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으로 인한 물류업계 변화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의약품·신선식품·생활 물류 위주로 콜드체인물류가 크게 성장했으며 업계는 폭발적인 물동량에 대응코자 스마트물류시스템을 구축했다. 2024년은 불안한 시장상황 속 팬데믹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다양한 물류서비스와 기술들의 경쟁이 극대화됐다. 이와 동시에 급격한 변화를 마주했던 물류업계의 안정화가 이뤄지기도 했다.
올해 역시 시장전망이 안정적이진 않다. 속도와 효율성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지속되고 있으며 시장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중 콜드체인을 포함한 물류업계의 고민을 덜어보고자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송 원장은 무엇도 쉽게 예측할 수없는 상황 속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은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은 2004년 개원해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 최초 물류분야 전문대학원으로 개원한 이래 물류 및 공급망관리 글로벌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노력해왔다. 이론교육에서 나아가 실무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글로벌화되며 복잡해지는 물류산업환경에서 학생들이 국제적 시각을 갖춰 기술기반의 혁신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다.
▎ 지난해 물류업계 시장동향은
2024년 대한민국 물류업계는 팬데믹 이후 빠르게 변화해온 물류서비스와 기술의 적응기를 넘어 본격적으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이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다양한 물류서비스와 기술이 등장했다. 2024년에는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하며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들만이 살아남는 것도 볼 수 있었다.
▎ 지난해 물류업계 주요 이슈는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다. 물류업체들은 비용절감과 서비스품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자동화 △디지털전환 △데이터기반 의사결정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물류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으며 로봇·AI·IoT를 활용한 물류프로세스 최적화가 빠르게 확산 되고 있다.
콜드체인물류 강화도 중요한 흐름 중하나다. 팬데믹동안 급성장한 신선식품과 의약품물류 중요성은 2024년에도 지속됐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나타났다. 다만 기술력과 관리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은 시장에서 도태돼 대형 물류업체나 전문화된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지속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규제와 소비자요구 증가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물류가 필수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전기트럭·친환경포장재·탄소배출 관리솔루션 등이 도입되며 물류 기업들은 단순히 비용과 효율성만이 아니라 환경적 책임을 고려한 전략을 수립 하고 있다.
▎ 콜드체인물류 이슈와 업계인식은
콜드체인물류는 팬데믹을 기점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부상했다. 백신·의약품·신선식품 등의 안정적인 유통을 위해 막대한 기술 및 인프라투자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산업전반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기 기대만큼의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해 여러 한계를 맞닥뜨리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기술개발과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대형물류업체나 글로벌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반면 중소물류기업들은 기술도입과 운영효율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경쟁에서 밀려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특히 과잉 설비이슈와 그로 인한 산업전반 활력저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2024년에는 신선식품시장이 팬데믹 당시 폭발적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했으며 냉동·냉장창고 및 운송차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기업들은 운영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게 됐다.
또한 팬데믹동안 콜드체인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크게 높아졌으나 팬데믹이 안정화된 이후에는 관심이 빠르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백신 및 의약품 물류와 신선식품 배송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지만 소비자와 기업 모두 콜드체인물류 고도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기본적인 신뢰성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기술혁신과 서비스확장에 대한 투자동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했다.
▎ 올해 콜드체인물류 및 물류시장을 전망한다면
2025년 콜드체인물류시장은 기술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먼저 스마트물 류기술 확산과 상용화가 콜드체인시장 핵심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용효율성 및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설비와 인프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며 높아진 고객 눈높이를 고려할 때 의미있는 기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커머스 저온창고 무인화는 아직 확장되지 않은 영역이며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콜드체인 제조단계에서 창고보관 무인화는 이미 안정화된 기술이며 배송단계에서 콜드체인 고도화는 물류혁신으로 어느정도 해결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저온물류창고에선 아직 자동화나 무인화가 열리지 않았다. 동시에 이를 확장시킬 기업도 많지 않으며 수요 기업 자체가 몇 개 기업으로 압축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콜드체인물류 응용분야와 상관없이 서비스품질 제고에 대한 수요가 여전할 것이며 이에 대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면 성장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특히 투자비용을 크게 높이지 않더라도 고객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중요할 것이다.
▎ 물류업계 및 학계에 전하고 싶은 말은
물류산업은 지금 세계경제 불확실성과 다양한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산업에 대한 초기의 뜨거운 관심이 다소 식어가는 가운데 비용압박과 기술도입 어려움이 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의 전환점으로 보고 싶다. 산업생태계 전반이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있다.
특히 콜드체인물류는 글로벌공급망 핵심요소로 그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업계가 협력과 혁신을 통해 기존의 한계를 넘어설 때다. 기업 간, 공공과 민간 간 협력이 필요하다. 기술개발을 위한 국제적 협력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것은 혁신적인 사고와 과감한 도전을 요구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산업의 미래를 만들어나간다면 콜드체인물류는 글로벌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이끄는 핵심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협력과 혁신 및 지속가능성을 기반으로 희망적인 미래가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