구축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대전환 △에너지절감형 대중교통체계 강화 △비동력·무탄소 교통수단 지원 △첨단 교통물류체계 구현 등 5대 추진전략을 포함하고 있다.
5가지 추진전략 중 친환경 물류체계 구축을 위해 ‘도시·생활물류시스템 구축 및 효율성 강화’를 소주제로 물류산업 트렌드 변화에 따른 물류인프라 확충 및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 AI기술이 융·복합된 스마트물류센터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를 도입해 정책금융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로봇, 고속화물기 등 첨단설비 및 IoT, AI 운영·제어시스템을 통해 입고·보관·집하·포장 등 물류 전 과정이 효율화·자동화된 시설을 정부가 인증하고 재정지원을 실시하는 것이다.
물류시설 첨단화 ‘마중물’
첨단 물류인프라 확충을 위해 정부가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고 첨단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중소기업 등을 위해 정부는 공공주도로 첨단 물류시설을 공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2021년 첨단 시설·장비 및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성·안전성 및 친환경성이 우수한 물류창고를 스마트물류센터로 인증하고 인증받은 시설과 관련해 민간이 시설투자를 할 경우 그 비용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대출이자를 최대 2%p까지 지원하고 있다.
특히 도심 내 높은 지가로 물류시설 확보가 어려운 물류 스타트업, 온라인 유통업체 등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공동물류센터를 건립해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공동물류센터는 도심의 공공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중소 물류업체가 이용하는 공동물류시설을 서울교통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직접 설치·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공유형 첨단물류센터를 천안물류단지 1개소(LH) 및 차량기지 10개소(서울교통공사) 구축을 위해 국비로 마중물 투자를 추진한다. 2022년까지 LH가 조성한 천안물류단지 내 유보지를 활용, 중소물류업체를 위한 공유형 물류센터를 조성해 시세대비 저렴한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임대하고 서울교통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3개 차량기지(지축·모란·도봉) 내 택배분류장을 시범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2025년까지 7개 차량기지에 대해 추가 구축을 완료해 총 11개소의 스마트공동물류센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도심의 물류인프라 부족문제를 해소하고 저렴한 임대료 책정으로 물류 스타트업 등의 성장 및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터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생활물류서비스 전반에 로봇〮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물류산업을 혁신할 수 있도록 2021년부터 7년간 총 1,248억원을 투자하는 ‘고부가가치 융복합 물류혁신 R&D’를 추진하고 있다. 도심 내 여러 택배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첨단 공동택배터미널을 구축하고 도시철도 등 지하배송망을 통해 화물을 운송하며 스마트택배함과 배송로봇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등 생활물류의 전 과정을 첨단화한다.
공공과 민간의 물류시설, 화물운송 등 물류정보를 통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거래구조를 투명화하기 위한 전자인수증을 개발하는 등 물류산업의 디지털화〮정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18개소’
2021년 12월 기준 인증을 받을 물류센터는 총 18개소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 등에서 최첨단 대형 메가허브터미널을 구축해 나란히 1등급을 받았다. △파스토 △로지스벨리계열사 등 중소〮중견기업 등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구분 | 기업명 | 스마트물류센터명 | 등급 | 규모 |
1호 | 파스토 | 파스토 용인1센터 | 1등급 | 중소 |
한진 | 한진 대전 Mega-hub터미널 | 1등급 | 대 |
로지스밸리SLK | 로지스밸리에스엘케이 안산센터 | 3등급 | 중소 |
씨제이대한통운 | CJ대한통운 Megahub 곤지암 | 1등급 | 대 |
하나로티앤에스 | 하나로TNS 동탄물류센터 | 5등급 | 중견 |
로지스밸리천마 | 로지스밸리천마 안산센터 | 3등급 | 중견 |
2호 | 개미창고 | 개미창고 파주센터 | 4등급 | 중소 |
에스아이앤엘 | 에스아이앤엘 인천신항 물류센터 | 4등급 | 대 |
롯데글로벌로지스 | 롯데 중부권 메가 허브터미널 | 1등급 | 대 |
3호 | 씨제이대한통운 | CJ대한통 인천공항 GDC센터 | 1등급 | 대 |
정일스톨트헤븐울산 | 정일스톨트헤븐탱크 터미널 | 2등급 | 중견 |
4호 | 하림산업 | 하림산업 온라인물류센터 | 1등급 | 대 |
오뚜기물류서비스 | 오뚜기물류서비스 평택2안전물류센터 | 3등급 | 대 |
5호 | 씨제이대한통운 | 군포네이버풀필먼트센터 | 1등급 | 대 |
부림교역 | Boo IoT 물류센터 | 1등급 | 중소 |
KCTC | 덕평2센터 | 3등급 | 중견 |
오늘식탁 | 성수센터 | 3등급 | 중소 |
파스토 | 용인2센터 | 1등급 | 중소 |
▲2021년 스마트물류센터 인증현황.
1등급을 획득한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은 2018년 준공된 아시아 최대 규모 택배터미널로 최첨단 자동분류기 등을 통해 하루 175만개 택배를 처리한다. 상부의 풀필먼트센터에서 출고된 상품을 층간 설비를 통해 하부의 택배터미널에서 자동출고해 배송시간을 단축했다.
한진은 2023년 준공예정인 ‘대전 메가허브 터미널’로 예비인증을 받았다. 하차 후 인공지능 형상인식을 통해 상품을 크기별로 분류·정렬하고 바코드를 인식해 자동분류기를 통해 목적지별로 분류·이송하는 등 하차부터 상차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파스토 ‘용인1센터’는 인공지능 기반 물류운영 최적화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물류 스타트업 최초로 로봇이 상품을 자동 피킹하는 자동창고시스템, 최첨단 분류기를 도입해 자동주행로봇 등과도 연동할 계획이다.
3등급을 받은 로지스밸리SLK와 로지스밸리천마의 안산센터도 자동 운송장부착기(오토라벨러), 의류헹거용 컨베이어, 자동 분류시스템(PAS), 로봇 파레트 적치설비 등 자동화 설비와 정보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물량처리의 효율성과 작업 정확도를 향상시켰다.
하나로TNS ‘동탄물류센터’는 본사와 국내·외 거점을 통합관제 및 실시간 연동하는 자체물류시스템(WINS)을 개발해 5등급을 받았다.
첨단화·자동화·효율성·안전성 등 세부항목 평가
스마트물류센터의 인증기준은 입고·보관·분류 등 물류처리 기능영역의 첨단화·자동화 수준이 우수해야 하며 시설의 구조적 성능, 창고관리시스템 등 기반영역의 효율성·안전성·친환경성 수준이 뛰어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기능영역 및 기반영역의 세부항목별 평가를 거쳐 평가 총점(1,000점 만점)에 따라 1~5등급으로 인증등급을 차등 부여한다.
특히 택배터미널의 경우 노동강도가 높은 상·하차 및 분류작업 자동화 정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또는 예비인증을 받을 경우 스마트물류센터 신·개축, 구입·인수 및 시설·장비도입 등 시설 투자자금인 ‘시설자금’과 스마트물류센터 운영에 필요한 ‘운영자금’ 등을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인증등급 | 중소 | 중견 | 계열대기업 등 |
1 등급 | 2.00%p | 1.75%p | 1.50%p |
2 등급 | 1.75%p | 1.50%p | 1.25%p |
3 등급 | 1.50%p | 1.25%p | 1.00%p |
4 등급 | 1.25%p | 1.00%p | 0.75%p |
5 등급 | 1.00%p | 0.75%p | 0.50%p |
▲인증등급 및 기업규모에 따른 대출이자 지원수준.
정부에서는 2021년 103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스마트물류센터 인증기업의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인증등급 및 기업규모에 따라 지원율을 차등하고 있다. 지원기간은 시설자금의 경우 최대 7년, 운영자금의 경우 최대 2년이며 기업별로 시설자금은 최대 1,500억원, 운영자금은 최대 100억원까지 대출금에 대해 대출이자를 지원받을 수 있다.
기술혁신 통한 물류산업 스마트화
황성규 제2차관은 지난해 국내 첫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획득한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을 방문해 스마트물류기술이 도입된 현장을 점검하며 국내 물류시설 첨단화에 대한 국토부의 의지를 내비쳤다.
물류선도기업들이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자동화설비와 정보시스템을 개발한 점을 높게 평가했으며 이러한 우수사례를 확산시켜 우리나라가 물류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밑거름이 돼줄 것을 주문했다.특히 최첨단 자동분류기 등을 통해 택배 대분류작업이 모두 자동화되면 택배종사자들의 작업강도가 상당부분 경감돼 안전하고 질 좋은 일터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황성규 차관은 “우수한 기술과 과감한 투자로 스마트물류센터 1호 인증기업이 탄생했다”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물류산업의 스마트화에 앞장서주길 바라며 정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