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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

“새벽배송 대표기업…컬리·쿠팡·SSG닷컴·오아시스”
새벽배송 성공요인 ‘차별성·전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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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통연수원은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서 운영하는 유통전문 아카데미로 물류·유통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마종수 교수는 2018년까지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현장에서 종사하며 MD, SCM(공급망관리)팀장 등을 거쳐 물류부문장을 역임한 후 현재 유통·물류부문의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의 차세대 물류시스템 컨설팅 및 농협 하나로마트 물류인프라 구축 프로세스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SCM학회 및 체인스토어협회, 한국통합물류협회 등에서 정기 커리큘럼을 진행하며 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마종수 교수를 만나 국내 새벽배송시장 주요기업들의 성공요인에 대해 알아봤다.

▎ 국내 신선식품시장 대표기업은
국내에 새벽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대표적으로 컬리, 쿠팡, SSG닷컴, 헬로네이처 등이 잘 알려져있다. 이와 함께 롯데프레시,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등 롯데 계열사와 현대백화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강자들이 있다.

최근에는 오아시스가 제2의 마켓컬리라고 불리며 엄청난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2020년 기준 매출 4,000억원, 2021년은 7,500억원 매출을 예상하며 카카오, 한국투자증권 등 투자사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중 가장 강력한 업체를 뽑으라고 한다면 SSG닷컴, 쿠팡, 컬리, 오아시스가 눈에 들어온다. 4개 업체가 국내 새벽배송시장에서는 마지막까지 경쟁을 하고 이중 1~2개 기업이 마지막 승자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 SSG닷컴·쿠팡의 강점은
SSG닷컴의 경우 자동화율이 굉장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SSG닷컴이 보유한 자동화 물류센터는 약 12만9,000m²(3만9,000평)인데 자동화에 투입된 금액이 1,40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네오2·3 김포센터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동화센터다.

GTP, Dynamic DPS(Digital Parking System) 등 다양한 자동화설비가 갖춰져 있으며 하루 2만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일반 공산품의 경우 완전자동화설비를 이용해 운영하지만 여전히 농·축산 냉동·냉장 등 신선식품의 경우 반자동화설비를 이용하고 있다. 라면, 생수 등 상품특성에 따라 완전 수동으로 처리하는 품목도 있다.

자본을 많이 투자해 좋은 설비를 갖췄지만 완전자동화, 반자동화, 수동 등 세 가지가 오버랩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인건비 절감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이러한 딜레마에 빠져 추가 확장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SSG닷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동화율이 낮은 편이다. 쿠팡은 전국에 180개가 넘는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231만4,000m²(70만평)가 넘는 면적을 운영하고 있지만 기초적인 자동화설비 외에는 랜덤스토어 등 사람을 컨트롤하는 시스템으로 이뤄졌다. 최근 짓고 있는 대구센터가 이제 자동화설비를 구축하고 있지만 아직 오픈 전이다.

인력이 필요한 곳에 컴퓨터가 사람을 배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인원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인원이 많은 만큼 많은 상품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쿠팡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가장 많은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판매하고 있는 상품수도 다양하다. 특히 라스트마일 배송효율화를 위해 배송지역별 총 물량, 배송거리, 인력 등을 고려해 배정 및 경로최적화가 가능한 인공지능기반 Loading SOP를 통해 배송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

▎ 컬리의 성공요인은
컬리는 새벽배송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동화율은 쿠팡보다 낮다.

컬리가 운영하고 있는 김포 물류센터가 2021년 3월에 오픈했는데 반자동화설비가 구축됐다. 장지동에 구축된 DAS는 기초 수준의 자동화설비로 볼 수 있다.

DAS는 일반적으로 패션업계에서 사용해온 시스템인데 컬리가 업계 최초로 신선상품에 이를 접목시켰다. DAS의 장점은 회전율이 빠르고 물량편차가 심할 때, 즉 잘 팔리는 대신 오늘은 들어왔다가 내일은 안들어오는 상품에 적합한 시스템이다. 해물, 채소 등 신선식품은 하루가 지나면 상품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자동화시스템으로 분류하고 보관할 엄두를 못냈지만 새벽배송시장에서는 DAS가 매우 적합한 시스템이다.

결국 첨단 자동화시스템 없이도 비즈니스모델을 잘 발굴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잘 보관하거나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아닌 수요예측이 정확하게 이뤄지고 보관기간이 짧은 상품을 가져와 즉시 팔아야 성공할 수 있다.

컬리의 강점은 자동화설비가 아닌 뛰어난 데이터분석능력이다. 예측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상품의 수요와 판매량을 도출하고 물건이 남아 폐기하지 않도록 수량을 조절한다.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동화설비에 투자할 자본을 신선물류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 오아시스가 단기간 성장했는데
오아시스는 2018년 8월 성남에 7,140m²(2,160평)규모의 작은 물류센터를 만들며 출발했다. 자동화설비 없이 일반 슈퍼처럼 냉동·냉장·상온 상품들을 보관하고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피커들이 바구니에서 진열된 상품을 가져왔다. 통상적으로 뒤쳐진 시스템이기 때문에 처리할 수 있는 주문건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현재 성남 물류센터에서는 하루 2만건의 주문이 처리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한 사람이 피킹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하루에 몇 건 정도의 피킹을 할 수 있을지 물어본 적이 있다. 보통 100~200건으로 예측하지만 실제로는 20건이 안된다.

오아시스의 경우 2,000평 매장의 상품배치가 정해져있고 변화가 거의 없다. 고객도 거의 없기 때문에 카트를 끌고 다니기가 편하다. 이러한 이유로 대형마트에서 사용하는 6개 바구니 카트를 오아시스에서는 숙련도에 따라 15~80개까지 늘려서 사용하고 있다.

80개 바구니 카트를 끌고 한 번 돌면 80명 고객의 주문을 완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오아시스는 직원 한 명이 하루에 100~150건의 주문건수를 처리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디지털맵을 제공하고 아르바이트 없이 정규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숙련도가 높다. 오아시스는 자동화설비보다 직원역량 강화에 투자했다.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며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