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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원장

“TMS통한 실시간 데이터관리, 콜드체인 전과정 고도화 핵심”
클라우드기반 SaaS서비스⋯ 적은 비용으로 최적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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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이 복잡해질수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공급망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물류 전체 프로세스를 연결·최적화하는 TMS(운송관리시스템: 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는 현장효율성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첨단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원장은 CJ대한통운, 인천항만공사, 한국 지역난방공사 등과 산학협력과제를 수행하며 공급망최적화와 디지털물류 혁신, 기업·항만 등 대형프로젝트를 이끈 국내 물류연구의 대표 전문가다. 산학협력과정에서 축적된 현장경험과 실무적 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학계·산업·정책을 잇는 가교역할을 해오고 있다.

송상화 원장을 만나 급변하는 물류시장에서 TMS의 중요성과 국내·외 시장분석, 한국형 물류공급망 고도화방안에 대한 제언을 심도있게 들어봤다.

▎물류산업에서 TMS의 중요성은
TMS는 전체 물류프로세스를 하나의 연결된 흐름으로 묶어 주는 것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화물자동차를 언제, 어디로, 어떤 순서로 보낼 것인지 미리 계획하고 목적에 따라 가장 적합한 길을 찾아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운행 중에는 화물이 어디에 있는지 실시간 위치를 알려주며 문제가 생기면 즉시 알림을 보내주는 기능도 물류프로세스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이다.

화물운송이 마무리된 이후에는 전체 운송비용까지 자동으로 정산해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물류프로세스의 연결된 흐름을 최적화하고 관리하는데 있어 TMS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시스템이다.

▎해외시장대비 국내 TMS시장 특징은
국내 물류시장은 다단계위탁과 영세사업자 비중이 높아 차량배차에서 관리까지 복잡도가 매우 높은 것이 현실이다. 운송기업마다 업무처리 방식이 다르고 다단계위탁과 영세사업자 문제는 전체프로세스를 관리해야 하는 TMS시스템 측면에서 복잡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TMS 수요기업마다 원하는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하려면 TMS시스템을 매번 고객수요에 맞춰 맞춤형으로 추가기능을 개발을 하거나 보완해줘야 하는데 이것은 개발비용도 올리고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해외시장의 경우 클라우드기반 SaaS(클라우드기반 소프트웨어: Software as a Service)형태의 서비스가 보편화돼 표준화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화주기업들이 사용한다는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국내시장은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인 반면 해외시장은 표준화된 IT서비스를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이 차이점이다.

표준화된 클라우드기반 SaaS서비스를 사용하게 되면 서로 다른 여러 화주와 운송사가 한 플랫폼에서 손쉽게 연결되며 서비스편의성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또한 표준화된 모델에 맞춰 서비스를 구성하게 되면 적은 개발비용으로도 다수의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어 기능적 측면에서도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각 기업별로 특별한 제약이나 기능이 있을 경우 이를 구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SaaS기반 TMS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추가개발을 해야 하는 단점은 있다. 결국 맞춤형 개발과 표준화된 시스템 사용 사이에서의 균형문제라고 볼 수 있다.

▎TMS가 콜드체인 물류분야에 끼치는 영향은
콜드체인분야에서 TMS의 가치가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콜드체인물류는 시간단축이 중요한 동시에 온도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고객수요에 맞춰 차량을 준비하고 화물이 흘러가는 단계별로 온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TMS를 통한 실시간 데이터관리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화물자동차의 온도, 진동, 문 개폐와 같은 이벤트를 도로 및 날씨환경정보와 함께 관리함으로써 상품의 가치를 지키는데 기여한다. 의약품과 같이 온도에 민감한 화물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되기에 TMS를 통한 프로세스 모니터링 및 최적화를 통한 시간단축이 서비스운영의 핵심이 될 것이다.

▎콜드체인에 TMS를 적용한 대표사례는
가장 최근의 사례를 살펴본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백신 사례가 있다. 코로나 백신은 새롭게 개발된 mRNA백신으로 –90°C에서 -60°C 사이 초저온 상태로 배송돼야 했기에 백신제조공장에서 최종 의료기관까지의 전체 물류프로세스를 철저히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UPS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백신포장상자부터 주요 물류자산에 모두 IoT센서를 부착해 운송과정에서의 문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이 과정에서 TMS는 경로 및 운송수단 선택, 실시간 모니터링까지 전체 과정을 IoT센서등과 연계해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만약 이러한 효율적인 콜드체인 물류시스템이 없었다면 백신공급이 원활히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국내 물류공급망 현황은
국내의 경우 제조기업들의 내부 프로세스, 예를 들어 공장부분에서의 자동화와 지능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사업 등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 재정지원으로 중소제조기업들도 자동화 및 지능화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IT솔루션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물류공급망의 경우 기업과 기업간 연결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는 여전히 발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조대비 물류프로세스에서의 고도화가 상대적으로 늦어지는 이유는 물류공급망에 참여하는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 고도화에 나서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자체공장의 경우 해당 기업 내부 의사결정에 의해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지만 물류공급망의 경우 제조기업 뿐만 아니라 물류기업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이 함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에도 시간이 걸리고 서로 다른 현장의 데이터와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기업과 현장이 같은 언어로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규칙을 표준화하며 현장의 디지털격차를 줄여야 한다. 화주·물류기업·운송사·차주 사이의 데이터공유와 거래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 부분은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산업전체 생태계차원에서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부가 조정해야 하는 이슈도 많이 존재한다. 산업을 대표하는 민간협회, 학계, 연구소, 정부가 협력하는 채널이 필요한 이유다. 

▎국내 TMS시장 확산을 위해 도입해야 할 솔루션은
아무래도 선진시장은 공정한 계약체결, 투명한 계약이행, 안정적 계약종결 등과 같이 기업간 거래에 있어서 안정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특히 표준화된 데이터, 전자인수증과 같은 디지털기반 기업거래시스템, 협력적 산업생태계 등이 TMS시스템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된다.

국내 시장은 아날로그시스템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디지털전환이 상대적으로 느린 상황이다. 기업간 거래에 있어서도 매출규모 차이에 따른 갑과 을관계 등 불공정 거래관행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따라 국내 물류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물류생태계 구성이 먼저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 이후 산업 전반의 표준화, 정부 정책적 지원 등이 연결되면 TMS확산은 물론 국내 물류 선진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물류는 결국 사람과 사람간 신뢰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서비스산업이다. AI 등 새로운 기술로 TMS시스템이 고도화되면 물류현장을 돕는 강력한 도구가 되겠지만 기업간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산업전반의 생태계 구축없이는 그 기능을 100% 발휘하기 어렵다. 

대학과 산업이 함께 표준을 만들고 데이터를 공유하며 문제를 공동으로 푸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역시 교육부 BK21사업, 국토교통부 DNA+ 융합기술대학원사업, 인천형 RISE사업 등 다양한 형태의 정부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산업생태계에 공급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과 함께 배우고 실험하고 혁신을 함께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함께 멀리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