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헌수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은 22년간 항공대 항공물류학부에서 항공물류에 대해 강의하며 국내 항공물류의 이론적 기반 마련과 물류 전문인력 양성에 힘썼다.
교통물류연구소장, 아시아경영전략연구원장, 유비쿼터스기술응용연구센터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으로 우리나라 물류선진화를 위한 비전과 정책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한국물류대상 국무총리표창, 한국로지스틱스대상 학술대상을 수상했으며 국무조정실 전문위원, 국토해양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위원, 전경련 물류혁신특위 전문위원 등을 거쳐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다양한 정책자문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이헌수 원장을 만나 국내 콜드체인 항공운송 현황과 인프라구축 개선사항 등을 들었다.
▎국내·외 콜드체인 항공운송시장 현황은
세계적으로 식품에 대한 안전관리가 강화되며 신선식품의 전체 유통경로 추적관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있어서 고품질의 신선상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증가함에 따라 온도관리 상품에 대한 화주기업들의 고품질 물류서비스 수요 또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콜드체인관리가 필수적인 신선식품 물류사업은 식품품질 보전, 선도유지, 신속한 수급균형 확보에 의한 적정가격 유지 등이 핵심요소다. 이에 따라 글로벌 콜드체인시장에서 핵심 운송수단인 항공운송 수요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콜드체인 항공운송의 주요대상인 바이오의약품도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에는 4,4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의약품의 바이오기반 제품으로의 지속적 전환, 제약무역의 세계화 확대 추세, 바이오제품에 대한 보다 엄격한 운송 및 처리조건 요구 등으로 인해 콜드체인 바이오의약품시장은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화훼류, 바이오, 화학제품,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국내 콜드체인 항공물류시장의 적용대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물류기업의 핵심 사업모델로서 성장잠재력이 크다.
▎콜드체인 항공물류를 위해 구축해야 할 인프라는
공항 신선화물 콜드체인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수출 및 수입 신선화물을 위한 보냉창고(cool room) 설치가 필요하다. 보냉창고 내부공간은 셀(cell)로 나눠 품목별로 구분해 작업 및 보관이 가능해야 하며 온도 단계별로 화물취급이 가능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보냉창고에서 항공기가 대기 중인 주기장(활주로 상 항공기 정지장소)까지 안전한 운송을 위해 온도조절이 가능한 돌리(Dolly) 및 트럭운송이 지원돼야 한다. 신속한 처리를 위해 화물 취급단계를 최소화하도록 보냉창고에서 모든 과정이 처리된 화물은 바이패스(by-pass) 형식으로 항공기에 바로 탑재될 수 있어야 한다.
콜드체인 항공물류관리를 위해서는 공항 및 공항물류단지 내 콜드체인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문전간(door-to-door) 프로세스를 포함하는 전과정(End-to-End) 콜드체인 물류프로세스 구축 및 운영, 규정준수, 표준화, 책임 및 투명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

▎콜드체인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한 주요 과제는
첫째로 생산지, 소비지, 항공 수·출입거점을 포함한 전과정에서 콜드체인관리를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구축을 위한 국가 및 공항차원에서의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팬데믹 당시 백신 콜드체인 항공물류는 제한된 공급, 수급 불균형, 복잡한 보관요건, 물류 병목현상 등의 요인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효율적인 콜드체인시스템 구축과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의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둘째로 항공물류 관련 기업의 전과정 콜드체인시스템 구축과 유지관리에 필요한 투자와 비용발생 문제다. 특히 콜드체인물류 발전이 미흡하고 단편화돼 있는 개발도상국으로 수출하는 경우에는 현지 유통물류를 담당하는 기업의 투자 및 비용부담이 커지게 된다.
셋째로는 온도민감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을 위한 온도제어 및 모니터링 관련 기술적용이다. 콜드체인은 항공물류를 포함한 공급체인 전체에서 일관된 온도를 유지해야 하므로 첨단기술 및 디지털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항공물류 콜드체인제품의 실시간 가시성과 추적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온·습도, 압력, 진동, 충격, 빛, 가스 등과 같은 다양한 매개변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데이터기록 및 저장과 함께 추세와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로거(기록장치) △직접접촉이나 스캔없이도 콜드체인 제품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는 RFID(무선주파수식별)태그 △센서 및 RFID태그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저장, 처리 및 공유하기 위한 중앙집중식 액세스 기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기반 플랫폼 등과 같은 첨단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특히 글로벌 콜드체인관리를 위해서는 기술통합, 표준화, 보안 및 신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넷째로는 콜드체인 항공물류 제품의 △유형 △원산지 △목적지 △관계당국 △글로벌 공급체인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항공운송 및 이와 연계한 복합운송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규정 및 표준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대한 효율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식품의약청(FDA), 수출입국의 농수산식품 검사 및 보건관련 당국 등으로부터 필요한 허가·인증·검사 및 승인을 얻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그리고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 및 시장접근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등과 같은 장애요인을 극복해야 한다.
다섯째로는 계절적 영향, 소비자선호도 변화, 시장동향, 다양한 판촉활동 영향, 기상조건, 자연재해, 전염병, 지정학적 사건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초래되는 수요의 불확실성 및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위험에 대한 신속한 대응능력 확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기간 각국에서 냉동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 콜드체인 항공물류기업은 글로벌 수요급증, 항공기 적재 스페이스 확보의 어려움, 제한된 처리 및 보관용량, 노동력부족, 항공을 포함한 연계운송 중단 등에 대처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물류기업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은
다양한 장애요인 및 불확실성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콜드체인을 위해서는 물류기업뿐만 아니라 물류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체 공급체인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콜드체인 공급체인에는 물류, 공급, 제조, 유통, 소매, 고객, 규제기관, NGO 등과 같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개입된다. 정보와 자원공유, 긴밀하고 신속한 조정 등을 통해 갈등해결, 비용과 낭비 최소화, 품질과 성능개선, 고객만족도와 충성도 제고 등이 가능해야 한다.
신속대응능력, 탄력성, 투명성, 협업 및 연계를 최대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확립돼야 하며 파트너기업 및 고객과 긴밀한 연계협력이 필요하다.
2020년 세계 콜드체인산업을 대표하는 무역협회인 글로벌 콜드체인 얼라이언스(GCCA)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회원과 이해관계자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출범했으며 위기상황에서 콜드체인운영의 연속성과 안전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과 모범사례를 제공했다.
또한 디지털화를 기반한 물류솔루션 구축이 중요하다. △글로벌 콜드체인 공급체인의 가시성 및 분석능력 제고 △항공운송을 포함한 전체 복합운송과정에서 스케줄 및 라우팅(경로설정) 최적화를 통한 리드타임(소요시간) 최소화 △집하-항공운송-육상운송-배송을 포함한 전체 프로세스의 정보화 및 자동화를 통한 신선도 훼손가능성 최소화 △전체 공급체인 구성원 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및 조정기반의 신속대응능력 제고 △글로벌 공급체인관리 각 단계에서 오류와 위험 최소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 △고객니즈 맞춤화를 통한 부가가치서비스 창출 등이 필요하다.
▎해외 콜드체인 항공물류 활성화 사례 및 기술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스키폴공항은 콜드체인 항공물류관련 최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스키폴공항, KLM카고, 관세청, ACN(네덜란드 항공화물산업협회), Cargonaut(IT플랫폼기업)이 참여하는 인더스트리 4.0 기술기반 스마트 카고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콜드체인 항공물류 생태계 구성원 간 정보공유 및 협업이 이뤄지는 디지털플랫폼인 Pharma Gateway 암스테르담에는 VCK 로지스틱스, dnata(조업·화물 등 공항서비스기업), 에어프랑스, KLM 등 23개 항공사, 조업사, 포워더, 물류기업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은 화물정보와 서비스에 대한 온라인액세스를 제공하는 카고 온라인 디지털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전과정 콜드체인관리를 위해 공항, 항공사, 조업사, 물류기업 등이 CEIV Pharma를 포함한 5개의 관련 인증을 취득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 카고는 Pharma LIFT 시스템을 통해 액티브 및 패시브 컨테이너, 드라이아이스 보충방식, 우선취급 화물 등 신선화물의 유형 및 요구조건에 따라 맞춤화된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CEIV Pharma 인증, WHO(세계보건기구) 및 EU의 GDP(우수유통관리기준) 인증을 보유했으며 AI, 클라우드컴퓨팅기반의 사용자 친화적인 관리시스템과 ASRS(자동보관출고시스템), 바코드스캐너 등 자동화장비 및 프로세스 최적화시스템을 보유한 260만톤 처리능력의 첨단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