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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부문 친환경 전환…차량용 냉동·냉장 ‘주목’

물류업계 ESG경영 핵심 ‘친환경’
전기·수소차 전환…탄소중립 기여
냉동·냉장 친환경화 정부관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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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산업은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부품 등을 비롯해 상품을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운송함으로써 모든 산업을 연결시키는 핏줄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며 기업들의 ESG경영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내륙물류를 책임지고 있는 수송부문의 ESG 핵심은 화석연료를 벗어난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친환경차량으로의 전환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물류부문의 친환경차 전환은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냉동·냉장시스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내연기관 엔진을 기반으로 한 냉동·냉장시스템에서 배터리, PCM 등 엔진과 별도의 열원구동시스템으로 전환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물류부문의 친환경차량 확대 시 얻을 수 있는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알아보고 콜드체인용 냉동·냉장차량 관련기술 및 제품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소개한다.

물류업계, ESG경영 가속화
ESG경영이란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로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 비재무적 요소를 강조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ESG경영은 개별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 영국을 시작으로 여러 선진국들이 ESG 정보공시 의무제도를 도입했으며 우리나라도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사에 ESG 공시의무가 부여될 예정이다.

물류업계 역시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며 ESG의 세 가지 요소 중 친환경에 가장 초점을 두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5월25일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플라스틱 업사이클링사업을 높이 평가받아 UN 우수사례 국제 친환경인증인 ‘GRP(Guidelines for Reducing Plastic Waste & Sustainable Ocean and Climate Action Acceleration)’에서 물류기업 최초 최우수등급(AAA)을 획득했다.

또한 환경부가 주관한 ‘2030 무공해차전환100’ 제3차 선언식에 참석해 2030년까지 CJ대한통운이 직접 보유하거나 외부임차하고 있는 화물차, 업무용 승용차 등 총 1,600여대를 모두 전기·수소차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한진은 택배차량 전기차 도입과 택배터미널 내 전기차 충전사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SK 루브리컨츠와 업무협약을 통해 물류차량에 친환경 윤활유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감축으로 친환경 물류체계를 구축하는 등 ESG경영에 나서고 있다.

또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0월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3대 운영을 시작했으며 올해 5월 김포마트온라인센터에 34대의 콜드체인용 전기배송차를 투입했다. 연말까지 콜드체인용 전기배송차 100대를 도입하고 내년까지 200대 도입계획을 발표하는 등 무공해차 전환에 발을 맞추고 있다.

SSG닷컴은 글로벌 SCM 전문기업인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국내 최초로 콜드체인이 가능한 전기배송차를 도입했다. 김포에 오픈한 온라인물류센터 네오003에 콜드체인용 전기배송차 1대를 투입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 총 100대의 전기배송차를 실제 배송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 목표다.

화물차량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 확인
‘화물자동차 개별특성을 고려한 무공해차량 전환의 환경성 분석(신승진, 허성호, 박지영, 2021.6. 교통연구 제28권 제2호)’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중 화물자동차 등록대수 비중은 15.7%에 불과하나 자동차부문 미세먼지(PM10) 배출량의 68.4%, 온실가스(CO₂)배출량의 43.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화물자동차는 주로 편의보다 사업용도로 이용돼 차령이 오래된 차량이 많은데 특수, 승합차와 유사하게 차령 20년 이상(1999년도 이전연식)인 차량이 약 20% 수준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연식의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12톤 이상 대형화물차가 모든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톤 이상 화물차의 km당 대기오염물질별 평균 배출량은 CO 1.6175g, VOC 0.3582g, NOx8.2145g, PM10 0.2325g으로 도출됐다.

이산화탄소 역시 12톤 이상 화물차에서 95.99tCO₂/년으로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수소차 도입에 따른 차종별 환경비용 절감효과 분석결과 화물차 1대당 환경비용 절감액은 차종별 평균 130~2,030만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비용은 화물자동차 1대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총량의 변화량에 비용원단위를 적용하는 방법이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1톤 이하 택배차량이 평균 130만원, 1톤 이하 용달차량이 200만원, 3톤 미만 화물차가 480만원, 5톤 미만 화물차가 700만원, 8톤 미만 화물차가 1,570만원, 12톤 미만 화물차가 1,810만원, 12톤 이상 화물차가 2,030만으로 적재 중량이 클수록 환경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물류패러다임 전환 키워드 ‘친환경’
정부가 수립한 ‘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의 UN 제출을 계기로 2050 탄소중립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두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수송부문에서 탄소배출량과 비중도 증가하고 있어 상용트럭의 친환경차로의 전환은 온실가스 저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EU, 중국, 일본 등은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제4차 친환경자동차기본계획(2021~2025)’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규모는 전체의 3.7%에 불과하지만 2030년까지 23%로 성장할 것이 예상된다. 국내시장의 친환경차 보급규모는 2030년 전체 누적차량의 3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상반기 포터2 일렉트릭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57.7% 상승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국고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지원을 통해 1,000만원 중·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하고 영업용 번호판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유지비용 또한 적게 드는 등 여러 장점으로 인해 주문 후 6개월 이상 지나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한 코로나19로 급성장하고 있는 온라인시장과 의약품·신선식품을 중심으로 관련 콜드체인산업분야에도 패러다임 변화가 뚜렷하다. 

냉동·냉장 보관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며 식품안전에 대한 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차량구동과 관계없이 냉동기 구동이 가능하고 이에 따른 최적의 온도유지가 가능한 차량에 대한 요구가 심화되고 있다.

무시동 냉동·냉장기술 개발완료
신선식품에 대한 온라인배송이 증가됨에 따라 콜드체인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콜드체인의 주요과정인 생산–저장–운송 중 운송단계 제품의 신선도를 책임지는 냉동·냉장차량은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화물차량의 친환경화가 진행된다면 기존 엔진기반의 냉동·냉장차량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방식의 냉동·냉장 구동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내 차량용 냉동기 제조기업들은 전기·수소차에 적용가능한 다양한 냉동·냉장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캐리어냉장은 전기차의 메인 배터리와 별개로 냉동기 전용 충전시스템 및 배터리를 구성하고 전력소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온 인버터제어 기술력을 접목, 40%의 에너지절감 성능을 구현했다. 외기온도 40℃ 조건에서 탑 내부온도를 –0℃ 이하로 8시간 이상 유지할 수 있다.

화성써모는 한국자동차연구원과 전기차용 냉동기를 공동개발했다. 세계 최초 1톤 전기차용 냉동기로 순수리튬이온배터리로 구동되는 방식이다. 기존 기계식 냉동유니트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정속운전으로 인한 시스템효율 저하 △사이즈 축소 한계 △높은 유지보수비용 △큰 에너지손실 △유통비용 증가 등을 해결하고 연료소비량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상변화물질(PCM: Phase Change Material)을 활용한 축냉방식도 눈에 띈다.

이에스티의 PCM 냉동탑차는 전기로 PCM모듈을 축냉하기 때문에 엔진시동을 끈 상태로도 냉동·냉장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도어를 개방하지 않고 상품을 싣지 않은 상태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8℃ 이하 고내온도를 30시간 이상 유지했다. 풀무원과 빙그레, GS, CJ 등에 PCM냉동탑차를 납품했으며 육군 부식차량에도 축냉시스템을 적용했다.

진성냉기산업은 PCM을 이용해 차량이 운행하지 않는 시간에 380/220V 전기(심야전기)를 사용해 냉동기를 가동시켜 축냉하고 차량 운행시간에는 별도의 동력원을 사용하지 않고 저장된 냉열을 이용해 탑 내부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있다.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삼강 등 빙과류업체와 농수산물유통업체 등에 PCM냉동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정온물류 정부관심 시급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계획과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기업은 각종 ESG, SDG 등 경영과제를 통해 이를 구체화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기차 보급사업에는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으나 정작 이를 활용한 정온관리시스템 보급에는 관심에서 벗어나 있어 관련업계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차량의 친환경화도 중요하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콜드체인산업의 필수 운송수단인 냉동·냉장차량의 친환경화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전기·수소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냉동·냉장시스템에 대한 보조금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만들어져야 하며 차랑용 냉동기에 대한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 등 효율개선 정책도 수반돼야 당초목적인 수송부문 친환경화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온물류부문의 정부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다양한 육성정책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